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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톨리아 연대기③] 폐허에서 되살린 라오디게아 교회의 심장

송고시간2017-07-30 12:30

발굴 7년만에 일반에 공개…일곱교회 중 드물게 형태 복원

에페스의 아르테미스, 24개 가슴으로 아름다움과 풍요로움 발산

폐허 속에서 되살아난 라오디케이아 교회
폐허 속에서 되살아난 라오디케이아 교회

(데니즐리<터키>=연합뉴스)하채림 특파원 = 7년간 복원을 거쳐 지난달 초 일반에 공개된 터키 남서부 라오디케이아 유적에 있는 4세기 바실리카 양식 교회의 복원 전·후 모습. 왼쪽 하단 구석에 작은 사진이 발굴된 2010년 당시상태이며 큰 사진이 최근 모습이다. 복원 후 보호덮개를 설치했다. 2017.8.5 [라오디케이아 발굴단 제공=연합뉴스]
tree@yna.co.kr

"마음의 세례를 받으라"
"마음의 세례를 받으라"

(데니즐리<터키>=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데니즐리에 있는 라오디케이아 교회에서 발굴·복원된 모자이크. 심셰크 발굴단장은 "삼연속 하트가 삼위일체 또는 '마음의 할례'를 상징한다"고 해석했다. 2017.7.30

(셀추크·데니즐리<터키>=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신약성경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소아시아(아나톨리아) 일곱 교회는 예루살렘과 함께 전 세계 기독교 순례객에게 꿈의 여행지다.

그러나 기대를 잔뜩 품은 순례객을 기다리는 건 일곱 교회가 있던 지역의 그리스·로마 유적이거나, 기독교가 인정된 후 세워진 교회의 폐허가 대부분이다.

이는 신약성경의 일곱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당시 각 지역 그리스도인의 모임 또는 그 곳의 신자들을 뜻하기에 그렇다. 성경 속 일곱 교회는 현대인들이 볼 수 없는 게 당연하다.

후대에 로마시대에 세워진 교회마저 도시의 쇠망과 함께 파괴돼 남은 터나 돌무더기 정도를 볼 수 있을 뿐이다.

이달 19일 '아나톨리아 오디세이' 일행이 찾은 라오디케이아(라오디게아) 유적의 첫인상도 비슷했다.

로마제국 소아시아 최대도시 에페스 유적
로마제국 소아시아 최대도시 에페스 유적

(셀추크<터키>=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 오리엔트 최대의 그리스-로마 도시 에페스 유적의 셀수스 도서관 전경. 2017.7.29
chc@yna.co.kr

더욱이 로마제국 아타톨리아의 중심지 에페스(에베소)로 눈 호강을 하고 온지라 발굴이 덜된 라오디케이아는 상대적으로 소박하고 단순해 보이기까지 했다.

에페스 유적에는 셀수스 도서관, 대극장, 아드리아누스 신전, 귀족의 주택가 등 화려한 건축물이 즐비해 여행자를 압도한다.

셀추크박물관에 소장된 에페스의 아르테미스상만 봐도 도시의 세련된 문화와 여신 숭배 열기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에페스의 아르테미스는 아나톨리아 지역의 토착 여신 '키벨레'의 영향으로 가슴이 24개나 달린 특이한 형체임에도 아름다움과 요염함을 발산한다.

신약성경에는 에페스의 아르테미스 숭배가 잘 기술돼 있다. 기독교도가 늘어나는 데 위협을 느낀 에페스인들은 스스로를 "큰 아데미(아르테미스)와 쓰스(제우스)에게서 내려온 신상의 전각지기"라 과시하면서, 경기장으로 몰려가 "크도다, 에베소 사람의 아데미여!"라고 두 시간동안 고함을 치며 사도 바울 무리를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

아데미의 전각, 즉 아르테미스 신전은 지금은 흔적만 남았지만, 당대에는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로 통했다.

"크도다, 에베소 사람의 아데미여!"
"크도다, 에베소 사람의 아데미여!"

(셀추크<터키>=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 셀추크 박물관에서 전시된 아르테미스 여신상. 2017.7.20
chc@yna.co.kr

발굴의 역사가 짧은 라오디케이아 유적은 에페스만한 위용은 없으나 그 안에 라오디케이아 교회라는 진주를 품고 있었다.

라오디케이아 교회는 로마 황제가 기독교를 인정한 후 요한계시록의 라오디게아 교회(공동체) 지역에 세워졌다.

지난 7년간 복원된 4세기 라오디케이아 교회의 내부는 이달 초에야 일반에 공개됐다.

2010년에만 해도 돌덩어리로 어지럽던 교회 터에는 바실리카 구조의 교회 기저부가 상당부분 복원됐고, 그 위에 천장 형태의 보호 구조물이 설치됐다.

입구에는 각각 성부(God)와 성자(Jesus), 그리고 예수의 모친 마리아를 상징하는 세 개의 문이 있었다.

라오디케아 교회 발굴 과정 설명하는 젤랄 심셰크 단장
라오디케아 교회 발굴 과정 설명하는 젤랄 심셰크 단장

(데니즐리<터키>=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 젤랄 심세크 라오디케이아 발굴단장이 이달 19일(현지시간) '아나톨리 오디세이' 방문단에게 교회 복원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2017.7.20
chc@yna.co.kr

발굴단장인 젤랄 심셰크 교수(파무칼레대학)에 따르면 라오디케이아 교회에서 4세기(341∼381년)에 라오디케이아 지역공의회(시노드)가 열렸고, 이 공의회에서 60개 조항의 교회 규정을 확립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제 15항은 유대교의 토요일이 아닌 예수가 부활한 일요일을 예배일로 결정한 내용이다.

바티칸은 라오디케이아 교회 발굴·복원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고 심셰크 단장은 전했다. 최근에는 추기경이 현장을 다녀갔다고 한다.

교회 바닥은 십자가와 하트, 꼬임 무늬로 구성한 아름다운 모자이크로 신앙을 표현했다. 단순하면서도 상징적인 모자이크를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순례객의 마음도 경건해질 것만 같다.

위용 드러낸 라오디케아 유적
위용 드러낸 라오디케아 유적

(데니즐리<터키>=연합뉴스) 정하종 기자 = 19일(현지시간) 오후 라오디케이아 발굴현장에서 복원된 신전..7.20 chc@yna.co.kr

심셰크 교수는 "육각 테두리 속에 하트 문양 세 개를 연결한 모자이크는 기독교의 '삼위일체' 교리와 구약성경에 묘사된 '마음의 할례'를 상징한다"면서, 구약성경 신명기(30:6)에 나오는 '하나님께서 네 마음과 네 자손의 마음에 할례를 베푸사 너로 마음을 다하며 성품을 다하여 네 하나님을 사랑하게 하실' 것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심셰크 교수의 설명을 들으니 세 개의 심장 모자이크는 라오디케이아 신자들이 200년 전 받은 엄중한 책망을 마음에 새기려 한 것일 수도 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1세기에 쓰인 요한계시록에서 라오디게아 교회는 다음과 같은 책망을 받았다.

"네(라오디게아 교회)가 차지도 아니하고 뜨겁지도 아니하도다! 네가 이같이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니, 내 입에서 너를 토하여 버리리라"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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