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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아동수당 준다고 저출산 문제 해결되지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사상 처음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를 추월했다고 한다. 통계청의 '2016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작년 11월 1일 현재 고령 인구는 677만5천 명, 유소년 인구는 676만8천 명이다. 근소한 차이지만 고령 인구가 유소년 인구를 앞지른 것이다. 전년보다 고령 인구는 20만6천 명(3.1%) 증가했지만 유소년 인구는 13만8천 명(2.0%) 감소했다. 이 같은 역전은 당초 예상보다 1년 빨리 현실화된 것이다. 통계 당국의 예상보다 출생률 하락 속도가 빨랐다고 한다. 생산연령인구(15∼64세) 대비 유소년 인구를 뜻하는 '유소년부양비'는 2010년 22.2에서 지난해 18.6으로 추락했다. 반대로 '노년부양비'는 같은 기간 15.1에서 18.7로 뛰었다. 생산가능인구가 책임져야 할 고령 인구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뜻이다. 하루가 다르게 저출산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눈에 띄게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는 현 상황을 '국가적 위기'로 규정하고 특단의 대책을 지시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 업무보고에서다. 문 대통령은 "저출산 해결을 위해 10년간 100조 원을 썼는데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 인구가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국가적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가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18만8천 명으로 줄어, 합계 출산율이 역대 최저인 1.03이 될 전망"이라면서 "이대로 몇 년 지나면 회복할 길이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저출산 문제를 심각한 국가적 위기로 인식한 문 대통령의 현실진단은 정확하고 올바른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 스스로 과거 정부의 정책실패를 인정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다. 더구나 전반적인 삶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는 난제 중 난제라 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보고에서 이런저런 저출산 대책을 내놓았다. 그나마 구체적 단계에 이른 것은 0∼5세 아동 월 10만 원 수당 지급, 15세 이하 입원진료비 본인 부담률 5%로 내림(현행 10∼20%),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 40%로 올림, 보조·대체 교사 2만1천 명 배치 등이다. 정부로서는 이 정도 정책만 펴려고 해도 엄청난 재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정도로 젊은 부부의 출산기피 심리를 되돌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물론 저출산 현상이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개인의 삶을 더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풍조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근인은 다른 데 있다. 사회 진출 이후 겪는 취직과 전직의 어려움, 갈수록 심화하는 소득 양극화, 가계를 위협하는 육아와 사교육비 부담 등 현실의 높은 벽이 삶을 짓누르는 것이다. 실제로 저출산 문제의 기저에는 우리의 어두운 현실이 겹겹이 응축해 있다. 젊은 부부가 아기를 갖기 부담스러울 만큼 삶이 팍팍하다. 국민에게 이런 근본적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을 주지 않는 한 아동수당 같은 것은 '변죽 울리기'에 불과하다. 단편적 처방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내려고 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와 같다. 정부는 조급증을 버리고 문제의 뿌리를 찾아 하나하나 정책을 풀어가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의 심리적 측면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먼저 사교육비 완화를 포함한 교육제도 개혁에서 실마리를 찾는 것이 좋다고 본다. 대학입시 제도 하나만 제대로 혁신해도 대한민국은 훨씬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다. 전반적인 삶의 질이 좋아져야 저출산 문제도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9/01 19:3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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