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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법무부 등 특수활동비 예산 내년 17.9% 감축

대통령 비서실·경호처 20% 넘게 줄여…증빙도 강화
감사원, 국정원 제외 19개 기관 점검…집행확인서 생략 49.7%
앞으로 매년 집행실태 점검해 문제적발 시 이듬해 예산삭감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정부가 국가정보원을 제외한 19개 기관의 내년도 특수활동비 예산을 3천289억 원으로 책정해 국회에 요구했다.

이는 올해 4천7억 원보다 17.9%(718억원) 감축된 금액이다.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처의 특수활동비 예산은 각각 20% 이상 감액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가족생활비는 대통령의 봉급으로 처리하겠다. 식대의 경우 우리 부부식대와 개·고양이 사룟값 등 명확히 구분 가능한 것은 내가 부담하는 게 맞다"며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예산 감축을 지시한 바 있다.

청와대·법무부 등 특수활동비 예산 내년 17.9% 감축 - 1

감사원은 29일 이러한 내용을 포함해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법무·검찰 간부들의 이른바 '돈 봉투 만찬' 사건을 계기로 특수활동비 점검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달 19일부터 2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대통령실, 법무부 등 19개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특수활동비 예산이 편성된 20개 기관 중 국정원의 특수활동비가 가장 많지만, 주요 예산이 모두 특수활동비라 다른 부처와 성격이 다르고 고도의 기밀유지 필요성을 고려해 점검 대상에서 제외했다.

올해 편성된 특수활동비 예산은 20개 기관에 총 8천938억 원이며 국정원이 55%(4천930억 원)를 차지했다.

특수활동비는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수집, 사건수사, 기타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 등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로, 영수증과 같은 증빙서류를 구비하는 데 재량권이 폭넓게 인정돼왔다.

감사원도 2006년 국회의 요구로 국정홍보처·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등 4개 기관의 특수활동비를 들여다봤을 뿐, 특수활동비를 전반적으로 점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돈봉투 만찬(PG)
돈봉투 만찬(PG)

◇2018년도 예산요구안에 특수활동비 17.9% 감액

감사원은 집행실태를 점검하면서 부처별로 특수활동비 예산으로 집행할 만큼 기밀유지 필요성이 있는지, 다른 비목으로 전환 가능한지 따져보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19개 기관이 모두 올해 대비 특수활동비를 줄이거나 다른 비목으로 전환하는 등 자체 감축 계획을 마련했다.

경찰청(해경 제외)은 67억3천500만 원을 순감축하고, 160억8천400만 원을 비목전환해 내년도 예산안으로 1천58억7천900만 원을 제출했다. 이는 올해 1천286억9천여만 원에 비해 17.7% 줄어든 것이다.

법무부는 28억2천만 원을 순감축하고, 19억4천900만 원을 비목전환해 내년도 예산안으로 238억1천400만 원을 제출했다. 이는 올해 285억8천여만 원에서 16.7% 줄어든 금액이다.

대통령 비서실은 28억3천800만 원을 순감축해 내년도 예산안으로 96억5천만 원을 제출했다. 이는 올해 124억8천여만 원에서 22.7% 줄어든 금액이다.

대통령 경호처는 21억9천500만 원을 순감축해 내년도 예산안으로 85억 원을 제출했다. 이는 올해 106억9천여만 원에서 20.5% 줄어든 금액이다.

국세청은 5억4천500만 원을 순감축하고, 5억4천500만 원을 비목전환하는 등 내년도 예산안으로 43억5천900만 원을 제출했다. 이는 올해 54억4천여만 원에서 20.0% 줄어든 금액이다.

이런 식으로 19개 부처는 올해 특수활동비 예산 4천7억 원보다 17.9%(718억원) 감축한 3천289억 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했다.

국가정보원이 특수활동비 예산을 얼마나 줄였는지에 대해 감사원은 실태점검 대상에 포함하지 않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청와대·법무부 등 특수활동비 예산 내년 17.9% 감축 - 3

◇특수활동비 점검결과 및 조치

감사원이 작년 1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특수활동비 집행 증빙자료를 확인한 결과 50.3%는 증빙을 구비했으나, 나머지 49.7%는 집행내용확인서(지급 상대방·일자·금액·사유 등 기재)를 생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의 '특수활동비에 대한 계산증명지침'에는 특수활동비를 현금으로 지급한 경우 집행내용확인서를 구비하고, 수사·정보수집활동 등 그 사용처가 밝혀지면 경비집행의 목적달성에 현저히 지장을 받을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 해 생략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절반이 확인서를 구비하지 않은 것이다.

또, 작년부터 올해 6월까지 부서장 등이 특수활동비를 현금으로 받고 필요한 시기에 실제 수행자에게 재지급하면서 12.7%는 근거자료를 갖추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9개 기관 가운데 외교부·국민권익위원회·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등 3개 기관은 특수활동비 자체 지침 또는 집행계획 자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3개 기관의 지침 보완은 물론 나머지 부처들도 특수활동비 사용계획 사전심사나 활동결과를 사후에 제출하는 등 내부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집행내용확인서의 생략은 기밀유지를 위해 필요 최소한만 허용하도록 자체 지침으로 마련하고, 이행 여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기획재정부에 이번 점검결과를 통보해 '예산집행지침'에 반영토록 하고, 각 부처에도 알려 부처 특성에 맞는 내부통제 강화방안을 마련토록 했다.

감사원은 각 부처가 특수활동비 집행내용확인서를 생략할 경우 자체 기준과 지침을 정해 감사원에 제출토록 하는 한편,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특수활동비에 대한 계산증명지침'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매년 특수활동비 집행실태를 점검하고 관련 지침·기준 위반 등 문제점 적발 시 기획재정부에 통보해 다음 해 특수활동비를 삭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점검을 통해 비위 사실 적발 등으로 징계 조처된 사례는 없다.

감사원 관계자는 "그동안 특수활동비가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있었기에 처벌보다는 특수활동비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도 개선과 불필요한 특수활동비를 최대한 감축하거나 다른 항목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noano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8/29 14: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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