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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9 사고 순직 이태균 상사, 병사들에 친형 같은 간부"

"정말 성실하고 착한 간부" 평가…18개월 아기 두고 순직
K-9 자주포 순직장병의 영정
K-9 자주포 순직장병의 영정(성남=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2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K-9 자주포 사격훈련중 순직한 故 이태균 상사와 故 정수연 상병의 합동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2017.8.21
stop@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최전방 강원도 철원 육군 5포병여단에서 지난 18일 발생한 K-9 자주포 사고로 순직한 이태균(26) 상사는 병사들이 친형처럼 믿고 따르던 모범적인 간부였다.

육군 관계자는 21일 "이 상사는 평소 쾌활한 성격과 꼼꼼한 업무 수행, 원만한 대인관계로 포대를 잘 이끈 간부였다"고 평가했다.

이 상사는 2011년 병사로 의무 복무를 하던 중 군 생활이 좋아 현역부사관에 지원, 2012년 5월 하사로 임관했다. 5포병여단은 이 상사가 이등병 시절부터 근무한 부대다.

이 상사는 부대원인 이등병이 몸이 아픈데도 열외를 못하고 비 오는 날 배수로 작업을 하는 것을 보고는 '아플 때는 아프다고 해야 한다. 자기 몸을 잘 챙겨야 한다'며 남몰래 보살펴주기도 했다.

부대원이 쓴 '마음의 편지'에서 이 상사가 '정말 성실하고 착한 간부'라는 평가를 받은 것도 이런 세심한 배려 때문이라고 한다.

부모님이 과수원 농사를 하는 이 상사는 대부분 농민인 지역 주민 지원에도 열심이어서 작년 말 철원군수의 표창을 받기도 했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이 상사는 생후 18월의 갓난아이를 두고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상사와 함께 순직한 정수연(22) 상병도 유격훈련에서 외줄타기 같은 어려운 과제에 5∼6차례나 도전해 부대의 '유격 노력왕'에 선정될 정도로 모범적인 병사였다.

K-9 자주포의 사수와 부사수를 지원하는 포수인 정 상병은 주말에도 포사격에 관한 책을 찾아 읽을 만큼 임무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고 한다.

정 상병의 부친은 이날 영결식에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에게 아들의 입대 전 사진과 사고 현장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꽃다운 아들을 군에 보냈는데 왜 이런 모습으로 돌려줘야 하는가"라며 아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직 장병 보내는 눈물의 배웅길
순직 장병 보내는 눈물의 배웅길(성남=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21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K-9 자주포 사격훈련중 순직한 故 이태균 상사와 故 정수연 상병의 운구가 실려나오자 장병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7.8.21
stop@yna.co.kr

이 상사와 정 상병은 동료 5명과 함께 K-9 자주포에 탑승해 사격훈련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북한이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빌미로 포격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 K-9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한 훈련이었다.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K-9 사격으로 발생하는 화염이 화포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폐쇄기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고 현장에서 폐쇄기와 포신이 접하는 부분에 있는 특수스테인리스강 재질의 '밀폐 링'이 미세하게 변형된 게 발견된 것이다.

K-9 구조상 폐쇄기를 완전히 닫지 않으면 격발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사고가 난 K-9은 일단 폐쇄기를 닫고 포탄을 쏜 것으로 추정된다.

부대는 이번 사격훈련을 앞두고 지난 8일과 사고 전날인 17일, 훈련 직전 등 세 차례에 걸쳐 폐쇄기를 점검했지만,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가 난 K-9에 탄 장병이 발사 버튼을 눌렀는지도 의문점이다. '발사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는 부상자 증언이 나왔지만, 정확한 사실은 더 조사해봐야 한다는 게 군 당국의 입장이다.

사고 현장은 매우 처참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고 당시 K-9 조종수 석에 설치된 해치는 약 30m 떨어진 곳까지 날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폭발력이 강했다는 얘기다. K-9 부품들이 외부로 튀어나가기도 했다.

군 당국은 민·관·군·경 합동조사로 전환해 철저한 원인 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조사를 마무리하는 데는 두 달 정도 걸릴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부상자들이 기도를 다쳐 말하기 어려운 탓에 군 당국은 부상자 3명의 기초 진술만 받은 상태다. 군 당국은 부상자들이 회복하는 대로 구체적인 진술을 받을 계획이다.

육군 관계자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장병들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으며 전투대비태세를 제고하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ljglor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8/21 18:0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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