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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우리도 사람처럼 목욕 즐겨요"

"덥다 더워"…땀샘 없는 새들의 여름나기 비법

(동해=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지구 온난화로 한여름이면 견디기 힘든 무더위가 계속된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사람들은 기능성을 갖춘 얇은 옷을 입거나 에어컨 등 다양한 문명의 이기(利器)를 활용해 이 뜨거운 여름을 견뎌낸다.

온몸이 깃털로 덮인 새들은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를 어떻게 피할까?

깃털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새들은 땀샘이 없어 뜨거운 여름이면 헉헉거린다.

그러나 새들에게도 요즘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면 더위를 이겨내는 나름의 비법이 있다.

온몸 구석구석에 시원한 물을 뿌리며 여름나기를 한다.

사람으로 치면 목욕이나 마찬가지인 '몸에 물 뿌리기'는 새의 체온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생명과도 같은 날개의 청결을 유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새들이 본능적으로 터득한 삶의 지혜인 그들만의 다양한 여름나기 비법을 들여다봤다.

◇ 연잎 아래로 다니는 개개비

철새인 개개비는 뜨거운 태양을 피하는 모습이 매우 귀엽다.

30도를 넘는 폭염이 계속되는 연꽃단지에서는 여름의 전령사 개개비가 울음소리만 요란하게 낼 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여름이 시작될 때만 해도 연꽃 봉오리와 연밥 위를 바쁘게 옮겨 다니며 시끄럽게 사랑의 세레나데를 불러대지만 뜨거운 태양 탓인지 한여름 낮에는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다.

그늘이 있는 커다란 연잎 밑으로 주로 다니기 때문이다.

활짝 핀 연꽃 밑에 생긴 작은 그늘에 앉아 노래 한 곡 뽑고는 연잎 그늘 속으로 사라진다.

가수 비는 그의 노래 '태양을 피하는 법'에서 "태양을 피하고 싶어서 아무리 달려봐도 태양은 계속 내 위에 있고…"라고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개개비는 그늘이 있는 연잎 밑으로 다니면서 그 뜨거운 태양을 피하며 여름을 나고 있다.

여름의 전령사로 불리는 개개비가 연꽃 아래 그늘에서 무더위를 피하고 있다. [사진/유형재 기자]
여름의 전령사로 불리는 개개비가 연꽃 아래 그늘에서 무더위를 피하고 있다. [사진/유형재 기자]

◇ 왜가리의 피서법 '물에 몸 푹 담그기'

왜가리는 물에 아예 목만 내놓고 몸을 푹 담근 채 목욕을 한다.

물속에서 가끔 날개를 퍼덕여 온몸이 물에 젖도록 한다.

힘찬 날갯짓으로 몸의 물기를 털어내며 시원함을 만끽한다.

그래도 무더위가 가시지 않은 지 한동안 이런 행동을 반복한다.

제법 시원한지, 눈까지 지그시 감았다.

운동하거나 자전거를 탄 사람이 가까이 지나가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왜가리가 몸을 물속에 깊숙이 넣고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왜가리가 몸을 물속에 깊숙이 넣고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 새끼에게 그늘 만들어 주는 쇠물닭

습지의 새끼 쇠물닭은 어미가 만든 그늘 속으로 숨으며 태양을 피한다.

솜털이 남아있어 무더위를 더 타는 새끼는 어미를 졸졸 따라다니느라 힘이 드는지 쉴 때마다 어미가 만든 그늘 속으로 재빨리 피한다.

어미는 새끼들을 데리고 그늘이 많은 연꽃단지 속이나 갈대숲으로 들어간다.

새끼 쇠물닭은 어미의 말을 듣지 않는다.

어미 곁을 벗어나 강렬한 태양 아래로 쪼르르 나오면 어미가 곧바로 뒤쫓아와 머리를 쪼며 훈육하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어미는 날개를 펴 새끼가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 준다.

어미 쇠물닭이 날개를 펴 새끼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다.
어미 쇠물닭이 날개를 펴 새끼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다.

◇ 요란한 목욕 즐기는 흰뺨검둥오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흰뺨검둥오리의 목욕 장면은 매우 요란하다.

머리를 제외한 몸통을 넣어 몸을 적신 뒤 날갯짓으로 요란하게 물기를 털어낸다.

어느 정도 더위를 식혔는지 이번에는 나머지 부분인 머리를 물속에 넣기를 반복하며 요란한 목욕을 계속한다.

마지막으로 힘차게 물을 털어내고 날갯짓을 한 뒤 시원한 바람으로 몸을 말린다.

흰뺨검둥오리가 요란하게 목욕하고 있다.
흰뺨검둥오리가 요란하게 목욕하고 있다.

◇ 물속으로 뛰어드는 물총새…무슨 이유로?

연꽃단지의 연꽃 위에 앉은 물총새가 물속으로 뛰어든다.

연꽃단지에는 물총새가 먹을 물고기가 거의 없다.

물이 탁해 물속이 거의 들여다보이지 않아 먹이 사냥이 쉽지 않은 곳이다.

예상대로 번번이 사냥에 실패한다.

알고 보니 사냥이 아니라 더위를 식히느라 목욕을 하는 것이다.

물속에 뛰어드는 속도가 사냥에 비해 어째 느린 듯하다.

연꽃 위에 올라앉은 물총새가 시원하게 물기를 털어낸다.

퍼져 나가는 물기를 보기만 해도 시원할 정도다.

물총새가 목욕한 뒤 연꽃 위에 앉아 물을 털어내고 있다.
물총새가 목욕한 뒤 연꽃 위에 앉아 물을 털어내고 있다.

◇ "남 신경 쓸 여유 없어요"

방울새, 참새, 할미새, 직박구리도 더위를 참지 못하고 저만의 단골 목욕탕을 찾는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은 참새는 무더위에는 조그만 물이라도 있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목욕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비가 오고 생긴 물웅덩이에도 몇 마리가 한꺼번에 쪼르르 내려와 목욕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머리를 물속에 넣고 시원함을 만끽하면서 사람이 가까이 접근해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갈매기, 도요새, 가마우지 등 우리 주변의 다른 새들도 폭염과 열대야를 이겨내기 위해 수시로 물에 몸을 담그고 목욕을 하며 여름을 나고 있다.

방울새가 하천에서 물장구를 치고 있다(왼쪽 위). 참새들이 자신만의 목욕탕에서 몸에 물을 뿌리고 있다(오른쪽 위). 할미새가 하천에서 목욕을 즐기고 있다(왼쪽 아래). 원앙이 요란을 떨며 목욕하고 있다(오른쪽 아래).
방울새가 하천에서 물장구를 치고 있다(왼쪽 위). 참새들이 자신만의 목욕탕에서 몸에 물을 뿌리고 있다(오른쪽 위). 할미새가 하천에서 목욕을 즐기고 있다(왼쪽 아래). 원앙이 요란을 떨며 목욕하고 있다(오른쪽 아래).

yoo21@yna.co.kr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7년 8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8/08 08: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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