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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백 여가부 장관 "다문화 현장 목소리 많이 듣겠다"

다문화네트워크대회 참석해 격려…센터 종사자들 피켓시위
"인식 개선에 주력…달라진 여건 맞춰 맞춤형 서비스 확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강원도 원주 한솔오크밸리에서 열린 제11회 전국다문화가족네트워크대회에 참석한 뒤 연합뉴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강원도 원주 한솔오크밸리에서 열린 제11회 전국다문화가족네트워크대회에 참석한 뒤 연합뉴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향후 5년간 다문화가족정책의 비전과 기본방향을 담는 '제3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을 올해 안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면밀하게 준비해 달라진 여건과 시대적 요구에 맞는 청사진을 내놓겠습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21일 강원도 원주시 한솔오크밸리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1회 전국다문화가족네트워크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유공자에게 표창장을 수여한 뒤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 응했다.

지난 7월 11일 취임한 정 장관이 다문화가족 현장을 찾아 종사자들을 격려하고 의견을 청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장관은 결혼이주여성들이 인순이의 노래 '거위의 꿈'을 합창할 때 무대에 깜짝 등장해 함께 부르는가 하면 참석자들과 일일이 기념촬영에 응하며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대회장 안에서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들이 '같은 업무 다른 처우? 센터 아래 귀천 없다', '위탁센터 직영 돼서 처우 개선 도모하세!'란 글씨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정 장관이 개회사를 할 때 침묵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정 장관이 행사장을 빠져나갈 때도 입구에 모여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들의 요구는 보건복지부 산하 복지센터 종사자들보다 현저히 낮은 여가부 산하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종사자들도 정 장관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인지 이들의 목소리와 몸짓은 항의나 비난보다는 호소와 부탁에 가까웠다. 정 장관도 승용차를 타고 떠날 때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다음은 행사장과 승용차 안에서 정 장관과 나눈 일문일답을 간추린 것이다.

-- 시위를 벌인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들이 그래도 장관을 믿는 것 같다.

▲ 시위대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떠나는 경우는 아마 드물 것이다. 이분들의 심정을 이해하긴 하는데 여가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곤혹스럽다. 그래도 순차적으로 급여를 올려 2022년까지 다른 부처 산하기관 종사자들과 수준을 맞추려고 한다.

-- 다문화가족정책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가.

▲ 지난 8일 충남 아산의 다문화이주민플러스 개소식에 참석했지만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행사였다. 종군위안부, 청소년, 저출산 등 현안이 많아 바빴다. 손자병법에 용장(勇將)은 지장(智將)을 이기지 못하고 지장은 덕장(德將)을 이기지 못한다고 했는데, 덕장을 뛰어넘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현장(現場)이다. 다문화가족 현장도 자주 찾아 다문화가족과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자주 듣고 정책에 반영하도록 힘쓰겠다.

-- 새 정부에 거는 다문화인들의 기대가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출신이고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 장관도 여성운동과 인권운동에 앞장서왔기 때문이다.

▲ 대통령께서도 다문화가족에 관심이 많고 나도 이 분야에 애정이 많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관련 정책을 강화하고 피부에 와닿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힘쓰겠다.

-- 학자로서, 또 시민운동가로서 얻은 지식과 쌓은 경험 등이 정책에 어떻게 반영될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다.

▲ 내가 학자 출신이다 보니 당장 효과가 드러나거나 실적을 높일 수 있는 분야보다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고민하고 검토하는 쪽에 더 무게를 두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새 정부 다문화가족정책의 골격을 말해 달라.

▲ 국제결혼 건수는 줄어드는 대신 결혼이주여성의 정착 기간은 길어졌다. 다문화정책 도입 초기의 결혼이주여성 정착 지원 중심에서 이제는 결혼이주여성의 정착 단계와 다문화 자녀 생애주기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려고 한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 정착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별이나 이혼 건수가 늘어 한부모가족이나 가족 해체 등이 증가하고 있다. 2015년부터 영유아보다 학령기 자녀가 더 많아졌고, 영주권자·재외동포·유학생 등의 비율이 높아져 새로운 형태의 국제결혼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결혼이민자를 위한 정착단계별 종합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다문화 자녀들의 진로와 취업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중언어 등 다문화 자녀의 장점을 살려 이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고 우리 사회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 아직도 단일민족 중심이라는 고정관념이 강하고 이유 없이 외국인에게 거부감을 드러내는 사례도 많다.

▲ 다문화 추세의 변화 속도를 제도가 못 따라가고 있고, 국민의 인식은 더 느린 것 같다. 여가부가 성평등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펼치는 것과 함께 다문화 인식 개선 캠페인과 다문화 이해교육을 적극적으로 펼치겠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고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 올해 안으로 '제3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을 마련한다고 들었다.

▲ 다문화정책은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과제다. 기본계획에는 앞으로 5년간 다문화가족정책의 이정표와 청사진이 담기게 된다. 달라진 여건을 반영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꼼꼼하게 준비할 생각이다.

-- 다문화가족정책, 주한외국인정책 업무가 여가부 말고도 법무부, 고용노동부, 교육부 등 관련 부처에 분산돼 있다 보니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 그래도 이번 정부는 부처 간 협력이나 업무 조정이 잘되는 편이라고 본다. 필요한 사인이 생기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거나 현안회의를 열어 해결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문제는 가족에서 출발한다. 다문화정책에 관해서는 가족 주무부처인 여가부가 중심이 돼 방향을 이끌고 업무가 중복되거나 사각지대가 생기는 일을 막겠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21일 원주 한솔오크밸리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결혼이주여성의 정착 단계와 다문화 자녀의 생애주기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21일 원주 한솔오크밸리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결혼이주여성의 정착 단계와 다문화 자녀의 생애주기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heey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9/21 17: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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