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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부패 추문에도 '불사조' 증명한 주마 대통령

송고시간2017-08-09 02:39

2009년 취임 후 부패·정경유착 의혹에도 남아공 집권당 압도적 지지

지금까지 8차례 불신임 관련 표결에도 건재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제이컵 주마(75)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끊이지 않는 부정부패와 정경유착 의혹에도 끈질긴 정치 생명력을 보여준 아프리카의 대표적 지도자로 꼽힌다.

8일(현지시간) 남아공 의회에서 처음으로 비밀투표로 치러진 자신의 불신임 표결에서도 집권당의 굳건한 지지 아래 또다시 건재를 과시하며 '불사조'란 별명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사실 주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한 이후 8년간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의원들 덕에 지금까지 집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8차례에 달하는 불신임 관련 표결에서 모두 살아남았다.

집권 중 의회에서 치러진 3차례 불신임 투표는 부결됐고, 한 차례 불신임 투표는 신임 투표로 수정된 뒤 가결됐으며, 다른 한 차례 불신임 투표는 철회됐다.

주마 대통령은 2016년 한 차례 탄핵 표결은 물론 두 차례 당수직 박탈 시도도 집권당의 두꺼운 방어막으로 이겨냈다.

주마 대통령의 퇴진을 위해서는 전체 400명의 의원 가운데 과반에 해당하는 201명의 찬성이 필요했으나 이날 표결에서 177명만이 찬성표를 던졌다.

ANC가 249석을 확보한 상황에서 최소 50명의 이탈자가 나와야 하는데 야권의 기대보다 훨씬 적은 반란표가 나온 셈이다.

주마 대통령은 집권 기간 숱한 부패 추문과 정경유착, 경제 악화를 이끈 주역으로서 야권은 물론 국민 다수의 지탄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취임 전부터 무기 사업권을 둘러싸고 뇌물수수 의혹에 휘말리고 친구의 딸을 성폭행했다는 의혹까지 사는 등 자질 논란을 일으켰다. 복잡한 사생활로 인해 2010년 처음으로 의회 불신임안이 발의됐다.

2014년에는 개인 사저 개·보수에 국고 수백만 달러를 쏟아 부어 수영장, 가축우리, 원형경기장, 방문객센터 등 보안 설비와는 무관한 시설을 설치해 비판을 받았다.

특히, 2016년 11월 주마 대통령과 '비선 재벌 실세'로 불리는 굽타 일가의 유착 정황이 적나라하게 담긴 남아공 국민권익보호원의 보고서가 공개된 직후 그의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 보고서에는 굽타 일가 3형제가 주마 대통령과의 가까운 관계를 이용해 여러 장관을 포함한 정부 고위 관리, 국영기업 사장 인선에 개입하는 등 비선 실세로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이 담겨 있다.

이러한 의혹에 비판 여론이 높아진 상황에서 주마 대통령은 올해 3월 말 별다른 예고 없이 내각 개편을 단행해 논란을 더욱 키웠다.

그는 자신에게 비판적이고 부패 척결을 외쳐 온 프라빈 고단 재무장관을 경질한 뒤 자신의 측근 말루시 기가바 전 내무장관을 후임으로 임명해 야권의 거센 반발을 샀다.

재무장관의 갑작스러운 교체 후 남아공 환율은 급격히 하락했고 투자자들의 우려도 한층 커졌다.

주마 대통령은 흑백인종 분리정책 아파르트헤이트를 철폐, 남아공의 새 시대를 연 '국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으로부터 ANC를 물려받은 후계자였으나 지금은 만델라의 명성에 먹칠을 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2009년 집권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주마 대통령의 임기는 2019년에 끝난다.

넬슨 만델라 남아공 전 대통령과 제이컵 주마 남아공 현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넬슨 만델라 남아공 전 대통령과 제이컵 주마 남아공 현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이컵 주마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는 남아공 야당, 종교계, 노동조합 시위대.[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이컵 주마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는 남아공 야당, 종교계, 노동조합 시위대.[AFP=연합뉴스 자료사진]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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