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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총리 "아시아, 북핵 인질돼선 안돼…외교관계 재검토"

"한반도 비핵화 지지…국제사회, 안보리 결의 엄격히 이행해야"
2017년 9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대로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중앙). [EPA=연합뉴스]
2017년 9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대로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중앙). [EPA=연합뉴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미국을 방문한 말레이시아의 나집 라작 총리는 아시아가 북한 핵의 인질이 돼선 안 된다면서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15일 말레이시아 언론에 따르면 나집 총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지역과 세계의 평화, 안보, 안정에 심각한 우려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시아는 대량파괴무기(WMD)나 재래식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전망에 인질이 돼선 안 된다. 이는 위험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는 어제(12일) 이 문제를 상세히 논의했다. 말레이시아는 현재의 북한과 관련한 매우 위험한 긴장을 해소하는데 모든 지원과 지지를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집 총리는 "말레이시아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관련 결의에 따른 의무를 전적으로 준수하고 협상 테이블에 나서야 한다고 일관되게 압박해 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2017년 9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미 정부 당국자들이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왼쪽)를 비롯한 말레이시아 정부 대표단과 백악관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7년 9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미 정부 당국자들이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왼쪽)를 비롯한 말레이시아 정부 대표단과 백악관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에 앞서 나집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12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는 말레이시아가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지도자는 성명에서 "양측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하며,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엄격히 이행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집 총리가 북한과의 외교 관계와 사업상 연관성에 대한 재검토 등 유엔 안보리 결의사항 이상의 조치를 약속한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는 1973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전통적 우호국이었지만, 올해 2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화학무기인 VX신경작용제로 암살된 것을 계기로 관계가 크게 악화했다.

북한이 시신 인도를 요구하며 자국 내 말레이시아인을 '인질'로 삼으면서 양국 관계는 한때 단교 직전으로 치달았다.

말레이시아는 억류된 자국민을 전원 귀환시키는 조건으로 김정남의 시신과 북한인 암살 용의자들을 북한에 넘기고 관계 정상화를 선언했지만, 실제로는 후속조치 관련 논의를 차일피일 미루는 등 북한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한편, 나집 총리는 미국과 말레이시아의 국방·안보 협력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면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중국과 힘겨루기를 벌이는 미국의 편을 들기도 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 성명에서 "두 지도자는 남중국해 문제를 논의했으며, 모든 해양 영유권 주장은 유엔해양법협약(UNCLOS)과 국제법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인 말레이시아는 남중국해 루코니아 암초(중국명 베이캉안사<北康暗沙>)의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오랫동안 대립해 왔다.

중국은 1940년대 남중국해 해역과 해저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이른바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을 그었으며, 이는 남중국해 전체 면적의 90%를 차지한다.

필리핀은 중국의 주장이 유엔해양법협약(UNCLOS) 위반이라며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제소했고 PCA는 작년 7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hwangch@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9/15 10:2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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