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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비리의혹 하성용, 성동조선 대표 시절 '덤핑수주' 적발돼

감사원 지적…경영부진 해임돼 반납한 연봉을 위로금으로 돌려받기도
하성용 전 KAI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성용 전 KAI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조직적 분식회계와 비자금 조성 등에 관여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하성용(66) 전 KAI 대표가 성동조선해양 대표로 재직할 당시 '덤핑 수주'를 도모해 감사원에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법조계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2015년 성동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을 상대로 출자회사 관리실태 감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저가 수주 문제를 밝혀냈다.

감사원은 하 전 대표가 재직한 2013년 초부터 새로 수주하려는 선박의 건조 원가를 실제 적용해야 하는 방식보다 낮게 산정했다고 지적했다.

2012년 수주 실적이 워낙 나빠 2013년에는 선박 건조에 투입되는 총 시간이 줄어들어야 했지만, 이를 반영하지 않아 건조 원가 중 투입 시간과 반비례하는 간접비가 축소됐다는 것이 감사원 판단이다.

성동조선은 하 전 대표의 퇴임 뒤인 2013년 11월까지 이 기준을 변경하지 않고 계속 적용해 33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이 가운데 12척은 제대로 산정된 원가를 적용했다면 채권단의 승인을 받을 수 없는 '적자 수주'였다.

성동조선은 2010년부터 채권단 자율협약을 맺고 경영정상화 작업에 나서 채권단이 건조 원가를 기준으로 일정 수준의 가격을 넘겨야 수주를 승인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가 수주한 결과 회사가 입은 영업손실이 1억4천386만2천 달러에 달한다고 감사원은 판단했다.

감사원은 당시 "성동조선이 2013년 예산을 관리하면서 시점별 조업도를 반영하며 원가를 재산정해 적용하고도 2013년 2월 이후 수주 승인을 요청할 때는 원가를 투명한 절차에 따라 변경하지 않고 계속 적용했다"며 "의도적으로 저가 견적을 제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동조선해양의 경남 통영시 조선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성동조선해양의 경남 통영시 조선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 전 대표는 2011년 8월 성동조선 대표로 취임했으나 경영 성과 부진을 이유로 2013년 3월 말 해임됐다.

이 과정에서 반납한 연봉을 고스란히 돌려받은 사실도 당시 감사에서 확인됐다.

채권단과 성동조선의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에는 자구계획의 하나로 대표이사는 30%, 그 외 임원은 20%의 연봉을 반납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런 이유로 하 전 대표는 연봉 중 8천400만원을 반납했지만, 퇴직 이후 위로금 명목으로 이를 돌려받았다. 사규에는 퇴직 임원에 대한 금전 보상 규정이 없었는데도 위로금 집행이 이뤄졌다.

성동조선은 하 전 대표 이후로도 여전히 구조조정을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그간 성동조선에 수출입은행이 지원한 공적자금만 2조원에 달한다.

하 전 대표는 성동조선에서 해임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인 2013년 5월 KAI 대표로 부임했다.

그는 재임 기간 이라크에 국산 훈련기 T-50과 경공격기 FA-50을 수출하는 등 본격적인 군용기 수출 시대를 열고 매년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했다.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3월에는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지난달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사퇴했다.

검찰은 하 대표의 재임 기간에 KAI가 해외 사업 이익을 회계기준에 맞지 않게 선반영하거나 회수되지 않은 대금을 정상적인 수익으로 인식하는 등 분식회계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한다.

또 주력 제품의 부품 원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수백억원대 매출을 과대 계상한 의혹도 파헤치고 있다.

재임 시절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에 대해서도 자금 추적 결과를 토대로 KAI와 협력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sncwoo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8/05 10:4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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