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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스토리] "우리 발 밑이 불안하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 = "지상 123층, 지하 7층, 총 공사비는 2조3천억원. '한국의 바벨탑'이라 불린 이 초고층 빌딩은 개장 첫날 자정, 한 순간 땅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지표면에는 직경 180m, 깊이 700~1000m에 달하는 거대한 구덩이만 남는다"

[디지털스토리] "우리 발 밑이 불안하다" - 1

이재익 작가 소설 '싱크홀'의 한 장면이다. 소설속에서 등장하던 이 공포는 지난 2014년 서울 일대를 뒤덮었다. 서울 잠실 석촌지하차도 등지에서 도로함몰이 연쇄적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형 동공도 수차례 발견되면서 시민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발 밑은 여전히 불안하다. 최근 전국 곳곳에서 도로함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7~8월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천지하철 2호선 역사 근처에서 땅 꺼짐 현상이 반복됐고, 지난 23일 대전 동구 삼성동 한 도로에서는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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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도로함몰은 얼마나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을까. 또 가장 심한 곳은 어디일까. 국토부와 서울시가 제공하는 통계를 활용해 싱크홀의 현황과 해결책 등을 짚어봤다.

◇ 도로함몰 해마다 증가…송파구에서 가장 많이 발생

[디지털스토리] "우리 발 밑이 불안하다" - 3

갑자기 땅이 꺼지는 도로함몰은 꾸준히 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의 도로함몰 발생 건수는 2014년 858건, 2015년 1천36건, 2016년 1천39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서울은 2014년 779건에서 지난해 803건으로 늘어났다.

서울에서 도로함몰이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송파구다. 서울시의 '도로함몰 침하 동공 통계 현황'을 살펴보면 최근 5년간(2010~2014년) 송파구에서 866건의 도로함몰이 발생했다. 그 다음으로는 구로구 289건, 중구 225건, 종로구 199건, 용산구 192건 순이었다.

지난 6월 25일 울산시 동구 서부동의 한 도로에서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해 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월 25일 울산시 동구 서부동의 한 도로에서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해 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폭우는 도로함몰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도로함몰은 계절별로는 비가 많이 오는 여름에 1천629건(40.1%)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이어 봄에 1천136건(28%), 가을에 918건(22.6%), 겨울에 379건(9.3%)으로 나타났다.

도로함몰은 빨리 발견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달 강원도 강릉시에서 40대 이모씨가 싱크홀에 빠져 구조됐고, 2015년 용산역에서 행인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외에서는 싱크홀에 빠져 목숨을 잃는 사건도 빈번하다.

수도권 주민 95%는 싱크홀에 불안감을 느꼈다. 경기개발연구원이 2014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싱크홀에 대한 불안감을 묻는 말에 53.5%는 '매우 불안', 41.7%는 '불안'하다고 답했다.

싱크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55.1%), '매우 그렇다' (24.5%)로 답해 79.6%가 잠재적인 싱크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노후화된 하수관 도로함몰 주원인

도로함몰은 왜 발생하는걸까. 서울에서 발생하는 도로함몰은 하수관 손상, 굴착공사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서울 지역은 대부분 단단한 화강·편마암 지질로 구성돼 있어 자연적인 싱크홀이 발생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지난 5년간 서울시에서 발생한 도로함몰 사고 4건 중 3건은 하수관로 문제 때문이었다. 대부분 1970~1980년대에 지어진 하수관로는 벌써 50년 넘게 나이를 먹었다. 하수관로의 노후화가 도로함몰을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윤신 서울연구원 박사는 "오래되고 손상된 하수관로에서 누수된 물이 흙 속에서 물길을 형성하거나, 관로 속에서 토사가 유입되면서 동공이 확대되고 도로함몰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도로함몰의 잠재적 위험성을 지닌 자치구는 어디일까. 서울시가 공개한 '노후 하수관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종로구는 전체 하수도관(351km)의 65%(229.8km)가 50년 이상 노후하수관로였다.

이어 용산구 52.3%(191.3km), 성북구 51.6%(249.7km), 구로구 50.8%(194.6km), 영등포구 49.3%(239.3km), 동작구 43.4%(149.8km) 순이었다.

◇ 하수관로 정비 안하면 50년 후 도로함몰 비율 14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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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해결의 관건은 시간과 비용이다. 서울시는 하수관로 긴급 정비에만 2조원이 들 것으로 추산한다. 우선 올해 1천306억 원을 투입해 노후 하수관로 정비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내년까지 매설연수 30년 이상 된 노후 하수관로 5천260㎞ 중 개발예정지역 등을 제외한 2천720㎞를 조사한다. 도로함몰 주요결함에 대해 2019년까지 정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2천720㎞ 중 1천393㎞에 대한 1차 조사결과 환경부 기준에 따른 20개 이상 항목으로 정비가 필요한 연장은 775㎞다. 이를 정비하는 데는 약 1조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2차 조사대상까지 정비할 경우 약 2조 원이 들 전망이다.

시는 단기적으로 도로함몰 등 재해 예방에 선제 대응하고, 장기적으로 하수도 품질을 향상시켜 도로함몰을 원천적으로 예방할 계획이다. 하지만 적기 사업완료를 위해 국비의 추가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7월 추진한 '지반침하 예방대책' 회의는 그 고민의 결과다. 국토부는 2014년부터 3차원 지하공간 통합지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지하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의 빠른 정착으로 국민 불안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하수관로를 정비하지 않고 50년을 흘려보내면, 앞으로 도로함몰 비율이 무려 14배 이상 뛸 것으로 추정했다.

인포그래픽=김유정 인턴기자

junepe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8/26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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