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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청소' 논란속 로힝야족 27만명 미얀마 탈출(종합)

송고시간2017-09-08 21:26

지난해 10월 이후 35만8천명…전체 로힝야족의 3분의 1

이양희 유엔 인권보고관 "사망자 1천명 넘을 수도"

끊이지 않는 난민 행렬[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끊이지 않는 난민 행렬[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로힝야족 반군의 대미얀마 항전(抗戰) 선포를 빌미로 미얀마군이 로힝야족 '인종청소'를 시도한다는 논란 속에, 국경을 넘어 도피한 로힝야족 난민 수가 급증해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육박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8일 미얀마군과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간 유혈충돌이 시작된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난민이 27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집계한 난민 수(16만4천명)보다 약 10만 명이 많다.

비비안 탄 UNHCR 대변인은 "지난 2주간 방글라데시에 도착한 난민은 27만 명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는 최근 이틀간 추가로 입국한 난민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다만 우리가 인지하지 못한 난민 그룹이 더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놀랄만한 수준이다. 이는 우리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얀마내 상황에 대해 시급한 고민과 대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발 먹을 것 좀 주세요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제발 먹을 것 좀 주세요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얀마와 접경한 방글라데시 쿠투팔롱의 로힝야족 난민촌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난민들이 구호식량을 받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州)에 거주해온 로힝야족은 대략 110만명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8만7천 명이 지난해 10월 시작된 1차 유혈충돌 이후 몇 달간 미얀마를 빠져나왔다.

여기에 지난달 25일 핍박받는 동족을 지키겠다며 대미얀마 항전을 선언한 ARSA가 경찰초소를 습격한 이후, 국경을 넘은 난민 수를 더하면 35만8천명으로, 전체 로힝야족 인구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난민촌이 이미 포화상태인 가운데 10만 명에 달하는 난민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UNHCR에는 비상이 걸렸다.

계속되는 로힝야족의 국경 이탈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계속되는 로힝야족의 국경 이탈 [AP=연합뉴스 자료사진]

UNHCR은 "이미 난민촌이 포화상태다. 새로 도착하는 난민들은 아키야와 테크나프의 도로변 등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천막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난민 대부분은 여성이며 이 가운데는 신생아를 기르는 여성들도 있다. 그들은 지쳐 있고 굶주려 있다"고 말했다.

국경 이탈 난민의 폭발적 증가 소식과 함께 유엔은 유혈충돌로 인한 사망자와 관련해서도 놀랄만한 추정치를 내놓았다.

이양희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천명 혹은 그 이상이 사망했을 수 있다"면서 "양측 모두에서 사상자가 발생했을 수 있지만, 로힝야족 주민에 피해가 집중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추정치이기는 하지만 이는 미얀마 정부의 사망자 집계와 큰 차이를 보인다. 미얀마 정부는 그동안 사망자가 반군 370명을 포함해 약 400명이라고 밝혀왔다.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미얀마 서부 해안에 위치한 라카인주(州)에서는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주류인 아라칸인(불교도)과 영국이 쌀농사에 투입할 값싼 노동력 확보를 위해 유입시킨 소수인 벵갈리(이슬람교) 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2차 대전 당시 영국령 미얀마를 침공한 일본이 지배세력 공백기를 틈타 이슬람교도를 무자비하게 탄압했고, 영국이 반일 감정을 가진 로힝야족 의용군을 무장시켜 영토 재탈환에 앞장을 세우면서 양측은 본격적인 핏빛 갈등의 역사를 써왔다.

영국군이 무장시킨 로힝야족 의용군은 일본군과 싸우는 대신 일본군에 협조적이었던 불교도를 학살하고 불교 사원과 불탑을 파괴했다.

이런 갈등은 이후에도 끊이지 않았고 지난 2012년 로힝야족 괴한들이 불교도 여성을 성폭행하는 사건으로 인해 다시 불이 붙었다. 당시 유혈충돌로 200여명이 사망했다.

또 지난해 10월 로힝야족 무장세력이 배후로 지목된 경찰 초소 습격사건 이후 미얀마군은 이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몇 달간 토벌작전을 벌였다.

유엔과 인권단체는 미얀마 군인들이 토벌 과정에서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살하고 방화와 성폭행, 고문 등을 일삼으면서 '인종청소'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당시 8만7천여 명의 로힝야족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이런 주장을 부인해왔으며, 유엔이 구성한 국제 조사단의 활동도 불허하고 있다.

또 미얀마군은 이달 초 라카인주 산악 지대에서 불교도인 소수민족 남녀 3쌍이 숨진 채 발견되자 또다시 로힝야족 무장단체를 배후로 지목하고 수백 명의 군인을 보내 토벌작전을 벌여왔다.

이런 차에 ARSA가 지난달 본격적인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30여개 경찰 초소를 급습하면서 또다시 유혈사태가 재현됐다.

인도 카슈미르에서 벌어진 로힝야족 학살 반대시위[AP=연합뉴스]
인도 카슈미르에서 벌어진 로힝야족 학살 반대시위[AP=연합뉴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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