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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도발 위협속 민방공훈련…일부 '안보불감증' 풍경도

오후 2시부터 20분간 진행…국무총리·행안부 장관도 참관
공습경보 무시하고 활보하는 차량·시민도
피할 사람은 피하고 다닐 사람은 다니고
피할 사람은 피하고 다닐 사람은 다니고(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23일 오후 민방공대피훈련 중 광화문 모습. 지하도에 대피한 사람들과 비슷한 시각 도로를 다니는 사람들.
이날 훈련은 을지훈련과 연계해 실시한 것으로 오후 2시 공습경보가 발령되면 지나가는 시민은 15분간 이동이 통제된다. 공습을 피할 수 있는 가까운 민방위대피소로 재빨리 몸을 피해야 한다. 2017.8.23
xyz@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23일 오후 2시 정각.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와 함께 전국에 공습경보가 발령됐다. 화생방 무기, 적 항공기, 유도탄 등을 이용한 공격이 임박하거나 공습이 진행 중인 상황을 가정한 민방공 훈련이 시작됐다.

20분간의 훈련을 알리는 공습경보가 발령되자 서울시내를 지나던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됐다. 운전자들은 갓길에 차량을 세운 뒤 시동을 끄고, 라디오로 방송되는 훈련 상황을 들으며 대기하는 모습이었다.

서울을 비롯한 40개 지역 상공에는 적기로 가장한 전투기가 출현해 연막탄 등을 사용, 실제 공습상황처럼 긴장감을 높였다. 15분간 통행이 중지되자 시민들은 대피 유도요원의 안내를 받아 가까운 지하 대피소나 지하보도 등으로 대피했다. 서울 한강의 마포·반포·한남·영동·암사대교는 차량이 통제돼 텅빈 모습이었다.

123층짜리 잠실 롯데월드타워도 민방공 훈련대상 기관은 아니었지만 35층 이하 층에 대해 훈련을 시행했다. 훈련 안내방송 3분 뒤 오후 2시 비상벨이 울리자 약 1천700명의 롯데계열사 등 상주직원들은 비상계단으로 이동했고, 피난용승강기 7대에 나눠 타고 22층 피난 안전구역인 지하 1층 대피소로 대피했다.

롯데월드타워 민방공 대피훈련
롯데월드타워 민방공 대피훈련(서울=연합뉴스) 23일 롯데월드타워 민방공 대피훈련에 참가한 직원들이 자체소방대의 유도를 따라 22층 피난 안전구역에서 지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7.8.23 [롯데물산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는 공습경보 사이렌과 함께 건물 전체에 불이 꺼졌고 직원들은 비상계단으로 지하층으로 대피했다.

서울청사 종합상황실에서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민방공 대피훈련을 참관했다.

이 총리는 행정안전부 비상안전기획관으로부터 전국 민방공 대피훈련 실시 현황을 보고받고, 을지연습 상황실을 방문해 훈련 중인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총리는 "한반도는 안보불안이 상시화됐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안보불안이 고조되고 북의 군사적 위협이 고도화되고 있다"면서 "안보불안에 둔감해지고 대처에 무심해지면 더 큰 위험을 우리가 스스로 불러오는 꼴"이라고 말했다.

훈련 주무부처인 행안부의 김부겸 장관은 이날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을 찾아 주민과 함께 훈련에 참여했다. 주무부처 장관이 훈련 지휘소가 아닌 현장을 찾아 훈련에 함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 장관은 훈련 공습경보가 울리자 주민들과 함께 대피소로 이동했고, 이곳에서는 방독면 착용과 심폐소생술 시연에 동참했다.

안보위협에 상시적으로 민감한 전방지역에서도 최근 북한 도발위협 분위기가 반영된 듯 긴장감 속에 훈련이 진행됐다.

강원도 중동부전선 최전방 화천에서는 화천읍 주민 30%가량인 2천명을 수용 가능한 서화산터널을 대피소로 활용해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이 펼쳐졌다.

해외 유력 방송사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화천을 찾아 접경지 마을에서 열린 민방위 훈련 전 과정을 영상으로 담기도 했다.

백령도와 연평도 등 최북단 서해 5도에서도 민방공 대피훈련이 진행됐다. 주민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20분간 국가 전시대응태세를 점검하는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과 연계해 민방공 대피훈련을 했다.

그러나 공습경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유유히 차량을 운행하거나 거리를 돌아다니는 시민들이 곳곳에 눈에 띄어 '안보 불감증'이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냈다.

'공습경보에도'(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을지연습과 연계한 민방공대피훈련이 실시된 23일 오후 서울 시내 도로에서 공습경보가 울린 뒤에도 오토바이와 시민들이 도로를 지나고 있다. 오후 2시 공습경보가 발령되면 차량은 5분간 갓길에 정차하고 시민들은 15분간 이동이 통제된다. 2017.8.23seephoto@yna.co.kr(끝)
'공습경보에도'(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을지연습과 연계한 민방공대피훈련이 실시된 23일 오후 서울 시내 도로에서 공습경보가 울린 뒤에도 오토바이와 시민들이 도로를 지나고 있다. 오후 2시 공습경보가 발령되면 차량은 5분간 갓길에 정차하고 시민들은 15분간 이동이 통제된다. 2017.8.23seephoto@yna.co.kr

특히 서울 광화문, 신문로 일대에서는 훈련 공습경보에 많은 시민이 지하도로 대피했지만, 상당수 시민은 평소와 다름없이 지상 건널목을 통행했다. 거리 곳곳에 노란 완장이나 점퍼를 착용한 채 배치된 공공 안내요원들이 별다른 저지없이 이들의 통행을 지켜보는 경우도 많았다.

동대문 평화시장, 청계천 인근 도로에서는 의류, 천, 음식물 등을 실어나는 오토바이들이 이동을 계속했다.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통제시간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일부 구간에서는 보행자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통행했고, 바로 옆 구간에서는 안내요원들에 가로막히는 등 혼선이 빚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오늘 민방공 훈련인줄 알았지만 시간은 몰랐다"고 말하거나, 노란 완장을 찬 안내요원들에게 "훈련을 몇분간 하는거냐, 지금 끝난 거냐, 끝나지 않은 거냐"고 묻기도 했다.

안내부족이나 형식적인 훈련을 꼬집는 의견도 있었다.

트위터 아이디 'hyon****'는 "민방위 훈련하는 것은 좋은데 외국어 안내는 왜 없나. 식당에 외국인이 엄청 많은데 휴전국가에 놀러와서 얼마나 놀라겠나"라며 정부의 홍보 부족을 질타했다.

일선 학교에 재학하는 학생들은 "민방위 훈련인데 엎드려 잤다", "수업하다 지하주차장으로 끌려 내려가 교육청 제출용 사진 한장 찍고 다시 올라갔다" 등 형식적 훈련을 꼬집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훈련을 참관한 이낙연 총리도 "한반도는 안보불안이 상시화됐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안보불안이 고조되고 북의 군사적 위협이 고도화되고 있다"면서 "안보불안에 둔감해지고 대처에 무심해지면 더 큰 위험을 우리가 스스로 불러오는 꼴"이라며 안보의식 확립을 주문했다.

puls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8/23 20:0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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