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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아베, 아시아에서 美로부터 독자 노선 조용히 탐색

日일각서 북미대화·긴장완화 중재제안…우익신문은 피납일본인 송환 협상 촉구
뉴욕타임스 "아베, 日 이익되면 美와 다른 길 걸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공식, 공개적으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찰떡 공조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앞으로 미국의 영향력이 퇴조할 것에 대비해 아시아에서 독자 노선을 모색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 진단했다.

아베 총리(왼쪽)와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아베 총리(왼쪽)와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 사진]

일본은 지난달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키로 했던 11개국들과 무역회담을 주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주에 이 협정 포기를 선언했음에도 일본은 미국 없이라도 이 협정을 되살리는 데 열성적이다.

일본은 또 미국의 대중 대결 정책과 달리, 중국과 더 강한 관계를 구축하려는 심사도 엿보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대표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대한 협력 의사를 밝혔다. 일본은 동남아 일대에서 각종 사회기반시설 계획에 적극 투자해오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컬럼비아대 히코타니 다카코 조교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은 자유주의 질서와 자유무역을 유지하는 방법에 관해 생각해야 한다"며 "이는 일본에만 이익이 아니라 아시아 지역 전체에 이익"이라고 말했다.

물론, 평화헌법 때문에 군사력 면에서 제약을 받는 일본으로선 특히 안보와 관련해 미국과 관계를 약화시킬 생각은 없다.

지난 17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간 외교·국방 장관 안보협의회 후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이 핵우산을 포함한 대일 방어 방침을 재확인했다.

미국과 북한이 서로 무력위협을 하고 중국이 일본과 분쟁 수역에 계속 해군 함정을 보내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미국을 개입시키는 것 외에 일본에 선택권은 없다"고 정치위험 분석기관인 '테네오정보'의 일본 분석가 도비아스 해리스는 말했다.

그러나 대북 정책에 대해서마저 일본 정부에 미국과 다른 길을 개척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일본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우익 신문인 산케이는 지난 18일 사설에서 "서로 용납할 틈이 없는 양자(미국과 북한) 사이에 일본이 끼어들어" 납치 일본인 송환 문제를 북한과 협상할 것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를 비롯해 호전적인 대북 발언들이 일본을 겁먹게 해 미국과 거리를 두는 쪽으로 몰고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들도 나온다.

"일본이 트럼프의 대북 강경 자세를 언제까지 참아야 하느냐는 물음이 제기될 수 있다"고 일본국제문제연구소(JIIA)의 고타니 데쓰오 선임연구원은 말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자리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을 만나 일본과 대화 의향을 밝혔다는 일본 언론들의 보도는 이런 관측을 부채질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일본이 북한과 미국 간 대화를 중재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야나기사와 교지 전 내각관방 부장관보는 "무력으로 북한을 계속 압박하기만 해선 효과가 없다"며 "일본은 미국과 북한 간 긴장을 누그러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이 북미대화를 하도록 하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 같지는 않다고 아베 총리와 아베 내각의 생각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말했다. 북한이나 중국도 일본이 다자대화를 주선할 역량이 있다고 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소식통은 미국이나 중국만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고 일본도 한국도 러시아도 그럴 힘이 없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 비판론 측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활용,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에 나서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소피아대의 나가노 고이치 정치학 교수는 "일본이 미국과 관계를 단절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진정한 파트너라면 상대 파트너에게 솔직하고 경우에 따라선 고통스러운 충고를 통해 진정시킬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분석가들은 아베 총리가 일본에 이익이라고 생각할 때는 미국과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오바마 행정부 때 크림반도 병합을 이유로 러시아를 제재할 때도 일본은 미국이 원하는 것보다 약한 수준의 제재를 가했으며, TPP를 되살리려는 일본의 노력 역시 미국으로부터 얼마간 독립을 추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yd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8/21 16:4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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