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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태한 교수 "도산 선생 추방의 경위 밝혀냈다"

송고시간2017-08-10 07:01

"안창호 선생 볼셰비스트 모함은 종북논리의 원조 격"

도산 안창호 선생이 1904년 미국 리버사이드에 건설한 한인타운 '파차파캠프'
도산 안창호 선생이 1904년 미국 리버사이드에 건설한 한인타운 '파차파캠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도산 안창호 선생이 미국에서 추방됐다는 사실 자체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번에 그 추방의 경위를 밝혀낸 것입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을 볼셰비스트(공산주의자)로 모함한 미 이민국 접수 투서를 최초로 공개한 장태한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학교(UC리버사이드) 교수는 9일(이하 현지시간) 이번 사료 발견의 의미를 이렇게 평가했다.

장 교수는 도산 선생이 어떻게 호주로 추방됐는지에 관해서는 그 경위가 불분명했다면서 "추방 자체를 잘 인식하지 못했고 관심도 없었다. 왜 추방됐는지 과정, 그리고 절차가 밝혀진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미국 내 최초의 한인타운인 리버사이드 파차파 캠프에 집단 이주한 한인들의 입국 경로를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북캘리포니아 샌브루노 정보기록보존소에서 이민국에 접수된 안창호 선생에 대한 투서를 찾아냈다.

장 교수는 "안창호 선생 추방에 대한 연구가 아니라 파차파 캠프 연구를 위해 한인들의 입국 경로와 사료를 찾다가 우연히 발굴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파차파 캠프 실체를 밝혀내는 과정에서 1910년 인구조사자료(센서스)를 찾아 명단 100명을 알아냈다. 이 사람들이 파차파에 어떻게 왔는지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안창호 파일'이 발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서 접수는 우편으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본부에 우편으로 접수됐으나 실제 입국 심사가 이뤄진 엔젤섬 관리들에게까지 전달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엔젤섬은 당시 아시아인들의 입국을 철저히 통제하던 곳으로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동부 엘리스섬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고 한다.

장 교수는 안창호 투서의 연명 서명자인 '콩 왕'과 '찰스 홍 이'에 대해 "몇 개월 동안 여기저기 다 뒤졌지만 실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흥사단, 대한인국민회와 대립하던 대한인동지회 회원 명단도 찾아봤다. 이들은 안창호 선생이 미국으로 오는 것을 막으려 했던 조직이다. 그래서 동지회 세력을 확장하려는 차원에서 투서를 보낸 게 아닌가하는 추정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안창호 선생 전기는 물론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 새로운 발견을 의미한다"면서" 안창호 선생을 볼셰비스트로 모함하려 한 것은 일종의 종북 논리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찰스 홍 이'와 발음이 비슷한 당시 유학생으로 '이채홍'이라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도 확인했지만 신원 확인까지 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도산 선생의 생애, 가족과의 생이별, 인간적인 비애 등도 이번 사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시카고 이민국 J.B 브래키 검사관의 도산 선생 직접심문 기록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했다.

장 교수는 "이민국에선 안창호 선생이 볼셰비스트인지, 반정부 인사인지 관심이 있었고 그래서 구체적으로 입국 목적을 확인하려 했다"면서 "반면 도산은 당당하게 미국 정부를 신뢰하고 자유와 독립을 얘기했다. 옛 친구를 만나는 것이 목적이라고 해서 조사를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안창호 선생이 한 차례 체류 연장이 이뤄지긴 했지만 결국엔 요시찰 대상자로 분류됐다가 강제 추방되는 절차를 밟은 것으로 해석했다.

장 교수는 "하와이에서는 안창호 선생 환영식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6시간밖에 체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지금까지 도산 안창호 선생 전기가 여러 권 출간됐지만 세 번째 미국 방문과 추방 과정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며 "도산 선생의 세 차례 방미 기록 중 최초와 최후 부분을 책으로 엮어 출간할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도산 안창호 선생 자료 발견 연구자
도산 안창호 선생 자료 발견 연구자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도산 안창호 선생 자료 발견자인 장태한 UC리버사이드대 교수('김영옥재미동포연구소' 소장 겸임)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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