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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톡톡] 이동국과 '죽이는 이야기'

환호와 환호
환호와 환호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 임무를 완수한 '맏형' 이동국이 K리그로 돌아왔습니다.

K리그 통산 196골과 69도움으로 최초 70-70클럽 가입을 앞둔 '라이언킹'.

프로야구의 라이언킹 이승엽처럼 이동국의 한발 한발이 한국 축구의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괜히 '킹'들이 아닌가 봅니다.

'슈퍼맨'으로 돌아와 '대박이'와 "할뚜있따!"를 외치는 것이 굳이 빈말로 들리지 않습니다.

응원합니다.

빈말이 아닙니다.

독일 월드컵 스위스전
독일 월드컵 스위스전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 이동국의 대표팀 발탁에 이러쿵 저러쿵 하는 사람들이 있었겠죠. 그의 지난 역사에 한마디씩 던졌을 겁니다.

혜성처럼 나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2002년 한일 월드컵 최종 엔트리 탈락…. 2006년 독일 월드컵 직전 부상….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전 일대일 찬스 무산….

그리고 이제 우즈베키스탄전 두 번의 유효슈팅에 이러쿵 저러쿵입니다.

아래 사진은 1998년 6월 5일 프랑스월드컵에 참가하는 대표팀이 김포공항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붉은 원이 이동국.

독일 월드컵 브라질 프랑스 8강전
독일 월드컵 브라질 프랑스 8강전

"내게 내년은 아직 먼 시간"

이동국이 우즈베키스탄 전후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대해 한 말입니다.

참 먼 길을 돌아왔는데….

그래도 이번에 가장 '쿵!' 한 것은 이동국 마음 아니었을까요?

저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출장을 갔습니다. 42박 43일.

그때 '안티기자'라는 별명이 생겼습니다. 어! 뭐야? 그때 이야기 재탕하는 거야? 할 수도 있겠지만, 이동국의 이러쿵 저러쿵에 옛 생각이 납니다.

'안티기자' 별명 붙여 준 사진들입니다.

독일 월드컵 브라질 나이지리아 16강
독일 월드컵 브라질 나이지리아 16강
독일 월드컵에서 이동하는 사진기자들
독일 월드컵에서 이동하는 사진기자들
마감하는 사진기자들
마감하는 사진기자들

'4강 신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열린 독일 월드컵은 당연히 국민 관심사였죠. 본선 진출을 위한 예선부터 열기가 굉장했겠죠? 그때 스트라이커가 이동국.

아 마침 제가 해외 전지훈련 등에 출장을 갑니다. 누가 뉴스의 초점일까요? 맞습니다. 이동국.

그리고 이어진 독일 월드컵 본선 출장.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들의 얼굴은 일그러지기 마련입니다. 웃으면서 헤딩할 수 있을까요?

네티즌들 사이에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들의 사진 모음이 떠돕니다. 독일 월드컵에 나가지도 않은 이동국 사진이 많습니다.

어? 그런데 독일 월드컵에서도 여러 나라 선수들이 열심히 운동합니다. 별일도 아닌데 재밌다고 합니다.

[사진톡톡] 이동국과 '죽이는 이야기' - 3
이동국의 예전 시절
이동국의 예전 시절
'이동국 안티'-1
'이동국 안티'-1

여기서 잠깐.

'살인자의 기억법'이라는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김영하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든 거죠. 저는 아멜리 노통브의 '살인자의 건강법'이라는 소설이 생각났는데 여러분은 어떠실지…. 여하튼!

'사진기자의 기억법'…. 아니 '사진기자의 기록법'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집니다.

뭐든 좋은 것을 보면 '야 이거 죽인다'하곤 합니다. 사진도 그렇지요? 죽이는 사진을 찍으면 사진기자, 아니 '살인자의 기억법'이라고 해도 좋을까요?

사진을 찍는 걸 사격에 비유하곤 합니다. 영어의 'shot'이 '사진을 찍다', '총을 쏘다'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죠.

수전 손탁의 '사진에 관하여'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우리는 두려움에 빠질 때 총을 발사한다. 그렇지만 향수에 젖을 때면 사진을 찍는다."

갑자기 축구에서의 죽이는 '슈팅'도 생각나네요.

람보처럼 기관총을 들고 마구 쏠 때도 있지만, 조준하는 사격도 있습니다. 스나이퍼 같은 저격도 있습니다. 사진도 그렇습니다. 축구만 예로 들어 봅니다.

일단은 '조준'입니다. 주로 공을 따라갑니다. 매번 '격발'하지는 않습니다. '총알'이 떨어집니다. 그러다 순간 툭툭 투 두둑 둑투투...툭툭투....쏩니다.

그런데 언제 쏠까요?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은 어떻게 찍을까요?

'이동국 안티'-2
'이동국 안티'-2
'이동국 안티'-3
'이동국 안티'-3

우선 헤딩의 모습을 예로 듭니다. '아 저 선수 헤딩하는구나!' 하고 발사한 총알은 '죽일 수가 없습니다'. '어라 저 선수 헤딩하겠네!' 느낌이 오면 저격을 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예측이 필요합니다. 저는 선수들의 시선을 보고 감을 잡습니다. 그렇다니까요!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의 시선 말이에요.

이렇게 말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아 그냥 공 따라 계속 두루룩 두루룩 찍으면 되겠네". 그런데 그건 하수들이 하는 거랍니다. 그렇게 한다고 몇 '죽이지도' 못해요. 그리고 전후반 그렇게 하면 토해요.

축구장의 사진기자들
축구장의 사진기자들

제가 예전에 쓴 책을 찾아봅니다. '고릴라를 쏘다'라는 책입니다.

"정말 운이 좋아 찍히는 특종사진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모든 좋은 사진들이 그저 첨단화된 카메라 메커니즘만으로 찍히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관찰과 예측을 통해 첫 셔터를 누르는 건 결국 사람이니까요.

축구경기의 경우 같은 자리에서 수십 명의 사진기자가 헤딩장면을 찍어도 같은 컷이 없다는 것. 뭐 그런 거라는 거죠.

스포츠 사진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관찰과 예측을 통해서 느낌이 오는 건 아주 짧은 순간입니다. 마치 첫눈에 사랑에 빠지듯이 그렇게 다가옵니다. 거기에 논리는 없습니다. "

2008년에 썼네요.

그런데 지금은 카메라 참 좋아졌지요?

이상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들 사진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냥 시간이나 죽이는 이야기였나요?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이동국을 찍다'
'이동국을 찍다'

사진기자들은 환호하지 않는다는 거….

xyz@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9/09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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