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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제1야당 오성운동 총리 후보로 31세 디 마이오 사실상 확정

맥빠진 총리 경선에 빈축도…언론, "디 마이오 대 일곱 난장이 대결" 조롱


맥빠진 총리 경선에 빈축도…언론, "디 마이오 대 일곱 난장이 대결" 조롱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내년 상반기 치러질 예정인 이탈리아 총선에서 사상 첫 집권을 꿈꾸는 제1야당 오성운동이 총리 후보 선출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31세의 루이지 디 마이오 하원 부의장이 총리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오성운동은 18일 마감된 총리 후보 경선 신청에 디 마이오를 포함해 총 8명이 출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의 총리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루이지 디 마이오(31) 하원 부의장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의 총리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루이지 디 마이오(31) 하원 부의장 [EPA=연합뉴스]

이 가운데 디 마이오를 제외한 나머지 7명은 거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라 오성운동의 총리 후보 경선은 시작도 하기 전에 김 빠진 요식 행위에 그치게 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초 대중적 인기가 높은 디 마이오 부의장이 이변이 없는 한 오성운동의 자체 온라인 투표에서 무난히 총리 후보로 선출될 것으로 예상되긴 했으나, 그나마 그를 위협할 잠재 후보로 평가되던 경쟁자들이 모두 경선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성운동 내부의 강경파인 알레산드로 디 바티스타 하원의원, 당내 좌파 진영의 대표적 인사인 로베르토 피코 하원의원은 모두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대신에 대중적 인지도가 거의 없는 엘레나 파토리 상원의원, 무명의 지역 활동가 6명이 후보 신청을 해 당원들의 온라인 투표로 진행되는 오성운동의 총리 후보 경선은 디 마이오의 당선이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관측이다.

그가 오는 23일 오성운동의 연례 전당대회에서 총리 후보로 공식 발표되면 4년 전 정치 무대에 혜성처럼 등장한 30대 초반의 이 초짜 정치인은 지지율 30%를 넘나들며 단일 정당으로는 이탈리아 최고 인기 정당으로 발돋움한 오성운동의 총리 후보 자리를 꿰차는 입지전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다.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 소속의 루이지 디 마이오 하원 부의장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 소속의 루이지 디 마이오 하원 부의장 [EPA=연합뉴스]

낙후된 남부의 대명사인 나폴리 출신인 디 마이오는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폴리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며 생계를 위해 웹 디자이너 겸 관리자 일을 병행하는 평범한 젊은이였다.

40%에 육박하는 청년 실업률로 악명높은 이탈리아에서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웨이터, 건설 현장 노동자 등의 일도 닥치는 대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2013년 초에 치러진 총선에서 오성운동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의 염증에 편승해 약 25%에 달하는 표를 얻으며 창당 4년 만에 일약 민주당에 이은 제1야당으로 부상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디 마이오가 하원의원 자리를 꿰차고 의회에 입성한 것도 바로 이 때다.

대학 중퇴 학력에 경험이 일천한 디 마이오는 타고난 소통 능력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총선 직후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 하원 부의장으로까지 선출되는 기염을 토하며 오성운동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급부상했다.

그는 정치적으로는 치안과 이민 정책에 있어 강경한 노선을 고수해 우파 성향으로 여겨지지만, 집권 시 유로화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에 붙이겠다고 공언하는 호전적인 베페 그릴로 오성운동 현 대표와는 달리 유럽연합(EU)에 대해 비교적 친화적이고, 시장에도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온건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항상 양복에 타이를 매는 말쑥한 옷차림을 고집하는 그는 뛰어난 언변과 호감형 외모를 갖춰 대중적 호소력이 높고, 이탈리아 어느 주류 정치인보다도 젊어 혁신적 이미지를 지닌 것이 정치적으로 큰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그의 일천한 경험과 대단하지 않은 이력을 고려할 때 그가 총리 자리에 오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아울러,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의 출신국을 베네수엘라라고 잘못 언급하는 등 종종 상식이 부족한 면모를 드러내는 것도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오성운동의 총리 후보 경선이 해보나 마나 한 결과로 귀결될 것이 자명해지자 '디 마이오와 일곱 난장이의 대결'이라고 표현하며 경선으로 컨벤션 효과를 전혀 창출하지 못하게 된 오성운동 지도부의 무능을 조롱했다.

일각에서는 그릴로 대표와 함께 오성운동을 공립 창립자인 컴퓨터 공학자 고(故) 잔로베르토 카살레조가 설립한 개인 회사가 관리하는 컴퓨터 플랫폼에 기반해 진행되는 오성운동의 총리 경선 자체가 투표 절차에 대한 공정성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집권 민주당 소속의 안드레아 마르쿠치는 올초 오성운동이 제노바 시장 후보 경선에서 1위를 한 후보가 당의 정체성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고, 2위를 시장 후보로 내세운 그릴로 대표의 독선을 겨냥하며 "오성운동의 경선은 마치 북한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꼬집기도 했다.

오성운동 소속 주축 정치인인 루이지 디 마이오 하원 부의장, 오성운동 설립자인 베페 그릴로,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왼쪽부터). [EPA=연합뉴스]
오성운동 소속 주축 정치인인 루이지 디 마이오 하원 부의장, 오성운동 설립자인 베페 그릴로,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왼쪽부터). [EPA=연합뉴스]

한편, 이번 오성운동 경선에서 총리 후보로 선출되는 사람은 공식적인 당 대표직까지 맡기로 규정됨에 따라 오성운동은 그동안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며 당을 이끌던 코미디언 출신의 설립자 그릴로 대표가 2선으로 후퇴하고, 당 지도부도 세대 교체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ykhyun1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9/20 00:0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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