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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주재 前영국대사 "트럼프 대북 공갈 발언이 미국에 재갈"

송고시간2017-09-07 00:37

"北, 트럼프 트윗 아무 의미 없다고 결론 내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합성한 사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합성한 사진. [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을 향한 좌충우돌식 발언과 트윗이 미국의 대북 메시지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켰다고 존 에버러드 전 평양주재 영국대사가 주장했다.

애버러드 전 대사는 6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기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갈 발언이 미국에 재갈을 물렸다'라는 글에서 '화염과 분노', '군사적 해법 장전' 등 트럼프 대통령의 말 폭탄과 관련해 "북한과 '말 전쟁'을 할 때는 효과적인 어휘 사용이 필수적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그런 능력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우선 '말 전쟁'의 3대 요소를 ▲ 정확한 취지 ▲ 적확한 어휘 ▲ 화자의 지위를 꼽은 뒤, 북한은 여기에 주의를 기울여 발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구사하는 용어가 특이하고 다채롭긴 하지만 주로 정확한 의미가 담긴 '표준 문구'를 사용하면서 단지 사고의 변화가 있다는 신호를 줄 때만 표준 문구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은 발언의 중요도나 권위를 표현하기 위해서 다층화된 화자를 동원하고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예컨대 "만약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발언의 화자라면 그 내용은 불변하며 협상의 의지가 없다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에버러드 전 대사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은 대체로 이러한 규칙에 충실했기 때문에 북한과 중국은 미 대통령 발언의 취지와 중요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과 달리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것을 포함해 직접 발언을 하는 데다, 어휘의 강도도 더 높고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면 화염과 분노에 휩싸일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거론하며 "북한과 중국은 이 발언의 정확한 취지는 몰랐겠지만 '매우 위험하게 들리는 새 용어'라는 것은 분명히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발언에 북한은 성명을 통해 미국령 '괌 포격' 엄포를 놓으며 맞불을 놓다가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태도를 좀 더 지켜보겠다"고 한걸음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태도가 확 달라져 "김정은이 미국을 존중하기 시작했다"고 자랑하듯 말했다.

애버러드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턴'을 하자 처음에는 성명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대응하던 북한이 지금은 대응을 멈춰버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결론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결과, 미국은 스스로 재갈을 물렸다"며 "더는 북한에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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