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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우리는 진정 해방됐나?'…뮤지컬 '아리랑'

(서울=연합뉴스) 김종환 기자 = 일제 강점기 민초들의 한 서린 통곡은 민족의 울분이 되어 가슴을 저리게 합니다. 익히 짐작이 가는 한 세기가 다된 이야기임에도 이토록 심정이 먹먹한 것은 진정한 해방에 대한 열망이라 해두고 싶습니다. 뮤지컬 '아리랑'의 이야기입니다.

[리뷰] '우리는 진정 해방됐나?'…뮤지컬 '아리랑' - 1

조정래의 대하소설을 원작으로 한 대형 창작뮤지컬 '아리랑'이 관객들의 호평 속에 공연 중입니다.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첫선을 뵌 작품은 일제 강점기를 살아냈던 민초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투쟁의 역사를 담아냈습니다.

파란의 삶을 살아간 이들의 이야기는 대한제국 말, 전북 김제 죽산면을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명랑한 '수국'과 웃음기 많은 '득보'는 사랑하는 사이입니다. 득보의 동생 '옥비'와 양반가 자제 '수익' 역시 서로를 흠모합니다. 수익의 몸종이었던 '치성'만이 수국을 연모하며 애를 태웁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에 나라가 빼앗기자 이들은 비극적인 운명에 휘말리게 됩니다.

[리뷰] '우리는 진정 해방됐나?'…뮤지컬 '아리랑' - 3

서막은 수국의 오빠이자 감골댁의 아들 '영근'이 빚 20원에 하와이로 팔려가면서부터입니다. 그사이 치성은 일본 첩보원 학교를 졸업하고 돌아와 친일파가 되고, 수익은 만주로 가 독립군을 이끕니다. 일본의 앞잡이가 된 치성은 독립군 수장이 된 수익을 잡기 위해 그의 행방을 쫓고 그 과정에서 감골댁을 죽음으로 내몹니다. 일본의 마수는 조선의 딸들에게도 예외가 없습니다. 미선소(米選所)에서 일하던 수국은 감독관에게 유린당하고, 이에 분노한 득보는 주먹을 휘둘러 옥에 갇힙니다. 득보의 동생 옥비는 그런 오빠를 구하기 위해 감찰국장의 첩이 됩니다. 이 틈을 타 치성은 수국을 협박해 강제 동거를 시작하고, 수국은 그의 아이를 갖게 됩니다. 작품 속 여인들의 삶은 과히 숨 쉬는 것조차 괴롭습니다.

[리뷰] '우리는 진정 해방됐나?'…뮤지컬 '아리랑' - 4

작품은 일제의 만행과 고통 속에서 삶을 이어가는 민초들의 삶을 생생하게 재현했습니다. 적어도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울컥하지 않을 수 없는 한과 아픔이 서려 있습니다. 재산은 강탈당하고, 청춘은 20원에 노예로 팔려갑니다. 제국주의의 칼날 앞에 여인의 꿈과 사랑은 짓밟히고 육신마저 찢깁니다. 눈물과 애통함으로 지새운 세월은 켜켜이 쌓여 한(恨)이 되고, 통곡은 곡조로 남아 '아리랑'이 됩니다. 아리랑은 밟히고 밟혀도 살아가려는 이들의 끈질긴 삶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판소리와 앙상블을 통해 전해지는 아리랑 곡조는 그래서 더욱 제어할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리뷰] '우리는 진정 해방됐나?'…뮤지컬 '아리랑' - 5

12권이나 되는 원작소설을 160분짜리로 짜임새 있게 압축한 연출의 힘도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비극적인 역사의 이야기를 현대적 무대 장치로 재해석한 연출의 상상력이 신선했고, 선명하고 강렬한 이미지는 뇌리를 파고듭니다. 무엇보다 작위적으로 관객에게 눈물을 호소하지 않는 연출법이 좋습니다. 담담하면서 무게감 있는 연출의 완승이라 할 수 있습니다.

[리뷰] '우리는 진정 해방됐나?'…뮤지컬 '아리랑' - 6

배우들의 연기력과 가창력 또한 돋보입니다. 초연 멤버들이 대거 무대에 선 만큼 배우들은 안정적이고 탄탄한 열연으로 극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감골댁 역을 맡은 김성녀의 연기와 판소리는 작품의 최대 백미입니다. 그의 풍부한 성량과 호소력 짙은 연기는 극을 이끌어가는 힘이 있습니다. 여기에 옥비가 들려주는 판소리가 더해지면서 극은 절정에 이릅니다.

[리뷰] '우리는 진정 해방됐나?'…뮤지컬 '아리랑' - 7

고선웅 연출은 "(아리랑은) 슬프지만, 툭툭 털고 일어나는 우리 선조와 우리 내면의 유전 인자에 대한 얘기라고 생각한다"며 "매우 영광스러운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 작품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배우 안재욱, 서범석, 김우형, 윤형렬, 윤공주, 박지연, 이소연, 장은아 등이 출연하는 작품은 오는 9월 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서 만날 볼 수 있습니다.

kk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8/23 17:0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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