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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조금 20만원'에 벼랑 몰린 나용찬 괴산군수, 정치생명 위기

1심 벌금 150만원 당선무효형…"나의 실수" 최후 변론이 자승자박
내년 지방선거 전 최종 결론 날 듯…선거판도 변수에 지역정가 촉각

(청주·괴산=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보궐선거를 통해 충북 괴산군의 수장이 된 나용찬(64) 군수가 '찬조금 20만원'에 발목이 잡혔다.

'찬조금 20만원'에 벼랑 몰린 나용찬 괴산군수, 정치생명 위기 - 1

단순히 돈을 빌려준 것에 불과하다던 나 군수의 주장과 달리 1심 법원은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한 중한 범죄라며 당선무효형을 내렸다.

나 군수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생명을 건 법정싸움을 이어가야 하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23일 청주지법에 따르면 이 법원 형사합의11부(이현우 부장판사)는 전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나 군수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 구형량이 벌금 3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재판부가 엄하게 판단했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나 군수는 괴산군수 보궐선거를 앞둔 지난해 12월 선진지 견학을 가는 A 단체의 관광버스에 올라가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한 뒤 이 단체 여성국장 B씨에게 찬조금 명목으로 현금 20만원을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또 보선을 앞두고 이 찬조금 논란이 커지자 나 군수가 기자회견을 해 '돈을 빌려준 것에 불과하다'고 밝힌 것과 관련,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혐의를 추가했다.

재판의 최대 쟁점은 나 군수가 B씨에게 건넨 돈의 성격이었다.

나 군수의 주장대로 빌려준 돈이라면 기부행위는 물론 허위사실 공표도 모두 무죄가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검찰 수사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찬조금이라고 하는 B씨의 일관된 진술에 신빙성을 뒀다.

그러면서 "아무리 소액이라도 이렇다 할 친분이 없는 B씨에게 돈을 빌려준다는 게 가능한지 의문이 든다"며 나 군수의 주장을 배척, 두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나 군수가 최후 변론 때 '자신의 실수'라고 자인했던 점을 놓고 "피고인의 진술을 믿기 어려운 가장 큰 근거"라고도 지적했다.

빌려준 돈이라면 실수라는 표현을 썼겠냐는 것이다. 결국 법정에서의 마지막 말 한마디가 '자승자박'이 된 셈이다.

'찬조금 20만원'에 벼랑 몰린 나용찬 괴산군수, 정치생명 위기 - 2

양형에서는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재판부는 "선거일이 임박해 전파성이 높은 기자회견의 방식으로 선거구민의 중요한 판단 사항에 관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죄질이 좋지 않고, 선거에 미친 영향도 커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범행은 선거의 공정성을 저해해 유권자의 진의를 왜곡시킬 우려가 큰 만큼 엄격히 금지될 필요가 있고,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공직선거법상 나 군수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또 이후 5년간 피선거권을 잃게 돼 다른 선거에도 나올 수 없다.

나 군수의 정치 생명이 걸린 재판의 최종 결과는 대법원 상고심까지 이어지더라도 내년 지방선거 전에는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직선거법 제280조는 선거 재판을 1심 6개월, 항소심 3개월, 상고심 3개월 이내에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나 군수가 재선을 노리는 유력주자인 만큼 법원에서도 지역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재판을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나 군수의 재판 결과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 판도가 요동칠 수 있는 만큼 모든 군민이 긴장 속에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나 군수는 지난 4월 12일 치러진 괴산군수 보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괴산군수 보선은 각종 비위로 실형을 선고받은 임각수 전 군수가 직위를 상실해 치러졌다.

jeonc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9/23 07: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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