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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끼니 걱정하던 불가촉천민이…

송고시간2017-08-06 13:00

인도 람 나트 코빈드 대통령

최하층 달리트 출신으로 인도의 제14대 대통령에 선출된 람 나트 코빈드. EPA_연합뉴스

최하층 달리트 출신으로 인도의 제14대 대통령에 선출된 람 나트 코빈드. EPA_연합뉴스

인도는 1947년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난 뒤 차별적 신분제 ‘카스트’를 법적으로 금지했다. 그러나 2천여 년 역사의 카스트는 여전히 인도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7월 20일(현지시각) 인도 제14대 대통령에 람 나트 코빈드(71) 인도국민당(BJP) 후보가 선출됐다. 변호사, 상원의원, 주지사 등 출세가도를 달려왔지만 사실 그는 카스트 최하층인 ‘달리트’ 출신이다.

달리트는 카스트 피라미드의 밑바닥 ‘수드라’(노예)보다도 낮은 천민이다. 만지면 불결해진대서 ‘불가촉천민’으로 불리며 대부분 빈민가에 산다. 코빈드 대통령 역시 어려운 형편에서 자랐지만, 갖은 고생 끝에 법대를 졸업하고 신분의 벽을 깰 수 있었다.

그는 당선 뒤 첫 연설에서 어릴 적 물이 새는 흙집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던 기억을 회상하며 “오늘도 다음 끼니를 위해 비를 맞으며 들판에서 일하는 많은 이들이 있다”며 “나는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모든 인도 국민을 대표한다”라고 밝혀 소외층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달리트 출신 대통령은 1997년 코테릴 라만 나라야난 대통령에 이어 사상 두 번째다. 물론 의원내각제인 인도에서는 총리가 정부를 이끌고, 대통령은 의전적 역할을 담당하기에 이번 코빈드 당선은 사회통합의 의미가 더 크다. 선출도 국민 직선이 아닌 의원 간선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BJP가 2019년 총선을 앞두고 인구 비중은 크지만 소외된 하층 카스트의 지지를 얻고자 코빈드를 내세웠다는 게 현지 언론의 해석이다.

하지만 대통령은 엄연히 헌법상 군 통수권자이자 국가원수이므로, 사면권이나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해 정국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인도 일각에서는 헌법상 차별은 철폐됐지만 여전히 사회적 영향력이 큰 카스트 제도가 코빈드 당선을 계기로 허물어지기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영대 기자 Lonafree@yna.co.kr

나확진 연합뉴스 뉴델리 특파원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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