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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장치·마스크·방폭등…STX조선 현장 안전 구멍 '숭숭'

밀폐공간 작업 극도로 민감한데도 안전장치·보호장구 제대로 된 것 하나 없어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밀폐공간인 선박 내 탱크에서 작업자 4명이 숨진 STX조선해양 폭발사고는 밀폐공간 작업 때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조선업은 근무환경이 열악한 중공업 업종에서도 위험도가 높다.

[그래픽] STX조선 폭발 사고 지하 2층서 폭발 추정
[그래픽] STX조선 폭발 사고 지하 2층서 폭발 추정(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해경 수사본부는 도장작업자 4명이 숨진 경남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 폭발 사고와 관련, 사고가 발생한 9.3m 깊이의 RO(잔유) 보관 탱크가 철제 격벽으로 나뉜 3개 층으로 구성된 가운데 이 중 지하 2층에서 폭발이 최초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선박 내부에는 격벽 구조로 이뤄진 수많은 밀폐공간이 있다.

격벽을 이어붙이는 용접과 부식을 방지하는 도장작업이 좁고 답답한 밀폐공간 내 주요 작업이다.

밀폐공간 내 폭발사고를 막으려면 우선 인화성 가스가 일정수준 이상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혹시 인화성 물질이 남아 있을 경우에 대비, 발화원이 되는 전기적 스파크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도 핵심이다.

이번 인명사고는 두 가지가 모두 지켜지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안전공단이 만든 선박건조 안전보건 매뉴얼은 '블록이나 선체 내부에서 도장작업 중 인화성 액체의 증기나 가스 등에 의한 화재 폭발위험이 있다'고 적시한다.

따라서 밀폐공간에서 도장·세척작업을 할 때 인화성 가스의 공기 중 농도가 인화 하한계 값(인화점에 이르는 농도)의 25%를 넘지 않도록 충분한 환기를 유지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때문에 밀폐공간 도장작업 중에는 수시로 공기농도를 측정하고 인화성 가스를 배출하는 장치를 반드시 설치·운용해야 한다.

그러나 유족들과 당시 사고현장 근처에 있던 협력업체 일부 직원은 배기 장치는 있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숨진 작업자 중 1명이 사고 발생 20여 분 전 탱크에서 나와 유해 가스를 빼내는 팬을 여러 차례 살펴봤다"며 팬 오작동 가능성을 제기했다.

배기 장치 고장으로 사고현장 내 인화성 가스 농도가 인화 하한계 값을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

폭발 사고 현장으로
폭발 사고 현장으로(창원=연합뉴스) 지난 20일 오전 11시 37분께 STX조선해양에서 건조 중이던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안 RO 탱크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안에서 도장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소속 작업자 4명이 숨졌다. 사고 이튿날인 21일 해양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감식 관계기관이 사고현장을 감식을 위해 탱크 안으로 내려가고 있다. 2017.8.21 [해경 제공=연합뉴스]

조명등 등 고정식·이동식 전기설비는 인화성 가스를 발화시킨다.

이를 막으려 열·충격에 견디는 특수유리와 고무, 실리콘 등 소재로 완전히 밀봉한 방폭 장치를 갖추고 방폭 등급 인증을 받은 것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현장에선 방폭등 불량 가능성도 제기됐다.

22일 STX조선해양을 방문해 사고현장을 둘러본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탱크 내에 있던 방폭등 4개 중 1개가 깨진 채 발견됐다는데 방폭등이 터지면서 필라멘트가 스파크를 일으켰을 수 있다"며 "방폭등이 안전제품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폭기능이 없는 스위치와 콘센트 등은 밀폐공간 밖에 설치해야 한다.

정전기로 인한 폭발 우려도 있어 작업자들이 입는 도장복 역시 정전기를 발생시키지 않는 제전(除電) 기능을 갖춰야 한다.

파손된 방폭등
파손된 방폭등(창원=연합뉴스) 지난 20일 발생한 STX조선해양 선박 건조 현장 폭발 사고와 관련, 21일 해경 수사본부가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사진은 이날 현장에서 확인된 파손된 방폭등. 오른쪽 뒤편에는 온전한 형태의 방폭등이 달려 있다. 2017.8.21 [창원해양경찰서 제공=연합뉴스]

작업자들이 송기 마스크 대신 필터만 달린 방독 마스크를 쓴 점도 밀폐공간 작업 안전수칙 위반이라고 금속노조는 지적했다.

송기 마스크는 산소결핍이나 먼지로 인한 피해를 막으려 작업자에게 호스를 통해 공기를 강제로 공급하는 장치가 달린 마스크다.

산업안전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 중에는 산소결핍이나 유해 가스 피해를 막으려 사업주가 밀폐공간 작업자에게 공기호흡기 또는 송기마스크를 지급하여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규정(64조)이 있다.

박세민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숨진 작업자 시신 부검에서 폭발 후 질식으로 숨졌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작업자들이 방독 마스크가 아니라 송기 마스크를 착용했다면 폭발 후에라도 숨을 쉴 수가 있어 구조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 확보가 가능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는 사고 후 담화문을 통해 "몇 년간 큰 안전사고 없이 넘어왔다는 생각이 방심을 키운 것은 아닌지 속상하고 고인과 유가족에게 죄스럽다"며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모든 작업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생산현장 전체에 안전 평가를 받고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해 고용노동부 승인을 받겠다"고 뒤늦은 대책을 내놨다.

STX조선 선박 폭발 원인을 찾아라
STX조선 선박 폭발 원인을 찾아라(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2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STX조선해양에서 선박 탱크 폭발 관련 합동 감식이 진행 중이다.

seam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8/23 15: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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