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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불법파견' 결론 놓고 법리논쟁 비화 조짐

학계 "본사에 책임 전가" vs 고용부 "본사가 실제 사용주"
본사 5천명 인건비 부담해야…협력업체들 고용부 항의방문


학계 "본사에 책임 전가" vs 고용부 "본사가 실제 사용주"
본사 5천명 인건비 부담해야…협력업체들 고용부 항의방문

파리바게뜨 창립 30주년
파리바게뜨 창립 30주년(서울=연합뉴스) 베이커리 문화를 대중화시키는 데 성공하며 '국민 빵집'으로 자리 잡은 제빵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가 오는 17일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사진은 파리바게뜨 1호점 광화문점. 2016.10.13 [SPC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

(세종=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국내 최대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 본사가 제빵기사들을 '불법 파견' 형태로 고용했다고 고용노동부가 결론을 내리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우선 가맹점주와 협력업체가 도급계약 당사자이지만 파리바게뜨가 사실상 사용사업주로 역할을 했다는 고용부의 판단과 관련해 치열한 법리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결정으로 파리바게뜨 본사는 5천 명이 넘는 인력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고, 동종 업계는 근로감독 대상이 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기에 협력업체 대표들은 연장근로 수당을 미지급했다는 고용부 발표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 고용부 "본사가 사실상 사용주" vs 학계 "본사 책임전가는 무리"

고용부는 이번 결정과 관련, 가맹점주와 협력업체가 도급계약 당사자이지만 파리바게뜨가 사실상 사용사업주로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에 대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상 허용하고 있는 교육·훈련 외에도 채용·평가·임금·승진 등에 관한 일괄적인 기준을 마련해 시행했다는 점을 들었다.

파리바게뜨 소속 품질관리사(QSV)를 통해 출근시간 관리는 물론, 업무에 대한 전반적인 지시·감독을 함으로써 가맹사업법의 허용범위를 벗어나 사용사업주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고용부의 이 같은 판단 근거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현행 관계법상 도급 협력업체 소속 직원들에게는 가맹본사나 가맹점주는 업무 관련 지시를 할 수 없게 돼 있다. 이를 어기면 불법 파견으로 간주한다.

현재 파리바게뜨 가맹 사업구조를 보면 협력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맺은 주체는 가맹점주다. 여기에 제빵기사들이 근무하는 사업장은 가맹점이다.

불법파견 고용 당사자로 지목된 파리바게뜨 본사는 이런 점을 내세워 가맹본사가 사업사용주라는 고용부 결정을 인정하지 않고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학계에서도 파리바게뜨 본사가 불법파견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설령 지휘명령성을 인정하더라도 협력업체의 독립적 사업자 성격이 부인돼야 본사의 근로자로 인정할 수 있는데 그 부분이 불명확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용부의 결정은 법적 근거 없이 사실적 파견관계라는 새로운 계약유형을 만들어 본사책임을 강화하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프랜차이즈 산업 특유의 인력운영시스템을 불법파견이란 프레임에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본사의 관여를 지휘명령으로 단정하고 법률관계가 없는 당사자 간 근로관계를 인정하는 것은 법리적 논쟁거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프랜차이즈사업에서 기술지도와 교육의 필요성은 있지만, 이를 넘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인 제빵기사의 근태관리나 노무관리에 개입한 것은 잘못된 관행이므로 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제빵사업의 고유한 속성상 기술지도와 서비스 기준에 관한 부분을 무작정 불법파견의 문제로만 볼 수 있는가는 의문이 든다"면서 "더욱이 직접 고용 요구는 사실상 프랜차이즈 산업 자체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공장형 제조업에 대한 하나의 잣대를 가지고 복잡다기한 사업영역을 규율함으로써 초래될 수 있는 게 법과 현실의 괴리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5천300여 명 인건비 부담에 파리바게뜨 '막막'…협력업체도 반발

파리바게뜨 본사는 이번 결정으로 상당한 경영상 부담을 안게 됐다. 당장 3천396개 가맹점에서 일하고 있는 제빵기사와 카페기사 5천378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명령이 내려져 막대한 금액의 인건비를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뚜레쥬르를 비롯해 파리바게뜨와 비슷한 고용 구조를 지닌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근로감독 대상이 될까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뚜레쥬르와 관련해서는 고용부는 아직 근로감독 실시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파리바게뜨 본사에 대해 불법파견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다른 회사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협력업체 대표들은 이날 고용부가 제빵기사들에게 연장근로 수당 등 총 110억 원을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발표를 한 직후 고용부를 항의 방문했다.

협력업체 대표들은 입장자료를 통해 "근무가 끝난 후 옷을 갈아입으면서 퇴근을 준비하는 20∼30분의 시간까지도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지난 7월에 48억 원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고용부는 근무 시작에 앞서 10∼30분 먼저 출근한 시간까지 참작해 전부 지급하라고 한다"면서 "이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불합리한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래픽] 파리바게뜨-협력업체 등 불법파견 계약 구조
[그래픽] 파리바게뜨-협력업체 등 불법파견 계약 구조
지난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및 부당노동행위 즉각 중단' 주장과 '본사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및 부당노동행위 즉각 중단' 주장과 '본사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bumso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9/21 15: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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