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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임원제 폐지로 내부자 지분 보유현황 '불투명'

송고시간2017-08-28 07:00

공시 의무자 37→2명 축소…"투명 지배구조에 역행" 지적

네이버 "법규 따른 것…내부 불공정 거래 막을 자체 노력 열심"

네이버 성남시 본사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네이버 성남시 본사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홍지인 기자 = 네이버가 올해 1월 임원 제도를 폐지하면서 내부자가 보유한 지분 현황이 불투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직급 파괴'란 명분에 따라 임원제를 없앴지만, 결과적으로 보유 주식을 공시해야 할 사내 의무 대상자가 종전 30여 명에서 단 2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투명 지배구조를 지향한다는 네이버 측의 입장과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가 공시 규제가 강화하는 준(準) 대기업 지정을 다음 달 앞둔 만큼 사전에 책무를 회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논란도 일 전망이다.

28일 금융 당국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올해 1월1일 상법상의 필수 임원(등기이사 및 사외이사) 7명을 제외한 그 외 임원 직급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비등기 임원 30여명은 모두 임원직에서 물러나 '정규 직원'으로 편입되면서 이들이 애초 져야 했던 '임원 지분 공시' 의무는 더 지킬 필요가 없어졌다.

해당 의무는 상장회사 임원이 자사주를 1주라도 취득·처분할 때마다 공시하는 것이 골자로,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을 위해 도입된 제도다.

올해부터 지분 공시 의무가 적용되는 네이버 임원은 7명으로, 이 중 사외이사 5명을 빼면 실제 적용 당사자는 이해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대표이사 등 2명에 그친다.

작년 말 기준으로 지분 공시 의무를 져야 했던 사내 임원이 37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 수가 무려 약 95% 감소한 것이다.

네이버 본사 앞을 지나가는 행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네이버 본사 앞을 지나가는 행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직원'으로 편입된 전(前) 임원들은 지금도 여전히 임원급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견해다.

예컨대 박상진 CFO(최고재무책임자)와 최인혁 비즈니스총괄은 올해 1,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진행하며 회사 사업 전반의 대외 설명을 맡았다. 송창현 CTO(최고기술책임자)는 네이버의 연구개발(R&D) 자회사인 '네이버랩스'의 대표를 겸임하며 R&D 사업을 이끈다.

그러나 이들이 실제 임원 업무를 하더라도 규제 당국이 이들에게 지분 공시 의무를 지우기는 어렵다. 상법 등 현행 법규에서는 임원이 아니면서 '부사장' '전무' 등 임원급 명칭을 쓰는 경우에만 지분 공시 의무를 추가 적용하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전 비등기임원은 지금 '리더' '총괄' 등 실무자 명칭을 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권오인 경제정책팀장은 "시가총액 국내 8위의 큰 기업이 임원제를 갑작스럽게 폐지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며 "애초 의도가 무엇인지와 무관하게 지배구조가 불투명해지고 내부 고위자 지분에 대한 시장 감시에서 벗어나게 되는 측면이 분명하게 있다"고 평했다.

홍익대 전성인 교수(경제학)는 "임원으로서의 펑션(function·실제 업무)은 유지하며 형식적으로 직급을 없애는 것은 책무 회피 조처로 해석될 공산이 크다. 애초 이런 문제를 막으려면 임원 업무를 하는 사람은 직함과 무관하게 지분 공시를 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회사 인사 제도가 변경됨에 따라 법과 규정에 따라 성실하게 공시한 것"이라며 "임원 지분 공개의 애초 목적이 미공개정보를 활용한 불공정 거래를 방지하는 것인 만큼 사내 공지와 모니터링 등 내부 통제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시 의무가 없어진 비등기임원들의 자사주 보유량은 올해 1월 5일 기준 6천380주(0.02%) 수준"이라며 "이들이 공시에서 제외돼도 지분이 미미해 (전체 지배구조에) 큰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해진 네이버 전 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업계에서는 임원제 폐지로 네이버의 핵심 경영자이자 창업자인 이해진 전 이사회 의장 측의 전체 지분을 파악하기 어렵게 됐다는 지적이 적잖다.

주요 주주 지분은 당사자 보유량과 임원 등 특별관계자의 주식을 합쳐서 계산하며 이 지분율이 5%가 넘으면 별도 공시 대상이 된다.

하지만 네이버의 종전 임원 30여 명이 자사주를 늘려도 이 전 의장 측 지분으로 계산되지 않고, 이 전 의장과 이들의 지분이 도합 5%가 넘어도 공시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 전 의장은 이번 달 공정거래위원회를 방문해 네이버의 준 대기업 지정 때 자신을 총수(동일인)로 지정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총수가 되면 공시 등 법적 책무가 커지고 '일감 몰아주기 금지' 등 규제를 받아야 한다. 이 전 의장 측은 네이버 지배구조가 투명하고 본인이 직접 가진 지분도 적어 총수 지정이 부당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현재 이 전 의장 측 지분 총합은 공시된 정보가 적어 '5%에 가깝다' '6∼7%대' 등 설이 엇갈린다. 네이버 최대 주주는 10.61%를 가진 국민연금이고 2·3대 주주는 외국계 펀드로 지분율이 5.04%와 5.03%다. 이 전 의장 개인의 지분율은 4.31%다.

tae@yna.co.kr,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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