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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제 묘지' 기증자 "유물이 한일 우호의 끈으로 남길"

국립중앙박물관서 기증식…배기동 관장 "한일 선린 관계의 문 열려"
일본 반출 19년 만에 돌아온 '이선제 묘지'
일본 반출 19년 만에 돌아온 '이선제 묘지'(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이선제 묘지 기증식에서 지건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왼쪽부터), 일본 소장자 유족인 도도로키 구니에 여사, 이병학 광산이씨문중회장,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9.19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이선제 묘지는 남편이 가장 사랑하던 고미술품 중 하나였습니다. 남편은 기증 요청을 받고 부모가 자식을 떠나보내는 슬픔과 묘지를 기다리는 이선제 자손의 마음을 떠올리며 많이 고민했습니다. 기증한 묘지를 소중하게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일본으로 불법 반출됐던 필문 이선제(李先齊, 1390∼1453)의 묘지(墓誌·망자의 행적을 적어 무덤에 묻은 돌이나 도판)를 한국에 기증한 도도로키 구니에(等等力邦枝, 76) 씨는 19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기증식에서 "이선제 묘지가 한일 우호의 끈으로 남기를 기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선제 묘지는 높이 28.7㎝, 장폭 25.4㎝ 크기의 유물로, 조선 단종 2년(1454)에 상감 기법으로 만들어진 분청사기다. 광주에 있는 무덤에서 알 수 없는 시기에 도굴됐다가 1998년 6월 김포공항을 거쳐 일본으로 밀반출됐다. 묘지의 앞면과 뒷면, 측면에 이선제의 삶과 가족에 대해 말해주는 명문(銘文) 248자가 새겨져 있다.

본관이 광주(光州, 광산)인 이선제는 조선 세종 연간에 '고려사'의 내용을 수정하고 태종실록을 편찬하는 데 참여했다. 이어 병조참의, 강원도 관찰사를 지냈고, 문종 때는 예문관 제학에 올랐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기증자 도도로키 부부의 아름다운 기증 정신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정치적으로 한일 관계가 어려운 시점에 이선제 묘지가 돌아옴으로써 이웃 나라와 선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문이 열린 것 같다"고 말했다.

배 관장은 이어 "이선제 묘지 환수는 여러 사람의 노력과 숭고한 마음이 하나로 모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밀반출 한 달 전에 이선제 묘지를 두 장의 그림으로 남긴 김해공항 감정관실과 묘지 환수 과정을 주도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사의를 표했다.

지건길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은 "도도로키 부부는 정당하게 구매한 유물인 이선제 묘지가 불법반출품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반환이라는 어려운 결심을 했다"며 "이를 통해 소장자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고귀한 명예와 기증자라는 새로운 이름을 함께 얻었다"고 말했다.

돌아온 필문 이선제의 묘지
돌아온 필문 이선제의 묘지(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일본으로 불법 반출됐던 필문 이선제(李先齊, 1390∼1453)의 묘지(墓誌·망자의 행적을 적어 무덤에 묻은 돌이나 도판) 기증식이 열렸다. 사진은 이날 공개된 이선제의 묘지.

이선제 묘지는 현재 보물로 지정된 분청사기 상감 묘지 4점이 15세기 전반에 완성됐다는 점에서 제작 시기는 다소 늦지만, 묘지의 주인공이 명확하고 형태가 독특해 보물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수경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이선제 묘지는 도자사 연구에서 중요한 자료"라며 "위패(位牌) 형태로 제작됐으며, 아래쪽에 연꽃무늬를 새겼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관은 "이선제의 후손인 이발이 동인의 영수였는데, 1589년 정여립 모반 사건에 연루돼 이선제의 관직이 삭탈당하고 저술도 소실됐다"며 "묘지는 생몰 연도조차 밝혀지지 않았던 이선제의 행적을 알려주는 사료로서도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일부터 10월 31일까지 조선실에서 이선제 묘지를 특별 전시하고, 이후 국립광주박물관으로 이관해 연구와 전시에 활용할 예정이다.

psh5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9/19 10: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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