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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김홍신·고은…생존작가 이름 붙인 문학관 잇따라

지자체 '문인 모시기' 경쟁에 문학계 우려 목소리도
안도현 "내 이름으로 된 문학관 절대 안 만든다"
김홍신 문학관·집필관 조감도 [논산시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김홍신 문학관·집필관 조감도 [논산시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한창 집필 활동을 하는 작가의 이름을 딴 문학관이 줄줄이 생길 예정이다. 유명 문인의 연고를 활용해 지역 이미지를 높이고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지방자치단체의 구애가 생존 작가에게까지 향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문단 한쪽에서는 문학적 평가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생존 작가들이 이름을 빌려주고 지자체의 관광상품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문학계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전남 고흥군은 두원면 운대리에 분청문화박물관과 조정래 가족 문학관을 나란히 지어 다음달 개관한다.

조정래 가족 문학관은 조정래 작가와 그의 부친인 조종현(1906∼1989) 시조시인, 부인 김초혜 시인 등 가족 문인의 문학적 성과를 기리는 국내 첫 문학관이 된다. 고흥은 조종현 선생의 고향이다.

고흥군은 조종현의 삶과 문학을 조명하는 학술제를 여는 등 이들 가족 문인을 모시는 데 공을 들여왔다. 이미 전남 보성 태백산맥문학관과 전북 김제 아리랑문학관 등 조정래 소설의 이름을 가져온 문학관이 두 곳 있다.

충남 논산시에는 홍상문화재단 주관으로 김홍신문학관·집필관이 건립되고 있다. 교육관·집필관 등을 갖춘 지상 2층 규모 문학관을 내년 11월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로 지난 5월 첫 삽을 떴다. '인간시장'의 작가 김홍신은 공주에서 출생해 논산에서 자랐다. 논산시는 건양대와 함께 지난해 박범신 문학콘텐츠연구소를 열기도 했다.

삼고초려 끝에 2013년 고은 시인을 모셔오는 데 성공한 경기 수원시는 고은문학관을 추진 중이다. 염태영 시장이 건물 설계에 참고하기 위해 스위스의 유명 건축가 페터 춤토르를 만나고 오는 등 열심히 뛰고 있다.

2008년 태백산맥 문학관 개관식 [연합뉴스 자료사진]
2008년 태백산맥 문학관 개관식 [연합뉴스 자료사진]

생존 작가의 이름을 붙인 문학관은 2012년 8월 강원 화천군에 개관한 이외수문학관이 최초다. 200만 명 넘는 트위터 팔로어를 보유한 작가가 지역 농산물 홍보에 적극 나서고, 그가 촌장으로 있는 감성마을이 관광명소로 떠오르면서 성공을 거뒀다.

지자체들이 앞다퉈 '문인 모시기'에 나서는 과정에 잡음도 적지 않았다. 수원시가 안성에 20여 년 살던 고은 시인에게 주거지를 제공하고 고은문학관을 추진하자 수원문인협회가 2015년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기도 했다. 나혜석 등 수원이 낳은 문인들을 아우르는 '수원문학관'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너도나도 문학관 사업에 뛰어들다 보니 이름이 언급된 문인이 문학관을 '사양'하는 촌극도 벌어진다. 경북 예천군은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안도현 시인의 문학관을 고향에 건립해 지역 문인의 창작활동 공간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군수를 면담한 자리에서 문학관 건립에 특별교부세 5억원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안도현 시인은 트위터에 "저는 제 이름으로 된 문학관을 절대로 만들지 않습니다. 시비를 세우지도 않습니다"라고 썼다. 예천군 관계자는 "문학관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못했던 것 같다. 집필실과 소규모 강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생각하고 있다"며 "조만간 안도현 시인을 만나 의견을 들어보고 구체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2년 이외수 문학관 개관식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2년 이외수 문학관 개관식 [연합뉴스 자료사진]

문학계에서는 문학적 평가의 폭이 좁혀진 작고 문인의 문학관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작품에 대한 일반 독자의 관심을 이어갈 수 있고 후배 작가들이 창작활동 공간을 제공받는 등 '실익'도 더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존해 있는 작가의 문학관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문인은 "문학관과 문학상은 작가 사후 문학적 평가가 어느 정도 이뤄진 뒤에 그 정신을 기리는 의미로 소박하게 운영해야 한다"며 "콘텐츠 없이 건물만 거창하게 지어서 관광객 유치하고 지자체장 치적으로 내세우는 문학관이나 기념관은 자각 있는 문인이라면 저어해야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김유정문학촌을 이끄는 소설가 전상국은 "문학작품의 가치를 찾고 그것을 지속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살아있는 작가의 문학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문학이 검증되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검증되지 않은 작가의 문학관은 가치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작가도 상품화되는 일은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dad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9/19 08:4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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