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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배우와 함께 무대를 만들다…이머시브 공연 '봇물'

즉흥 1인극 '하얀 토끼 빨간 토끼'·무대와 객석 동일한 '꾿빠이, 이상' 등 화제
관객참여형 연극 '내일 공연인데 어떡하지' 공연 모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관객참여형 연극 '내일 공연인데 어떡하지' 공연 모습[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리허설과 연출, 무대 세트 없이 배우와 관객만 존재하는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내달 15일 개막하는 올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에서 '가장 특이한 공연'으로 손꼽히는 즉흥 1인극 '하얀 토끼 빨간 토끼' 이야기다.

배우는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대본을 보지 못한다. 배우는 관객 앞에 서고 나서야 스태프를 통해 전해진 봉인된 대본을 뜯을 수 있다. 몇 가지 지시로 구성된 기본 틀은 있지만 배우의 즉흥 연기, 관객들의 참여로 극이 완성되는 구조다.

손숙을 비롯해 이호재, 예수정, 하성광, 김소희, 손상규 등 걸출한 배우 6인이 이러한 도전에 기꺼이 응했다.

프로그램 디렉터인 이병훈 연출가는 "연극의 핵심은 즉흥과 현장성"이라며 "인터넷에 퍼서 올릴 수 없는 그 순간에 태어나고 그 순간에 사라지는 연극의 묘미를 즐겨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손숙도 "작품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라 기대도, 걱정도 된다"며 "관객이 도와줄 것으로 믿고 한번 가보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하얀 토끼 빨간 토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즉흥성과 관객의 참여를 요구하는 '형식 파괴' 공연들이 공연계 새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다.

전통적 '프로시니엄 무대'(무대와 객석을 엄격히 구분한 정면 액자 형태의 무대) 개념을 벗어나 관객을 관람자에서 참여자로 끌어들이는 '이머시브'(Immersive) 공연이 점점 무대의 중요한 장르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서울예술단이 오는 9월 21~30일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공연하는 '꾿빠이, 이상'도 공연장 전체를 무대이자 객석으로 활용하는 실험을 펼친다.

관객은 계단형 구조의 공연장 어디에나, 어떤 방향으로든 자유롭게 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배우와 함께 이동하며 극을 관람할 수 있다.

자유로운 건 배우들도 마찬가지. 공연장 중앙에 메인 무대 격의 공간이 마련되지만 배우들은 특별히 공간을 한정하지 않고 공연장 이곳저곳에서 연기를 펼친다.

서울예술단 관계자는 "우리 단체가 지금까지 선보인 작품 가운데 가장 혁신적이고 실험적 작품"이라며 "단순한 관객 참여형 공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5월 공연된 뮤지컬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도 정해진 대본 없이 관객들이 현장에서 정한 제목, 주인공, 상황 등으로 매회 다른 구조의 이야기가 만들어냈다.

또 다른 관객참여형 연극 '내일 공연인데 어떡하지'도 관객들이 극장 구석구석을 탐방하며 즉석 연기를 하고 공연제작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역할수행놀이(RPG·Role-Playing Game) 형식의 공연으로 주목받았다.

이머시브 공연은 관객을 '능동적 체험자'로 둔다는 측면에서 관객이 보다 작품에 빠져들 수 있는 특징이 부각된다.

연극평론가 허순자는 최근 이머시브 극을 다룬 논문에서 "종래의 극장이라는 장소를 거부하고, 관객과 배우와의 관계에 의문을 제기하며, 관객의 능동적 체험을 기리고자" 하는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공연 평론가 지혜원도 "전통적 공연이 관객에게 '다 차려진 형태의 밥상'을 내미는 형식이었다면, 최근의 공연 트렌드는 '밥상을 차리는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RPG 게임처럼 관객의 수행성이 강조된 공연들은 그만큼 깊은 몰입을 경험하게 한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즉흥적으로 만들어지는 공연이다 보니 극의 완성도나 완결성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아직은 관객보다 창작자들의 흥미가 큰 형식"이라며 "장기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sj997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8/27 13: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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