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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수사·판결 '사법적폐' 비판, 법조계에 여진(종합)

"위험 발언" 반발 속 "사법신뢰 붕괴 탓" 자성 목소리도
'1차 수사' 뇌물수수 무죄…'2차 수사' 정치자금법 유죄
소감 밝히는 한명숙 전 총리(의정부=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새벽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7.8.23andphotodo@yna.co.kr(끝)
소감 밝히는 한명숙 전 총리(의정부=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새벽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7.8.23andphotodo@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방현덕 황재하 기자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가 23일 새벽 만기 출소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수사·판결 결과에 대해 "억울한 옥살이", "사법 적폐"라고 비판하면서 법조계에 여진이 일고 있다.

확정된 판결을 사실상 부정하며 사법부를 '적폐'로 몰아가는 것은 삼권분립 위배이자 정치권의 '법원 길들이기'라는 반발이 있고, 이 같은 비판이 나오게 된 근본적 원인을 성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1·2·3심 모두 정당한 절차를 거쳐 판결과 집행까지 끝난 사건을 재심 사유도 없으면서 잘못된 결론이라고 하는 것은 사법부의 권위를 부인하는 위험한 일"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법원을 비판하면 결국 여론재판이나 정치인의 눈치를 보는 재판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국민에게 오히려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검찰 간부는 "정치적 목적으로 확정판결에 불복할 것처럼 발언하는 것은 우리 정치권의 후진적인 사법관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치는 정치지만, 법은 법 아니냐"라고 말했다.

한 재경지법 부장판사는 말을 아끼면서도 "추 대표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 판사 출신이라는 추 대표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해 "기소도 잘못됐고 재판도 잘못됐다"며 검찰뿐 아니라 법원까지 강도 높게 비판했다.

추 대표는 "박근혜 정부에서 사법부마저도 때로 정권에 순응해왔다"며 "이번 기회에 사법부가 치부를 드러내고 다시는 사법 적폐가 일어나지 않는 기풍을 새롭게 만들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발언의 적절성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졌다.

그러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추 대표의 비판을 곱씹고 반성할 여지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중견 변호사는 "'사법 적폐' 논의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사법부가 그만큼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을 보여준다"며 "군사정권 시절의 많은 판례가 재심으로 번복된 것처럼 한 전 총리에 대한 판결도 과연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인지 추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당시 열린우리당 대선후보 경선 비용 명목으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2010년 기소됐다.

한 전 대표가 돈을 줬다는 검찰 진술을 번복하면서 1심에서 무죄가 나왔지만, 2심은 한 전 대표의 검찰 진술에 신빙성이 더 있다며 1심을 깨고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천만원을 선고했다. 2심 판결은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확정됐다.

검찰은 대법원 확정판결 직후 추징금 환수팀까지 꾸렸지만 한 전 총리의 별다른 재산이 없어 일부 교정시설 영치금 외에는 추징금을 대부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는 이 사건에 앞서 총리 재직 당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미화 5만 달러를 받은 뇌물수수 혐의로 2009년 기소됐지만 1, 2심 모두 무죄가 난 데 이어 대법원에서도 2013년 3월 무죄가 확정됐다. 여당이 문제 삼은 한신건영 전 대표와 관련된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는 뇌물 사건 1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전격 시작돼 '별건 수사' 논란을 빚기도 했다.

bangh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8/23 20: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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