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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대선 치르는 케냐…'부족 간 유혈충돌' 악몽 재현되나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오는 8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케냐 대선에서 부정선거 논란이 일면 폭력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대선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케냐 서부 리프트 밸리(Rift Valley) 카운티 주민들은 10년 전 악몽을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AFP가 현지 전문가의 전언을 토대로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냐에서는 지난 2007년 말 대선에서 므와이 키바키 대통령의 당선이 발표되고서 개표부정 논란이 일어 리프트 밸리를 중심으로 종족분쟁 양상의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이 지역에서는 오랜 경쟁 관계인 키쿠유족과 칼렌진 부족이 극심한 유혈 충돌을 이어갔으며, 전국적으로 1천 100명이 사망하고 60여만 명이 집을 잃었다.

이 두 부족은 그러나 지난 2013년 대선에서 정치적 동맹관계를 맺고 키쿠유족 출신의 우후루 케냐타를 대통령 후보로, 칼렌진 부족 출신의 윌리엄 루토를 러닝메이트로 내세워 정권을 잡았다.

리프트 밸리 주민들은 이번 대선을 앞두고 이 동맹관계가 굳건히 유지돼 안정이 지속되기를 바라지만 일각에서는 이들 두 부족의 동맹관계가 쉽게 깨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위기그룹(ICG)은 지난 5월 보고서에서 "이번 선거에서 키쿠유와 칼렌진 부족 간 큰 분쟁은 발생하지 않겠지만 리프트 밸리 지역에서 심각한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리프트 밸리에 속한 나쿠루 지역은 이번 유세 기간에 평온을 유지했지만, 현지 주민들과 인권단체들은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이 지역을 감싸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나쿠루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인 조셉 오몬디는 지난 2007년 대선에서 표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하는 야권연합 후보 라일라 오딩가(72)에 대해 "이번이 아니면 그에게는 기회가 없다"면서 "그래서 이번 대선은 긴장감이 높다. 선거결과에 시비가 붙으면 폭력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우려되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리프트 밸리 지역에서는 지난 몇 달간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에 대한 노골적인 협박성 유인물이 배포돼 주민 간 증오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007년 사태 당시 많은 주민이 부족에 대한 경멸의 표시로 강제 할례를 당하거나 살해됐다고 전했다.

HRW는 또 리프트 밸리 카운티의 또 다른 지역인 나이바샤에서 최근 지역공동체 간 협박을 가하는 모습을 다큐멘터리로 기록했다.

이 지역 일부 주민은 이미 온 가족이 피신을 떠났다고 성공회 주교인 모리스 무하티아 신부는 현지 언론에 전했다.

현지 개신교의 애덤 와치라 목사는 분위기가 조용하며 평온하다고 전했으나 "과거에 발생한 일 때문에 일말의 불안감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대선에서도 오딩가 후보는 케냐타가 승리를 가로챘다고 주장해 긴장이 고조됐지만 이후 상황이 평온하게 정리됐다.

이처럼 긴장된 상황에서도 평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케냐타와 루토의 동맹관계가 성공을 거두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CG는 그러나 1963년 케냐 독립 이래 이어온 토지를 둘러싼 두 부족 간 충돌로 리프트 밸리 지역에서 화해는 '피상적인 것'이라고 못 박았다.

오몬디는 과거 정부들은 토지개혁 약속을 결코 지키지 않았다며 "주민들 간 진정한 화해란 없다. 케냐타-루토 동맹관계가 평화를 지속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오몬디는 "만약 케냐타가 루토와 결별하면 리프트 밸리 지역에서 지금껏 겪지 못한 가장 큰 규모의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지역에서는 아직도 2007년 유혈 사태의 상처가 그대로 남아있다.

스티븐 뭉가이는 사태 당시 자신이 운영하던 서부 키수무 지역의 상점이 잿더미로 변하고서 난민캠프에서 지내고 있다.

키쿠유족 출신인 그는 오딩가 후보의 루오족이 많이 사는 빅토리아 호수를 낀 키수무로 돌아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뭉가이는 "거기서는 잠을 잘 수 없을 것이다. 지난날 겪은 일들이 생각나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유세 기간 오딩가가 이끄는 야권연합은 여당이 부정선거를 획책한다고 주장해 온 만큼 내주 선거에서 오딩가가 패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 장담할 수 없다.

오몬디는 "선거를 자유롭고 공정하게 치르면 폭력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선거부정이 행해지면 폭력은 분명히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케냐 서부 리프트 밸리 지역에서 현지 행정관이 주민들에게 오는 8일 치르는 대통령 선거가 평화로울 것이라며 주민들을 안심시키고 있다[데일리 네이션 자료사진]
지난달 케냐 서부 리프트 밸리 지역에서 현지 행정관이 주민들에게 오는 8일 치르는 대통령 선거가 평화로울 것이라며 주민들을 안심시키고 있다[데일리 네이션 자료사진]

airtech-keny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8/05 00:0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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