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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 "北발언 '체리피킹'해 전하는 언론, 북핵 위기에 한몫"

최근 리용호 北외무상 발언 왜곡 사례…"오해가 가장 큰 위협"
리용호 북한 외무상[EPA=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북한과 미국이 연일 '말 폭탄'을 주고 받으며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조성한 데에는 사실을 정확히 전달하지 않는 언론이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9일(현지시간) '가짜 뉴스'라는 제목의 편집장 칼럼에서 "며칠 전 북한이 미국과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절대 협상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헤드라인이 요란했으나 사실 북한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38노스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발표한 성명을 미국 언론이 왜곡해 보도한 사례를 거론했다.

당시 리 외무상은 한국어로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우리는 그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켓을 협상탁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선택한 핵무력 강화의 길에서 단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언론이 이 발언 앞부분, 즉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청산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부 언급을 생략하고 북한이 핵무기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겠다'고 한 내용만 전해 진의가 왜곡됐다는 게 38노스의 지적이다.

게다가 리 외무상의 표현은 지난달 4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성명과 지난 7일 북한 정부 공식 성명에 나온 내용을 되풀이한 것인데 이를 설명한 언론도 한 군데도 없었다고 38노스는 설명했다.

지난 7월29일 북한 화성-14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 시험 발사되는 모습[AP/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7월29일 북한 화성-14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 시험 발사되는 모습[AP/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38노스는 "언론은 자극적인 기사를 쓰려고 북한 발언을 '체리피킹'(cherry picking·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취하는 행동)했다"며 "언론 보도와 달리 북한은 미국의 대북 위협 종식만이 대량파괴무기(WMD)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근 북미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대화론이 일축되고 선제타격, 예방전쟁 등 군사행동 가능성까지 거론되지만 리 외무상의 발언에서 드러난 북한의 진의는 미국의 대북위협 종식을 전제로 협상 가능성을 거론한 데 방점이 찍힌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또 38노스는 "누구도 북한의 진짜 메시지를 알아내기는 어렵지만 언론은 사실을 정확히 전달할 책임이 있다"며 "이번 일에서 언론은 완전히 실패했으며, 그 실패는 계속 고조하는 북미 간 위기 상황을 고려할 때 특히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미 NBC뉴스도 10일 '북미 교착상태: 오해(miscommunication)가 가장 큰 위협' 제목 기사에서 미국과 북한이 위험한 군사적 교착 상태에 빠지는 이유 중 하나가 이들이 서로의 '진의'를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특히 종말이라도 온 듯한 양국 지도자들의 발언이 오해와 오판 가능성을 높인다고 NBC는 설명했다.

앤드리아 버거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과거 핵보유국 간 갈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적의 의도를 이해하는 것은 항상 중요하다"며 "북미 관계에서는 많은 경우 그 이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북한에 "미국 더 위협말라…'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 (PG)
트럼프, 북한에 "미국 더 위협말라…'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 (PG)[제작 조혜인] 합성사진

ric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8/11 17:1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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