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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톡톡] 가을, 독서의 계절이 아니라고요?!

송고시간2017-09-05 08:33

'동상! 뭐 읽어?'
'동상! 뭐 읽어?'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우리가 읽는 책이 주먹으로 머리를 한 대 쳐서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책은 도끼다'의 저자 박웅현이 서문에 인용한 카프카의 말입니다.

아하!

삼청공원 숲 속 도서관
삼청공원 숲 속 도서관

9월입니다.

아직 한낮의 태양은 뜨겁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 덕에 얼마 전 폭염은 까맣게 잊습니다. 지낼만합니다.

가을입니다.

매년 오는 가을이지만 매번 처음 온 것처럼 지난 계절은 까맣게 잊습니다.

그리고 요란을 떱니다. 파란 하늘이네 천고마비네 코스모스네 하며….

월별 대출량 분석
월별 대출량 분석

서울 송파구 성내천
서울 송파구 성내천

그리고 또 하나, 그렇습니다. '독서의 계절'!

도끼 맞을 준비는 되셨나요?

도끼 정도는 아니어도 톡톡 머리를 건드려만 줘도 좋지 않을까요? 누가 주먹으로 머리를 툭툭 치면 기분 나쁘겠지만요.

여름, 서울도서관 피서
여름, 서울도서관 피서

그런데 9월에는 도낏자루가 썩을지도 모릅니다.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보낸 보도자료를 하나 받았습니다. 제목이 '가을은 독서의 계절일까?'입니다.

"야…. 이거 재밌는 제목이네!" 하며 찬찬히 들여다봅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2016년 484개 공공도서관 대출데이터를 분석했다. 무려 4,200만여 건. 그 결과 우리나라 국민은 가을에 책을 가장 적게 읽는다…….'

알고 보니 대출량이 가장 적은 달이 9월입니다. 그리고 11월, 10월 순.

가장 많은 달은 1월과 8월이라고 하네요. 대출량으로 보면 한겨울과 한여름이 독서의 계절입니다.

1983년 부산
1983년 부산

1월에 대출량이 많은 것은 연례행사인 '작심삼일'의 결과일까요? "올해는 책을 읽겠어!" 이런 거 말입니다.

파란 하늘과 말의 계절
파란 하늘과 말의 계절

8월은 아마도 "나가봐야 더우니까 선선한 도서관이나 가자!" 이런 걸까요?

한 도서관에서의 독서
한 도서관에서의 독서

1월과 8월에 대출량이 많은 것은 아마도 학생들의 방학과도 연관이 있을 거 같습니다.

동네도서관에 가면 보통 한 번에 대출할 수 있는 권수가 일 인당 10권까지입니다. 서울도서관의 경우는 3권인데요.

여하튼 방학이면 책상 위에 대출받은 책들이 쌓여 있습니다. 다 읽는지 아닌지는 본인의 몫이고요.

여름에는 다양한 독서 행사도 있기는 합니다. 그중 하나가 아래 같은 피서지 도서관.

전주에서 열린 '대한민국 독서대전'
전주에서 열린 '대한민국 독서대전'

특이해 보이지만 비단 요즘에 생긴 문화는 아닙니다. 아래는 1983년 부산의 모습입니다.

겨울, 서점에서 독서
겨울, 서점에서 독서

흔히 우리는 '가을은 독서의 계절입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말이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어야 합니다'로….

초가을, 출근길에 책을 읽으며
초가을, 출근길에 책을 읽으며

도서 판매량도 알아봐야 하겠네요. 그런데 얼추 비슷하지 않을까요?

얼마 전 교육출판전문기업 ㈜미래엔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SNS에 올라온 독서 관련 데이터 약 2천300만 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역시 '작심삼일' 1월을 제외하고는 여름인 7∼8월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하네요. 도서 판매량도 대출량 조사와 결과가 대동소이합니다.

대출량으로 보나 판매량으로 보나 9월부터 11월까지가 비수기라는 점은 참 의외입니다.

'광화문 글판', 가을 편
'광화문 글판', 가을 편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카프카처럼 거창하게 말할 필요는 없겠죠. 독서, 다 알면서 못하는 것이 독서니깐. 다이어트, 금주, 금연처럼.

그러고 보니 죄다 건강과 관련이 있네요. 그런데 독서도 건강입니다. '정신건강!'

'독서의 비수기'가 시작됐습니다. 9월, 10월, 11월. 조급할 필요는 없네요. 고작 일년에 3개월.

도낏자루가 썩을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요. 자루가 썩기 전에 도끼에 한 번 맞아보심이 어떨까요?

다만 다른 계절에 도끼를 많이 맞았다면 잠시 책을 덮어 두어도 좋을 겁니다.

대신 시(詩)라도 한 줄 되뇌어보시죠.

마침 4일 오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외벽 '광화문 글판'에 '가을 편'이 게시됐습니다.

반갑다! 코스모스
반갑다! 코스모스

--반짝반짝 서울 하늘에 별이 보인다

--풀과 나무 사이에 별이 보이고

--사람들 사이에 별이 보인다

신경림 시인의 '별'입니다.

xy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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