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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불위' 베네수엘라…반정부 성향 검찰총장 해임(종합2보)

송고시간2017-08-06 15:12

제헌의회 출범 후 첫 조치에 국제사회 우려 증폭

남미공동시장 '메르코수르', 베네수엘라 회원 자격 정지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김수진 기자 = 베네수엘라 제헌의회가 5일(현지시간) 반정부 성향의 루이사 오르테가(59) 검찰총장을 전격 해임하면서 사법권 장악에 나섰다.

AP·AFP통신에 따르면 국제사회의 비판 속에 전날 출범한 베네수엘라 제헌의회는 무기명 투표를 통해 출범 후 첫 조치로 오르테가 검찰총장의 해임안을 처리했다.

오르테가 검찰총장은 퇴진 여론에 부닥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줄곧 대립하면서 제헌의회 선거의 정당성을 비판해온 인물이다.

특히 마두로 대통령의 제헌의회 선거 강행에 대해 '헌법과 법치를 훼손했다'고 비난하며 선거 투표율 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 마두로 대통령을 압박해왔다.

마두로 대통령이 사실상 이끄는 제헌의회는 이날 오르테가 검찰총장을 해임하면서 제헌의회 체제가 최장 2년간 유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소속 의원 545명 전원이 친 정권 성향인 제헌의회는 헌법 개정은 물론 기존 의회와 정부기관을 해산하거나 관료들을 해임하는 등의 막강 권한을 발휘할 수 있어 국제사회는 마두로 대통령의 독재를 가속화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우려해왔다.

오르테가 검찰총장은 제헌의회의 결정에 불복 의사를 밝히고 마두로 정권과의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제헌의회의 결정이 마두로 정권이 헌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얼마나 나아가려 하는지를 베네수엘라와 전 세계에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가 당한 일은 전체주의적 지배에 반대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 당하는 일을 보여주는 아주 작은 예시일 뿐"이라며 "내가 숨 쉬는 한 베네수엘라 국민의 인권과 자유를 위해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오르테가 검찰총장의 후임으로는 친 정부 성향의 타렉 윌리엄 사아브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임명됐다.

사아브 검찰총장은 취임 직후 "대통령부터 서민까지" 모두가 직면한 외부 위협으로터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미 정부는 지난달 사아브 검찰총장이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임에도 인권 보호 의무를 소홀히하고, 반 정부 시위자들을 탄압했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으로 지목한 바 있다.

오르테가 검찰총장 후임으로 임명된 타렉 윌리엄 사아브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EPA=연합뉴스]

오르테가 검찰총장 후임으로 임명된 타렉 윌리엄 사아브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EPA=연합뉴스]

가택연금 도중 군 교도소에 수감됐던 야당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스(46)는 이날 풀려나 다시 가택에 연금됐다.

그의 아내 릴리안 틴토리는 트위터를 통해 "그들이 레오폴도를 막 집으로 데려왔다"며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평화와 자유를 위해 더 확고한 신념과 힘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정보당국은 지난 1일 새벽 가택 연금 중이던 레오폴도와 레데스마 전 카라카스 시장은 전격 체포해 군 교도소에 수감했다. 레데스마는 지난 4일 풀려나 가택에 연금됐다.

오르테가 검찰총장을 축출한 베네수엘라 제헌의회의 결정에 주변국은 우려를 표했다.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트위터에서 "이번 조치는 마두로 정권의 독재를 더 확고히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며 "미국은 이 불법적인 (해임) 조치를 비난한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칠레, 과테말라, 멕시코, 파나마, 페루 등 주변국도 모두 이번 조치를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불법" 의회가 저지른 "첫 독재주의적 행동"이라며 베네수엘라 국민과의 연대를 약속했다.

루이스 알마그로 미주기구(OAS)도 사아브 검찰총장 임명 소식에 "베네수엘라의 제도 질서가 무너진 상황에서 위법 의회의 결정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 남미 4개국이 참여하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은 민주주의 절차를 훼손한 대가로 베네수엘라에 대해 자격정지를 결정했다.

베네수엘라는 2012년 메르코수르에 가입했지만 대외 무역협상에는 참여하지 않았고 지난해 말부터 이미 자격이 정지된 상태다.

주요 4개국이 추가로 자격정지를 결정하면서 베네수엘라는 사실상 메르코수르 회원국으로 복귀하기가 어렵게 됐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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