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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법' 내년 시행…'연명치료' 문서 남겨야 혼란없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내년 2월 시행되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은 더는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자기 결정에 따라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할 길을 열어놓았다.

이 법이 '웰다잉법'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 법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16년 1월 17일 입법관문을 통과했다.

지난 1997년 서울 보라매병원에서 환자의 인공호흡기를 뗀 의사와 가족이 살인죄로 기소된 이후 18년 만이며, 2009년 세브란스병원에서 식물인간 상태 환자의 인공호흡기를 떼 달라는 가족의 요구를 대법원이 받아들인 '김 할머니 사건' 이후 6년 만이었다.

연명의료 결정법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원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며 급속도로 임종(臨終) 단계에 접어든 임종기(dying process) 환자가 자신의 뜻을 문서(사전연명의료의향서 및 연명의료계획서)로 남겼거나 가족 2명 이상이 평소 환자의 뜻이라고 진술하면 의사 2명의 확인을 거쳐 연명치료를 중단하도록 했다.

중단되는 연명 의료는 호흡이 어려울 때 적용하는 인공호흡기, 심장이 멈췄을 때 시행하는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등 4가지 의료행위를 말한다.

이런 연명의료는 급성기 질환 환자의 생명은 구할 수 있지만,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임종기 환자에게는 치료 효과 없이 사망 시기만 지연하고 불필요한 고통을 가중하는 의미 없는 의료행위로 지목된다.

다만 연명의료 결정법은 통증을 줄이는 진통제나 물, 산소는 계속 공급하도록 했다.

연명의료 결정법은 우리 사회가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품위와 가치를 가진 죽음이란 무엇인가" 등 '죽음의 질'에 관한 심각한 의문을 던지며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얻은 결과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 법 시행에 앞서 정교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자칫 '현대판 고려장'이나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할 수 있으며 의료현장에서 적지 않은 혼란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대 의대 허대석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겨우 목숨만 유지하다가 임종하는 환자는 매년 3만∼4만명에 달한다. 이 중 환자가 연명의료를 끝까지 하겠다고 요구한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은 환자 본인의 뜻을 확인할 서류가 없고, 가족 중 누구도 책임지고 연명의료 유보나 중단을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허대석 교수는 "임종 임박 시기에 환자와 가족이 겪어야 할 혼란과 고통을 줄이고, 생의 마지막을 편안하고 품위 있게 맞이하는 웰다잉을 원한다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꼭 작성해 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조명받는 '웰다잉'
조명받는 '웰다잉'(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사회적인 기준보다 자신의 잣대에 따른 '웰빙'이 주목받는 시대, 좋은 삶 못지않게 좋은 죽음, '웰다잉(Well-Dying)'이 조명받고 있다. 서울시설공단은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 '웰다잉 복합 체험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추모공원 내 착한장례 문화전시관. 2016.8.25
mon@yna.co.kr

sh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8/08 06: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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