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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3년] ② 말 많던 지원금상한제 결국 '목표 달성' 실패

송고시간2017-09-24 07:07

당초 기대했던 단말기 가격 인하경쟁 없어…소비자들만 불만

상한제 폐지돼도 지원금 대폭 인상 기대하기 어려울듯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2014년 10월 1일 시행된 단통법 중에서 가장 큰 원성을 사 온 조항은 제4조 제①,②항에 규정된 '지원금 상한제'였다.

3년 한시로 시행된 이 제도는 당초 "그동안의 지원금 경쟁으로 인해 왜곡된 시장을 바로잡는다"는 명목으로 도입됐으나, 중요한 기대 효과로 꼽히던 '단말기 가격 인하 경쟁 촉발'과 '단말기 가격 거품 빼기'에는 완전히 실패했다.

지원금 상한제 조항은 9월 30일에 일몰돼 10월 1일부터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상한제 조항만 효력이 없어질 뿐, 지원금 공시 등 현행 단통법의 틀은 유지되므로 당장 이동통신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프리미엄 단말기 사용자들은 이미 지원금 대신 25%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다.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CG)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CG)

[연합뉴스TV 제공]

◇ 목적 달성 실패한 지원금 상한제…되레 통신사 담합 논란만

"지원금 상한제는 과거의 과도한 지원금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 및 이용자 차별을 줄이기 위해 정해진 것"이라는 설명이 2014년 단통법 도입 당시 정부의 공식 입장이었다.

일시적으로 '지나친 지원금 경쟁'을 막고 그 대신 요금 인하와 단말기 가격 경쟁을 유도해 시장을 정상화하겠다는 다짐이었다.

통신업체들은 상한제 덕택에 고객에게 주는 지원금을 크게 줄이고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으나, 정작 단말기의 가격 인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소비자단체와 이동통신 유통업체들의 지적이다.

박희정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연구실장은 "지원금 상한제가 있어서 통신사 담합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담합을 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돼버린 셈"이라며 지원금 상한제가 정부가 내세웠던 목표를 전혀 이루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통사들은 상한이 있는 공식 공시지원금 대신, 유통점에 비공개로 주는 '장려금'을 갖고 장난을 많이 쳤다"며 "출고가는 출고가대로 오르고 제조사의 삼성 쏠림 현상은 심화했다"고 비판했다.

지원금 상한제 조항에 대해서는 단통법 시행 당시부터 폐지 요구가 잇따랐으나, 결국 조기 폐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단통법 시행 직후인 2014년 10월 4일 영산대 법률학과 학생 등으로 구성된 청구인들은 이 제도가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고,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을 2년 반에 걸쳐 붙잡고 있다가 올해 5월이 되어서야 이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선거운동 당시 단통법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적이 있으나, 결국 이 공약이 실행되지는 않았다.

단통법 선고
단통법 선고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등 재판관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지원금 상한제를 규정한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제4조 1항 등에 제기된 헌법소원 사건 선고를 위해 입장해 있다. 이날 헌재는 전원일치로 합헌 결정을 선고했다. 2017.5.25
pdj6635@yna.co.kr

◇ 상한제 폐지에도 공시지원금 대폭 인상 '기대 난망'

10월 1일부터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면, 현재 최대 33만원까지 가능한 합법 공시지원금(출시 15개월 이내인 단말기)을 이통사들이 더 높이는 것이 법령상으로는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는 이론상 '가능하다'는 것뿐이며, 실제로 공시지원금 대폭 확대가 일어나는 일은 적어도 당분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이통사들이 최대 공시지원금인 33만원을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프리미엄 단말기에 대해서는 공식 공시지원금이 많이 붙는 경우가 드물다.

또 이통사가 단통법에 따라 지원금을 공시해야 하며, 여기 연동해 일선 판매점들이 추가로 고객에게 지급할 수 있는 지원금 액수도 공시지원금의 15%로 제한되는 단통법의 기존 틀은 10월 1일 이후에도 유지된다. 이를 어기면 여전히 방송통신위원회의 단속·처벌 대상이 된다.

이병태 KAIST 교수는 "공시 제도가 그대로 있고 높은 요금할인율이 유지되는 이상 지원금을 더 줄 이유가 없다"며 "누구에게나 다 똑같이 주라고 해서 1주일 전에 지원금을 공시하라고 하면 지원금 경쟁을 많이 할 수가 없다. 보조 규제가 남아있다면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지원금 대신 25% 요금할인 선택이 대세 될 듯

이 때문에 고가 프리미엄폰을 정상 경로로 구입하는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25%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세가 됐다.

최근에 나온 삼성전자[005930] 갤럭시노트8이나 LG전자[066570] V30을 산 초기 구매자들은 약 90%가 지원금 대신 요금할인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정책국장은 "상한제가 폐지된다고 지원금이 오를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고 본다. 할인율이 올라가면서 이통사가 지원금을 더 주게 되면 정부가 내년에는 할인율을 30%로 올리도록 압박할 명분이 생기기 때문에, 이통사가 이런 길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프리미엄폰의 지원금이 크게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며 앞으로 요금할인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나온 지 오래돼 인기가 떨어진 구형 단말기에 대해서는 이통사들이 지원금을 지금보다 올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제조사들이 출고가를 낮추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재고를 없애기 위해 지원금을 많이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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