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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먹는 재미가 제일"…새들의 '먹방'

제 몸집보다 큰 물고기를 한입에 덥석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최근 텔레비전에서는 '먹방(먹는 방송)'이 유행이고 매우 인기 높은 콘텐츠다.

맛있게 먹는 것은 기본이고 엄청난 양을 먹는 것 등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새 중에서도 먹방을 하면 높은 인기를 끌 새가 있다.

자신의 몸집에 비해 엄청난 크기의 물고기를 잡아먹는 왜가리, 가마우지, 비오리가 그 주인공들이다.

왜가리 한 마리가 하천의 갈대밭에서 모처럼 대어를 낚았다.

갈대숲 사이에서 족히 30㎝ 정도 되는 붕어를 용케 찾아낸 것이다.

낚시꾼들이 몰려 가뜩이나 물고기 사냥이 쉽지 않은 터에 엄청난 대물을 잡은 왜가리.

월척 붕어를 부리로 제압하고 삼키기를 시작한다.

목구멍이 잘 늘어나 큰 물고기도 잘 삼키는 왜가리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워낙 큰 물고기인 데다가 힘이 좋아 꼬리라도 흔들라치면 부리에서 튕겨 나갈 듯 위태롭기까지 하다.

백로와 동료 왜가리도 호시탐탐 가로챌 기회만 노리고 있다.

10분여를 물고 있던 왜가리는 붕어가 어느 정도 제압됐다고 생각했는지 첫 번째 삼키기에 도전했다.

목을 쳐들어 삼키는 시도를 했지만 역시나 붕어가 너무 커 목구멍으로 넘기지 못하고 실패했다.

다시 부리로 물고 10분여가 지났다. 재차 고개를 쳐들었으나 역시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도 부리는 붕어를 놓지 않는다.

그렇게 반복하기를 몇 차례.

시간은 그사이 40여 분이 흘렀다.

왜가리는 붕어를 삼키는 데는 실패했다.

수컷 피라미 사냥에 성공한 왜가리 [사진/유형재 기자]
수컷 피라미 사냥에 성공한 왜가리 [사진/유형재 기자]

붕어는 물 밖 세상을 구경하고는 자기가 살던 갈대숲으로 다시 들어갔다.

왜가리 입에 한동안 물렸던 터라 붕어의 생사가 그 후 어찌 됐는지는 모른다.

왜가리는 아쉬운 듯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한동안 그 자리에 머물렀다.

과유불급인 셈이다.

인근의 동료 왜가리와 백로는 피라미나 크기가 작은 붕어를 사냥하며 쏠쏠한 재미를 본다.

백로가 커다란 물고기를 물고 있다.
백로가 커다란 물고기를 물고 있다.

◇ 비오리 사냥터 항상 '시끌벅적' = 그러는 사이 인근에서는 최고의 물고기 사냥꾼 비오리 무리가 갈대숲을 헤치며 붕어 사냥에 나섰다.

사냥한 먹잇감을 두고 서로 빼앗아 먹으려는 전쟁이 벌어졌다.

비오리의 기막힌 사냥장면은 구경꾼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사냥장면을 보고 있으면 엄청난 크기의 물고기를 잡아 올리는 실력에 입이 쩍 벌어지고 이를 삼키는 식탐에 또다시 입이 벌어진다.

잠수성인 비오리는 무리를 지어 물 위를 줄지어 떠다니며 물속 상황을 살피다가 물고기를 발견하거나 만나면 잽싸게 잠수해 쏜살같이 사냥감을 낚아채 솟구친다.

비오리가 물고기를 사냥하고 있다.
비오리가 물고기를 사냥하고 있다.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이지만 이어진 먹이 다툼으로 주변은 매우 소란스럽다.

남이 사냥한 것을 빼앗는 것이 특기인 갈매기도 욕심을 내어 먹이 다툼에 끼어들었지만, 비오리의 워낙 빠른 움직임에 허탕 치기 일쑤다.

비오리는 기막힌 물고기 사냥꾼이지만 먹잇감이 부족한 탓인지 사냥 성공률은 별로 높지 않다.

먹고 살려면 끊임없이 이런 행동을 반복해야 한다.

그런 비오리가 10여 마리씩 떼를 지어 붕어가 많이 사는 갈대숲을 뒤지며 사냥에 나서 높은 성공률로 재미를 보고 있다.

강 한가운데서 떼 지어 오르내리며 숭어를 잡던 것과 달리 먹이가 매우 풍부하고 물고기가 잘 숨는 갈대숲을 공략한 것이다.

물속에 들어갔다 어느 순간 팔뚝만 한 씨알 굵은 붕어를 낚아채 물 위로 솟구쳐 물고 올라오는 사냥 실력이 감탄을 자아낸다.

엄청난 크기의 붕어를 낚아 순식간에 삼키는 모습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빨리 삼키지 못하면 전쟁이 벌어진다.

이를 빼앗아 먹으려고 달려드는 비오리 무리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여야 하고 가끔 갈매기나 왜가리, 백로도 호시탐탐 노리기 때문이다.

추격전을 벌이면 물고 가던 먹이가 워낙 커 놓치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데 이를 찾느라 아수라장이 되고 또다시 추격전이 벌어진다.

다행히 먹이를 삼킨 비오리는 실력을 뽐내거나 배부름을 과시하듯 하나같이 힘찬 날갯짓으로 마무리한다.

비오리의 사냥터는 그래서 항상 시끌시끌하다.

먹방 탐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이기도 하다.

기러기목 오릿과의 조류인 비오리는 텃새이자 철새로 몸길이는 약 66cm다.

◇ 가마우지의 엄청난 식탐 = 가마우지의 박진감 넘치는 물고기 사냥 모습도 압권이다.

식탐이 엄청나다.

무리생활하는 가마우지는 상공을 선회하다가 수면에 내려앉아 헤엄치며 뛰어난 잠수능력을 활용해 숭어, 메기, 잉어 등을 닥치는 대로 사냥해 먹어 치우는 것으로 이름을 떨친다.

물속을 계속 잠영하며 물고기 사냥에 나선다.

가마우지가 삼킬 수 없을 정도로 큰 숭어를 물고 있다.
가마우지가 삼킬 수 없을 정도로 큰 숭어를 물고 있다.

그러나 언뜻 삼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팔뚝만 한 크기의 숭어를 낚아채 삼키는 생동감 넘치는 모습은 단연 압권이다.

사냥한 물고기가 너무 커 바로 삼키지 못하면 주변의 가마우지 무리가 달려들어 뺏고 빼앗기는, 생생하고 치열한 생존현장이 그대로 드러난다.

조류계의 조폭으로 불리는 갈매기도 가마우지가 잡은 물고기를 빼앗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 눈 깜빡할 새 벌어지는 물총새의 사냥 = 몸집이 작은 물총새도 빠지지 않는다.

나뭇가지에 앉아 물속을 내려다보며 기회를 노린다.

몸이 빠른 물총새의 사냥은 눈 깜박할 사이에 벌어진다.

사냥에 성공한 물총새가 난감한 표정이다.

새끼 복어를 물고 나온 것이다.

사냥한 새끼 복어가 몸을 잔뜩 부풀리자 난감해진 물총새
사냥한 새끼 복어가 몸을 잔뜩 부풀리자 난감해진 물총새

자기도 복어라고 위험을 느끼고 몸을 잔뜩 부풀리자 물총새가 이를 삼키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한다.

이를 뱉어 버리고는 다시 물속으로 뛰어든다.

그러나 이후 물총새가 물고 나온 것은 몇 차례 더 새끼 복어였다.

물총새는 다른 사냥터로 떠났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7년 9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yoo21@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9/11 08: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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