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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학교 점심시간은 15분?…"너무 짧다" 사회적 논의 확산

송고시간2017-08-04 07:00

학부모 "한창 클 나이, 먹을 시간 충분히 줘야"

학교 "점심시간 늘리면 수업시간 확보 어려워 곤란"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점심시간이 너무 짧아 밥을 다 먹을 수가 없다". "한창 클 나이에 점심시간이 15분밖에 안 된다는 건 건강은 물론 정신면에서도 좋지 않다"

요즘 일본에서 중학생들의 짧은 점심시간을 놓고 사회적 논의가 한창이다. 7월에 실시된 요코하마(橫浜) 시장 선거가 논의가 촉발되는 계기가 됐다. 이 문제가 시장 선거 쟁점의 하나로 떠오르자 한 중학교에서 "점심시간이 15분밖에 안된다"는 트위터 글을 올린게 발단이다.

"아들에게 물어봤더니 15분이 지나면 모두 '잘 먹었습니다'라며 식사를 끝내지만, 아들은 언제나 늦게 먹는 편이라 초조하다더라"는 등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를 중심으로 삽시간에 화제가 전국으로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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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名古屋)시의 한 남자 중학생은 "우유와 차를 받으러 가 줄을 서서 기다리다 보면 20분인 점심시간이 10분, 심할 때는 5분밖에 안 될 때도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가나가와(神奈川) 현 아쓰기(厚木)시에 사는 한 학부모는 "아들의 시간표를 보니 급식시간은 15분, 나눠주는 시간과 치우는 시간까지 포함된 시간이더라"는 글을 올렸다. "기본이 15분이고 5분일 때도 있다"거나 "실제로는 7분 정도에 먹고 끝내라고 한다"는 믿기 어려운 투고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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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제를 특집으로 다룬 NHK가 요코하마 교육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요코하마의 공립중학교에는 급식이 없고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는 게 원칙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희망하는 학생에게는 업자가 만든 도시락을 제공한다고 한다.

오전 수업이 끝나고 오후 수업이 시작될 때까지의 시간은 학교가 결정하도록 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45분이 일반적이었다. 내용은 '준비'에 5분, '먹는데 15분' '휴식' 20분, '다음 수업 준비 및 이동'이 5분이었다. 대부분의 중학교가 거의 이런 시간표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50만 명 이상의 도시 중 전국 20개 지정도시 교육위원회 취재에서도 점심시간은 대체로 20분에서 40분 정도인 곳이 많았다. 배식과 치우는 시간을 빼면 '먹는 시간'은 15~20분이었다.

간토(關東) 지방의 한 도시에서는 점심시간 전 수업이 늦게 끝나거나 이동이 필요한 체육 시간이 걸리면 먹는 시간이 훨씬 더 짧아지는 경우도 있었다.

초등학교를 막 마치고 올라온 중학교 1학년의 경우 이보다 더 심해 5분에서 10분 정도에 급식이나 도시락을 먹어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업이나 특별활동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요코하마시 교육위원회는 특별활동에 대해 "해가 긴 여름철에도 오후 6시 반 정도까지 밖에 할 수 없어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점심시간을 더 늘릴 수 없다"고 밝혔다. 히로시마(廣島)와 기타큐슈(北九州)시는 "수업과 보충학습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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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점심시간을 길게 하기 위한 지자체 나름의 궁리도 이뤄지고 있다.

고베(神戶)시는 3년 전부터 배식 준비가 필요 없는 도시락 점심을 나눠주고 있다. 삿포로(札晃)시는 업자에게 교실 앞까지 급식을 운반토록 해 학생들이 가지러 가는 시간은 줄이도록 했다. 지바(千葉) 시는 점심시간 전후에 이동이나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체육수업을 넣지 않도록 하고 있다.

점심시간이 이렇게 짧아진 건 언제부터일까.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조사한 적이 없어 "언제부터 짧아졌는지"에 관한 명확한 자료나 기록은 없다. 아마 "예전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고 한다.

일본의 경우 급식은 원래 메이지(明治) 시대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쌀밥을 무료로 나눠준 게 시작이다. 2차대전 후에는 어린이의 영양 상태를 개선할 목적으로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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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것이 10여 년 전부터 '영양 보급' 뿐만 아니라 먹는 즐거움과 기쁨, 식문화를 배우는 '교육' 등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짧은 시간에 점심을 먹어야 하는 현실에 불만을 느낀 학부모의 트윗이 몰리면서 전국적으로 공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문부과학성에서 학교급식조사관을 지낸 교토(京都)부립대학 일식문화연구센터의 다나카 노부코 객원교수는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는 건 물론이고 지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맛있게 급식을 즐기고 싶어하는 어린이도 늘어난 만큼 '식(食) 교육"적 관점에서도 먹는 시간을 길게 확보하기 위한 궁리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hy501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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