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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의 여름] ① 폭염 속으로…과연 아열대인가?

송고시간2017-07-12 07:01

1973년 이래 폭염·열대야 일수 압도적…"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등 지형 특성 영향"

더위를 도시 경쟁력 기회로…관광 상품·축제 잇단 개발, 쿨산업 육성


1973년 이래 폭염·열대야 일수 압도적…"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등 지형 특성 영향"
더위를 도시 경쟁력 기회로…관광 상품·축제 잇단 개발, 쿨산업 육성

[※ 편집자 주 = 올해 대구에서 40여년 만에 가장 높은 5월 기온이 나타난 데다 이달 초부터 열대야가 생겨나는 등 벌써 숨 막히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프리카'라는 별칭을 가진 대구 여름 날씨를 점검해보고 더위를 받아들이는 시민 자세, 폭염 대응법 등을 소개합니다. 더위가 더는 극복 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즐길 기회이자, 녹지 확충 등을 끌어내는 계기로, 또 경제·문화 자원으로도 활용하려는 사회 분위기를 담은 기획물을 3꼭지로 정리해 송고합니다.]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지난달 대구시 동구 효목동 한 가정집. 바나나가 열렸다고 알려져 떠들썩했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 합성어)에서 마침내 바나나가 열렸다는 소식은 SNS를 타고 퍼져 급기야 뉴스에도 등장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바나나 실체가 파초인 것으로 결론 나 대프리카에서 바나나가 열린 사건은 없던 일이 됐다.

한바탕 소동이었지만 시민은 "폭염에, 온난화에 마침내 대구가 아열대 기후로 접어드는 모양이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

'더위야 물러가라'
'더위야 물러가라'

◇ 길고 때 이른 폭염…아열대 기후 징후?

12일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기상관측망을 전국에 대폭 확충한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구 평균 폭염 일수는 24.4일, 평균 열대야 일수는 14.2일이다.

전국 평균 폭염 일수 10.3일,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 5.6일과 비교해 월등히 많다.

폭염 일수는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 열대야 일수는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센 숫자다.

더구나 올해는 지난 5월 대구·경북 평균기온이 19.4도로 1973년 이후 5월 통계로는 가장 높았다.

이달 초부터 이미 열대야가 수차례 나타나고 있고 폭염특보가 내리는 일도 잦다.

도심이 평탄하고 외곽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여서 여름철 다른 곳보다 더 더울 수밖에 없는 지형 특징이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구뿐 아니라 경산, 칠곡 등 경북 남부 내륙과 동해안 일대가 부쩍 더워지는 경향을 보인다. 경주는 지난 9일 올해 들어 최고기온인 37도를 찍었다.

천둥, 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곳곳에서 내리기도 한다.

이 때문에 대구를 비롯해 인근 지역이 점차 아열대 기후로 바뀌려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대구기상지청 관계자는 "1973년 이래 기후 통계를 보면 여름철 평균 폭염·열대야 일수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며 "최근 한반도에서 기온 상승 경향을 보이긴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이기도 해 기후 특성은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푹푹 찌는 대구
푹푹 찌는 대구

◇ 더위에 대처하는 대프리카민 자세

대프리카. 여름철 대구를 지칭하는 대표적인 용어다.

이 말이 언제부터 어떻게 쓰이기 시작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줄임말이나 합성어를 사용하기 즐기는 네티즌에게서 비롯됐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유니버시아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국제 대회를 치른 대구를 찾은 외국인이 아프리카에 버금가는 더위라며 비유한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유래야 어찌 됐든 대프리카는 대구를 상징하는 말이고 대구로서는 좋든 싫든 이 꼬리표를 뗄 수 없게 됐다.

덥다고 마냥 기운을 빼고 있을 수많은 없는 현실. 폭염을 도시 경쟁력으로 삼자는 주장이 수년 전부터 나온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실제 대구시, 공기업 등은 대프리카를 내걸고 더위와 연계한 관광 상품, 축제를 개발하는 등 더위를 긍정적인 도시 이미지로 활용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같은 여름이지만 도심에 쿨링포그를 설치해 물을 분사하고, 야외에서 치킨과 맥주가 함께하는 치맥페스티벌을 여는 등 폭염 속 대구가 다른 도시와 차별화하는 측면이 있다"며 "더위를 계기로 쿨산업을 육성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도 남다른 더위를 받아들이고 즐기는 모습을 보인다.

혹서기 외곽에 캠핑장을 잡아 텐트를 쳐두고 그곳에서 출퇴근한다는 시민 이야기가 더는 뉴스가 아니다.

한여름이면 대구스타디움, 팔공산 야영장 등에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우며 밤새 집으로 가지 않는 시민도 적지 않다.

최근 막 내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같은 문화 행사는 때 이른 더위에 허덕이는 시민이 단비처럼 반긴다.

수성동에 사는 정수정(34·여)씨는 "더운 날 공연장에서 '문화 피서'를 하는 모습을 찍어 SNS에 인증샷으로 올리기도 한다"며 "덥지만 피서지도 있어 좋겠다는 댓글이 우수수 달린다"고 말했다.


ms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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