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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금값 채소 빼고 나니"…학교급식 식단 '고민'(종합)

계란은 닭·돼지고기로 대체…학생들 반기지만 영양 균형 깨질까 고민
가격 치솟은 배추·상추 엄두도 못내…콩·숙주나물에 감자 반찬 늘려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살충제 계란' 논란으로 학생들이 계란 반찬을 기피하고 배추·상추 등 신선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학교 영양교사들이 급식 식단을 짜는데 고심하고 있다.

계란 사라진 학교급식[연합뉴스 자료사진]
계란 사라진 학교급식[연합뉴스 자료사진]

학생들이나 학부모가 꺼리는 계란 반찬을 내놓을 수 없는 처지인데 장마철 전보다 3∼4배 치솟은 채솟값도 부담돼 식재료를 선택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살충제 성분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만 유통된다고 하지만 학생, 학부모들의 거부감은 여전하다.

심지어 지난달 중순 전수조사 때 적합 판정을 받았던 농장의 계란에서 잔류 기준치를 초과한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붙은 상태라 일선 학교에서는 식탁에 올리기가 더욱 조심스럽다.

살충제 파문 이후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려 가성비가 높아졌음에도 계란 구매를 주저하는 이유다.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채소 역시 식탁에 올릴 엄두를 못 낸다. 배추로 만든 겉절이나 상추는 학교 급식 식단에서 거의 빠졌다. 한정된 급식비로는 단가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장마 직전인 지난 7월 초 포기당 3천원 하던 배추는 9천원까지 올랐고 640원에 그쳤던 상추 100g은 2천32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식단을 짜야 하는 영양 교사들은 선택의 폭이 극히 좁아졌다. 장마 후 치솟는 채솟값을 고려해 식단을 짜기도 어려운 판에 살충제 계란 파동까지 겹치면서 어떤 찌개와 국, 반찬을 내놓을지 고민스럽게 된 것이다.

충북의 경우 무료급식을 하는 올해 초·중·특수학생들의 한 끼 평균 급식비는 4천226원이다. 인건비와 운영비를 뺀 식품비는 2천99원이다. 학생들이 내는 급식비로 식단을 짜는 고등학교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양 교사들은 이 돈으로 밥과 찌개·국, 반찬, 과일, 우유 등을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데 비싼 채솟값과 살충제 계란 탓에 마땅하게 내놓을 반찬이 없다고 볼멘 소리를 한다.

청주 상당구 금천고의 급식 식단에서는 살충제 계란 논란 이후 계란말이나 계란찜이 사라졌다. 그 대신 고추장 불고기나 목살 스테이크가 제공되는 경우가 다소 늘었다.

계란을 구입하는 데 썼던 비용을 닭이나 돼지고기 구입으로 돌리니 그만큼 고기반찬이 늘게 된 것이다. 한 달 전 시장조사 후 식자재 구매계약을 하면서 계란을 아예 빼고 고기 구입량을 늘린 덕에 계란 파동을 비켜갈 수 있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이 학교의 김명선 영양교사는 "계란 대신 고기로 된 반찬을 내놓으면 학생들이 '오늘 고기반찬 나왔다'며 굉장히 좋아하지만 균형적인 영양소를 고려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좋아한다고 기뻐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값비싼 배추와 상추는 다른 채소류로 대체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양배추를 데쳐 제공하고 있고 오이·양파 초무침도 식탁에 올리고 있다.

양배추 1포기가 4천500원, 양파는 1㎏에 2천원에 거래되고 있으니 8천원을 웃도는 배추 1포기나 100g당 2천원을 넘는 상추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김 교사는 "장마철 이후에는 채솟값이 급등하는 점을 고려해 가격이 오르지 않은 재료 위주로 구매계약을 한 것이 다행"이라며 "학생 1인당 2천257원의 식품비에 맞춰 급식을 제공하려다 보니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식단을 짜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청주시 흥덕구의 솔밭중도 계란을 급식 식단에 넣지 않고 있다.

예전 같으면 계란말이나 계란찜을 내놨겠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이 꺼려 육개장에도 계란을 풀지 않고, 계란 지단도 뺐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 대신 두부나 닭·돼지·소고기로 요리한 반찬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배추 등 신선 채소는 아예 쓰지 않고 양배추 등 익힌 채소나 나물로 식단을 꾸미고 있다.

흥덕구의 진흥초 역시 이달 급식 식단에서 배추나 상추 등 엽채류로 만든 반찬을 대폭 줄였다. 대신 콩나물·숙주 반찬으로 채소가 빠지면서 부족한 영양분을 채우는 식단을 짜고 있다.

콩나물이나 숙주는 다른 채소보다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물에 데쳐 사용하기 때문에 식중독 우려도 없다.

이 학교는 안전성이 검증된 계란을 일부 급식 재료로 썼지만 다음 달부터는 아예 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황영은 진흥초 영양교사는 "적합 판정을 받은 농장의 계란에서도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있어 다음 달부터는 계란을 식단에서 빼는 걸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당구 영운천로의 용성중도 배추나 상추 대신 감자 볶음과 콩나물·가지 무침 등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 학교의 박희정 영양교사는 "살충제 계란 논란과 폭등한 채솟값 탓에 식단을 짜는 게 어려워졌다"며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더 치솟을 텐데 다음 달이 더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k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9/06 12:2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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