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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급 납품한다더니…23% 싼 3등급 창호로 공사한 업자 덜미

송고시간2017-09-12 10:15

입찰 편의 봐 준 혐의로 공무원 2명 포함 5명 형사 입건

(홍성=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조달청 계약보다 낮은 품질의 창호를 납품한 창호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충남교육청 공무원과 전문검사기관 연구원들이 창호업자가 등급이 낮은 제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준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2일 A(40)씨 등 창호업체 관계자 2명을 사기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또 A씨에게 입찰 편의를 제공한 충남교육청 산하 모 교육지원청 소속 공무원 B(44)씨 2명을 입찰방해 혐의로, 전문검사기관 연구원 C(46)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했다.

A씨 등은 충남교육청이 발주한 공사 25개를 포함해 총 29곳의 공사 현장에 2등급 창호를 납품하기로 계약해 놓고서 실제로는 단열 등 성능이 떨어지는 3등급 창호로 공사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좌측은 2등급 제품. 우측은 3등급 제품. [충남지방경찰청 제공=연합뉴스]

좌측은 2등급 제품. 우측은 3등급 제품. [충남지방경찰청 제공=연합뉴스]

3등급 창호는 2등급 창호보다 가격이 23% 정도 저렴하다.

공무원 B씨 등은 입찰 과정에서 A씨에게 유리하도록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업체를 임의로 선정하는 등 입찰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고 있다.

입찰에는 공무원이 선정한 업체만 참여할 수 있는데, 경찰은 B씨 등이 A씨의 업체가 낙찰되도록 참여 업체를 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업체에 액수 미상의 뇌물을 요구한 혐의도 확인됐는데, 이들은 "업체를 선정한 이유는 기억이 나지 않고, 뇌물 요구는 술에 취해 실수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입찰 단계뿐 아니라 공무원과 전문검사기관의 검수 과정 역시 부실해 A씨 업체가 3등급 창호를 납품한 사실이 발각되지 않을 수 있었다.

B씨 등 공무원들은 직접 창호 품질을 보고, 납품 중량을 확인해야 하지만 B씨 등은 업체에서 제공한 사진만 보고 그대로 검수를 했다.

이 과정에서 업체는 창호 안에 철심 등을 얹어 중량을 부풀린 사진을 공무원에게 보냈다.

전문 검사기관에서도 창호 품질을 검수했으나, 전문연구원 C씨는 낮은 품질의 창호를 적발하지 못했다.

경찰은 업체가 C씨에게 백화점 상품권 등 86만원을 건넨 것을 확인, C씨가 검수 때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C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했다.

관련 혐의에 대해 A씨는 "3등급 창호 납품 사실을 담당 직원이 보고하지 않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C씨는 "상품권 등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대가성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담당 공무원이 입찰 참여 업체를 임의로 선정할 수 있는 현행 제도 때문에 입찰 사기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다 공정하고 정확한 검수 과정 역시 필요한 것으로 보여 교육청에 입찰 및 검수 단계에서의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so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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