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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깊은 러프, 운을 시험 말고 벌타를 감수하라

언플레이어블을 뒤늦게 선택한 김소이(사진)는 아마추어 최혜진에게 3타 뒤진 3위로 경기를 마쳤다. KLPGA 제공
언플레이어블을 뒤늦게 선택한 김소이(사진)는 아마추어 최혜진에게 3타 뒤진 3위로 경기를 마쳤다. KLPGA 제공

8월 20일 경기도 양평 더스타휴 골프장에서 열린 보그너 MBN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 17번 홀(파 4)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선 김소이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애를 먹었다.

2014년 데뷔한 김소이는 난생처음 우승 기회를 잡았다. 전날 5개 홀 연속 버디를 앞세워 7언더파를 몰아친 김소이는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 2타 차 2위로 내려앉기도 했지만 14번 홀과 16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잡아내 다시 공동 선두에 복귀했다.

지난해 미래에셋 대우 클래식에서 3위를 했던 게 최고 성적인 김소이는 17, 18번 홀만 잘 치르면 우승까지 기대할만 했다. 심호흡을 한 김소이의 티샷은 페어웨이를 갈랐다. 안도의 한숨을 쉰 김소이는 페어웨이를 걸어 내려가면서 다시 한 번 마음을 추슬렀다.

그러나 김소이가 친 두 번째 샷은 그린 오른쪽 벙커 쪽으로 날아갔다. 볼은 벙커에 빠지진 않았지만 두터운 러프 속에 가라앉아 있었다. 벙커에 들어간 것보다 더 나쁜 상황이었다. 그린에 볼을 올리는 건 둘째고, 러프 속에서 볼을 꺼내는 게 급선무였다.

웨지를 꺼내 든 김소이는 있는 힘껏 볼을 내려쳤다. 하지만 볼은 빠져나오기는커녕 더 깊은 러프 속으로 박혔다. 볼이 놓인 상태를 살펴본 김소이는 도저히 탈출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김소이는 1벌타를 받고 러프 밖에서 볼을 쳤다. 그린에 볼을 올렸지만 이미 5타를 친 뒤였다. 2m 남짓 더블보기 퍼트도 홀을 외면했다. 한꺼번에 3타를 잃어버린 김소이는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김소이는 아마추어 최혜진에게 3타 뒤진 3위로 경기를 마쳤다. 우승자 최혜진과 타수 차 3타는 17번 홀에서 까먹은 타수와 같다. 게다가 2위 박지영과 단 1타 차였기에 17번 홀에서 트리플 보기로 김소이는 잃은 게 많았다.

김소이가 처음부터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다면 결과가 더 좋았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적지 않았다. 골프에 ‘만약’은 없다지만 김소이가 세 번째 샷을 러프에서 치지 않고 언플레이어블을 선택했다면 네 번째 샷을 홀에 잘 붙여 보기로 막을 수도 있었다.

러프에 떨어진 볼에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후 좋은 장소를 골라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보기’로 우승한 조던 스피스 선수. EPA_연합뉴스
러프에 떨어진 볼에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후 좋은 장소를 골라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보기’로 우승한 조던 스피스 선수. EPA_연합뉴스

지난 7월 24일 끝난 디오픈에서 조던 스피스는 13번 홀에서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보기’를 했다. 티샷에서 엄청난 슬라이스가 난 스피스는 깊은 러프에 떨어진 볼을 쳐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다.

벌타를 감수했지만, 볼을 치기 좋은 장소를 골라 세 번째 샷을 한 스피스는 보기로 막아내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끝에 우승까지 내달렸다. 스피스가 러프에서 두 번째 샷을 쳐내려는 무리수를 뒀다면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까지도 나왔다는 게 현장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볼이 페어웨이와 그린만 다닌다면 골프는 참 쉽다. 문제는 페어웨이로만 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또 그린을 향해 친 볼이 항상 그린에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OB나 해저드처럼 아예 볼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깊은 러프나 벙커, 숲 속으로도 날아간다. 프로들에게도 일어나는 이런 일은 아마추어 주말 골퍼에게는 더 잦다.

그러나 샷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상태에서 멋지게 탈출하는 장면은 생각만큼 쉬운 게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벌타를 받고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는 건 비겁한 게 아니다. 영리한 플레이다.

참고로 벙커에 볼이 깊이 박혀 도저히 헤어날 자신이 없다면 언플레이블을 선언할 수 있다. 무리하게 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권훈 연합뉴스 스포츠부 대기자 kho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9/10 16: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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