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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거의 매일 먹었는데…” 살충제 계란에 국민 패닉

경기도 광주시의 산란계 농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부적합 판정이 나온 계란을 폐기하고 있다. 권준우 연합뉴스 기자
경기도 광주시의 산란계 농가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부적합 판정이 나온 계란을 폐기하고 있다. 권준우 연합뉴스 기자

국민들의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거의 매일 먹는 계란에서 독성 살충제와 농약 성분이 검출된 탓이다.

식용 가축에 사용할 수 없는 살충제가 국산 계란에서 확인된 것은 8월 15일이다. 벼룩·진드기 등의 살충제 ‘피프로닐’과 닭 진드기 제거제 ‘비펜트린’이 검출됐고, 1979년부터 사용이 금지된 농약 ‘DDT’도 확인됐다.

정부는 8월 16일 하루 동안 전국의 계란 출하를 중단했고, 8월 21일까지 전국 산란계 농장 1천239곳을 조사해 52곳 농장의 계란에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들 계란에서는 총 8종의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52곳 중에는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곳도 31곳(59.6%)이나 포함돼 충격이 더 컸다.

정부는 부적합 계란 451만 개를 압류하고, 이중 농가로 반품된 243만 개를 폐기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물론이고 관련 식품·유통 업계도 패닉에 빠졌다. 이의 수습 과정에서 정부가 미숙하게 대처하며 불신이 깊어졌다.

◇ 공장식 밀집 사육의 폐해... 미숙한 정부도 불신 키워

살충제 계란은 공장식 밀집 사육에서 비롯됐다. 대부분의 닭이 A4 용지 크기의 좁은 닭장에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 채 알을 낳는다. 고유의 습성대로 몸을 흙에 비벼 ‘목욕’할 수 없으니 기생충 등에 쉽게 감염된다. 이것이 농가에서 독한 살충제를 뿌리게 된 배경이다.

그런가 하면 정부는 1년쯤 전 살충제 계란 문제가 제기됐을 때 전국 산란계 농장의 4%만 검사하곤 “피프로닐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마무리했다. 올해 4월에는 한국소비자연맹 주최 토론회에서 “산란계 농가의 61%가 닭 진드기 살충제를 쓴 적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대처하지 않았다.

식품의 생산, 유통, 소비 과정이 안전하다는 뜻의 ‘해썹’(HACCP) 인증도 허술했다. 해썹 인증을 맡은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은 업체에 점검일을 알려줘 준비할 수 있게 했고, 인증 후에는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았다.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에도 정부는 허술한 조사로 적합 계란과 부적합 계란을 제대로 가려내지 못했으며, 그마저도 잘못된 발표로 국민들의 혼란을 키웠다. 살충제 계란의 위해성 평가 결과를 발표할 때는 안일한 문제의식도 보였다. 음식을 통해 섭취해도 한 달쯤 지나면 배출되므로 매일 두 개 반씩 먹어도 문제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살충제 계란이 인체에 심각한 유해를 가할 정도로 독성을 지닌 것은 아니지만, 안심하고 섭취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국환경보건학회도 “계란은 매일 먹는 음식이므로 1회 섭취나 급성 외에 만성 독성의 영향도 조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 계란 가격 인하… 그래도 안 팔려

불안과 불신이 가중되자 국민들 사이에서는 계란은 물론 이와 관련된 식품도 먹지 않겠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부가 ‘안전한’ 계란만 유통시킨다고 했지만, 정부도 믿지 못하게 되면서 계란 소비가 반 토막 났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계란 도매가격은 8월 11일 개당 평균 169원에서 18일 147원, 22일 127원, 25일 117원으로, 보름 동안 30.8% 폭락했다. 대형마트 3사도 7천 원대였던 계란 한 판(대란 기준)의 가격을 6천 원대에서 5천 원대로 계속 내리고 있다. 대형 마트에서 계란 한 판 가격이 5천 원대로 떨어진 것은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했던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계란 가격은 당분간 더 떨어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소비는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8월 16~22일 이마트 전국 점포의 계란 매출은 2주 전보다 43.2% 감소했고, 다른 대형마트도 판매량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 자유롭게 풀어 키우는 ‘동물복지형’이 답

전문가들은 자유롭게 풀어 키우는 ‘동물복지형’ 사육으로 바꿔야 닭이 건강한 알을 낳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는 닭에게 최소한의 생육 환경을 갖춰주는 것으로, 1㎡당 9마리를 넘기지 않고, 닭이 발로 움켜쥘 수 있는 횃대를 15cm 이상 설치해주며, 흙으로 ‘목욕’할 수 있게 하는 것 등이다.

정부는 이러한 제안을 받아들여 전국의 산란계 농장 1천300여 곳 중 약 8%인 동물복지형 농장을 2025년까지 30%로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내년부터는 신규 양계 농가에 동물복지형 축사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 경우 농가의 시설투자 부담이 늘고, 소비자가격도 일반 계란보다 두 배쯤 높아진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동물복지형 사육 시 계란의 단위당 생산비가 일반 농가보다 1.2배 높은 반면, 산란계 한 마리당 순수익은 3.1배 높다고 주장한다. 또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는 “대기업의 일반 계란과 중소기업의 동물복지 계란은 가격이 비슷하다”고 밝혔다.

강윤경 기자 bookwor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9/09 15: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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