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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기름유출 10년] ① "함께 살렸다"…희망으로 돌아온 서해

세계가 해양 생태계 회복 인정…"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정책 지원 필요"
15∼17일 123만 자원봉사자에 감사하는 '유류 피해 극복 10주년 기념행사'

[※ 편집자 주 = 2007년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는 청정 해역을 한순간에 '검은 지옥'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주민들은 깊은 절망에 빠졌습니다. 어업, 요식업, 숙박업 등으로 생계를 잇는 주민들은 연일 '생계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일부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고 직후 전국에서 모여든 123만 자원봉사자의 헌신적인 노력과 삶의 터전을 잃지 않으려는 주민들의 처절한 몸부림은 태안 앞바다를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놓았습니다. 이달 15∼17일 열리는 유류 유출 사고 극복 1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그간의 경과를 살펴보고 현재 상황을 짚어보는 기사를 3꼭지로 나눠 송고합니다.]

태안 자연산 대하 [연합뉴스 자료사진]
태안 자연산 대하 [연합뉴스 자료사진]

(태안=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바다를 흔히 어머니에 비유한다.

수많은 생명이 사는 풍요로운 터전에 아낌없이 주는 너그러운 마음, 언제나 곁에 있을 것 같은 믿음까지 바다와 어머니는 닮은 점이 많다.

어머니 같은 바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 때문이었다.

기름으로 뒤덮인 태안 앞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름으로 뒤덮인 태안 앞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007년 12월 7일 오전 7시 6분,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 앞바다에서 삼성중공업 해상 크레인과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가 충돌하면서 유조선에 실려 있던 원유 1만2천547㎘가 바다로 쏟아졌다.

청정 해역을 자랑하던 태안 앞바다는 순식간에 '검은 지옥'으로 바뀌었다.

끝없이 밀려오는 검은 파도와 기름을 뒤집어쓰고 죽어가는 바다는 지역 주민들을 절망으로 빠뜨렸다.

하지만 사고 발생 후 10년, 드넓은 갯벌과 바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 각종 생물을 품은 어머니가 돼 돌아왔다.

청정해역으로 돌아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청정해역으로 돌아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생태계 회복…세계가 인정한 국립공원

검은 지옥이었던 태안 앞바다는 국제환경단체로부터 옛 모습을 찾았음을 인정받은 것은 지난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태안해안국립공원의 보호지역 등급을 '카테고리 2(국립공원)'로 변경한 것이다.

태안해안국립공원은 197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지만, IUCN은 이보다 낮은 '카테고리 5(경관보호지역)'로 분류해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IUCN의 결정은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생태계 건강성 회복을 위해 지속해서 이뤄진 보전·복원 관리 노력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년 동안 진행된 각종 모니터링 결과도 희망적이다.

태안 만리포에 세워진 유류피해극복기념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태안 만리포에 세워진 유류피해극복기념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유류오염연구센터가 진행한 잔존 유징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8년 심각 상태가 70%에 달했던 잔존 유징은 2014년부터 사라졌다.

현재는 대부분 지점에서 잔존 유징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해저에 어떤 생물이 살고 있는지 관찰하는 지표가 되는 저수 동물 출현 종수와 밀도도 지속해서 증가해 2012년부터 안정적인 현상을 보인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식물 플랑크톤이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2011년 이후 점차 회복되는 형태를 보인다"며 "현재는 일반 다른 해역과 유사한 군집구조를 보인다"고 말했다.

◇ 꽃게·대하·바지락…무사히 돌아온 바다

충남 서해의 대표 수산물은 꽃게, 대하, 바지락, 주꾸미, 전어, 굴 등이다.

태안서 가을 꽃게 본격 출하 [연합뉴스 자료사진]
태안서 가을 꽃게 본격 출하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름 유출 사고 이후 다시는 잡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서해의 대표 수산물이 돌아온 지 이미 오래다.

바다가 살아난 것을 가장 먼저 알아챈 것은 어민들이다.

어민 김창석(65)씨는 "그때는 정말 눈앞이 깜깜했다. 앞으로 무엇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하나 걱정이 컸다"면서도 "하지만 이렇게 바다가 제 모습을 찾았다"며 갓 잡은 자연산 대하를 들어 보였다.

9월 중순 현재 태안 앞바다에서는 자연산 대하잡이기 한창이다. 안면읍 백사장항에서 하루 평균 40∼50척의 어선이 대하잡이에 나서 하루 1∼3t을 잡고 있다.

꽃게 금어기가 해제되면서 꽃게잡이도 한창이다. 이 지역은 꽃게어장이 잘 형성돼 항상 살이 꽉 찬 꽃게를 만날 수 있다.

만리포해수욕장서 해수욕 즐기는 피서객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만리포해수욕장서 해수욕 즐기는 피서객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바지락도 돌아왔다. 지난 4월 소원면 파도리 일대 양식장에서 400여명의 어촌계원이 하루 동안 10t가량의 바지락을 수확했다.

극심한 가뭄 영향으로 산란이 원활하지 않아 평년보다 수확량도 다소 준 게 이 정도다.

태안군 관계자는 "꽃게, 대하, 주꾸미 등 명품 수산자원의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어민 소득 증대와 지역 발전을 이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인간과 자연의 노력…"서해의 기적"

태안 앞바다서 방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태안 앞바다서 방제 활동하는 자원봉사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문가들은 사고 직후 해양 생태계 복원에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측을 했지만, 바다는 예전의 깨끗한 모습을 되찾았고 생태계 역시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

태안 앞바다에 철새가 다시 찾아오기 시작했고, 바닷속 어류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태안을 찾는 관광객도 사고 이전만은 못하지만 1천만명을 넘어섰고, 올해도 계절에 치우치지 않고 꾸준히 늘고 있다.

사고 이후 조성한 여러 곳의 방제길이 트레킹 코스로 주목을 받고, 유료 입장객이 늘어나는 등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연이 주는 경이로운 힘과 사람이 보탠 마음과 손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고 초기 123만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위기를 딛고 일어서는 등 자연과 사람이 함께 바다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어린아이까지 고사리손으로 바위틈에 낀 기름을 닦는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줬다.

태안 앞바다 갯벌서 꼬막 채취하는 아낙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태안 앞바다 갯벌서 꼬막 채취하는 아낙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해양수산부와 충남도는 '서해의 기적'이라 불리는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 극복 10주년을 기념하기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함께 살린 바다, 희망으로 돌아오다'라는 주제로 행사를 연다. 기적을 일궈낸 123만 자원봉사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유류피해 극복 기념행사다.

충남도 관계자는 "깨끗한 바다는 사고 이전의 모습으로 회복됐지만, 지역경제 침체를 극복하는 것이 우선 해야 할 일"이라며 "주민들의 자구노력과 함께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9/13 06:3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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