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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토마' 이병규 "무관의 영구결번, 영광이자 미안함"

송고시간2017-07-09 18:04

화려한 기록 뒤로 하고 KBO 리그 13번째 영구결번

"박용택 다음에는 오지환이 영구결번 바통 이었으면"

팬들 향해 인사하는 '적토마' 이병규
팬들 향해 인사하는 '적토마' 이병규

(서울=연합뉴스) LG 트윈스의 '적토마' 이병규가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앞서 열린 은퇴식에서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이병규의 등번호 9번은 KBO리그 역대 13번째 영구결번이 됐다. 2017.7.9 [LG트윈스 제공=연합뉴스]
utzza@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적토마' 이병규(43·현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는 KBO 리그 역대 13번째 영구결번의 영예에 대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영광스럽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LG 트윈스는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이병규의 은퇴식을 개최했다. 경기 후에는 이병규의 등번호 9번에 대한 영구 결번식이 진행된다.

본격적인 은퇴식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병규는 짐짓 덤덤한 척을 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한 이병규는 이날 오랜만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취재진과 사전 인터뷰에 앞서 사인회를 통해 팬들과 만난 그는 "운동 끝나고 팬 사인회 한 느낌이었다"며 "특별한 건 없다"고 여유를 부렸다.

하지만 감회가 똑같을 수는 없다. 이병규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단국대를 졸업한 뒤 1997년 LG 1차 지명으로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그는 지난해까지 줄곧 LG에서만 뛰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활약하기도 했지만 KBO 리그에서 뛴 17년 동안 이병규의 소속팀은 언제나 LG였다. 그렇게 오랜 시간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팀에 공식적으로 작별을 고하는 시간이었다.

그는 "사실 오늘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는데, 비가 안 와서 다행"이라며 "선수로 뛸 때는 우천 취소가 반가웠는데, 다른 날은 안 해도 오늘은 경기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병규는 이날 은퇴식을 맞아 시구자로 마운드에 섰다. 시타는 첫째 아들인 승민(도곡초 6학년)군이 맡았다. 은퇴식이 진행되는 내내 잠실구장에는 "LG의 이병규"라는 응원구호가 크게 메아리쳤다.

그는 "마지막 타석이라고 생각해서 타석에 설까도 생각해봤지만 한 번도 서보지 않은 마운드에 서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가장 아름다운 시구-시타
가장 아름다운 시구-시타

(서울=연합뉴스) LG 트윈스의 '적토마' 이병규가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앞서 열린 은퇴식에서 시구를 한 뒤 시타를 맡은 첫째 아들인 승민(도곡초 6학년)군과 함께 그라운드를 나오고 있다. 2017.7.9 [LG트윈스 제공=연합뉴스]
utzza@yna.co.kr

경기가 끝난 뒤에는 영구 결번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은퇴식도 흔치 않지만 영구결번은 더군다나 어렵다.

이병규에게는 두 가지 영예가 동시에 주어진다. KBO 리그 역대 74번째 은퇴식이자 13번째 영구결번이다. 특히 이병규는 최초의 영구결번 김명신(OB 베어스)을 제외하고 우승 경험이 없는 유일한 영구 결번자로 남게 됐다.

아울러 이병규의 영구결번은 LG 구단에서 투수 김용수에 이어 두 번째며 야수 출신으로는 최초다.

이병규는 "김용수 선배와 함께 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선배가 영구결번되는 걸 보고 팀의 2호 선수가 되자는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했다"며 "기쁘고, 어떻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애초 LG 구단은 이병규의 등번호 9번에 착안해 9월 9일에 은퇴식을 치르려 했지만, 이병규가 고사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해질 때가 될 것 같아서 부담스러웠다. 빨리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7월 9일로 잡았다"는 게 이병규의 설명이다.

이병규는 영구결번식에서 고별사를 직접 낭독할 계획이다. 그는 "정말 쓰기 어렵더라"며 "고별사를 읽으며 눈물이 날 것 같긴 한데, 안 울려고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현재 이병규는 배트 대신 마이크를 들고 야구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는 "해설위원 재미있다. 새로운 야구를 볼 수 있어서 좋다. 욕먹을 때도 있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기회가 되면 미국 메이저리그에 가서 야구를 배운 뒤 지도자로 돌아와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좋은 팀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병규는 우승의 부담을 후배들에게 넘기고 가는 게 가장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무거운 짐을 맡기고 떠나는 선배가 돼서 정말로 미안하다. 후배들이 단단한 모습으로 LG 팬들이 원하는 우승을 꼭 해줬으면 한다. 그게 제일 미안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뒤를 이을 영구결번의 주인공을 묻는 말에 "(박)용택이 다음에는 오지환 선수가 열심히 분발해서 팀을 이끄는 중심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은퇴식'
'아름다운 은퇴식'

(서울=연합뉴스) LG 트윈스의 '적토마' 이병규가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앞서 열린 은퇴식에서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 스승들에게 야구방망이를 선물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7.9 [LG트윈스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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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규는 지난해까지 1천7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1, 안타 2천43개, 홈런 161개, 타점 972개를 기록했다.

이병규는 데뷔 시즌인 1997년 신인왕을 시작으로 통산 7번의 골든글러브 수상(외야수 6회 최다 수상), 2번의 타격왕과 4번의 최다안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1999년 잠실구단 최초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고 2013년에는 최고령 타격왕, 최고령 사이클링 히트와 10연타석 안타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통산 2천안타 달성 등을 기록했다.

특히 이병규는 역대 최소 경기인 1천653경기 만에 2천안타를 달성했다. 통산 2천43안타는 LG 한 구단에서만 작성한 기록이라 의미가 더 깊다.

또 이병규는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1999년 아시아선수권 대회,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활약했다.

떠나는 '적토마'와 포옹하는 LG 선수들
떠나는 '적토마'와 포옹하는 LG 선수들

(서울=연합뉴스) LG 트윈스의 '적토마' 이병규가 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앞서 열린 은퇴식에서 정성훈 등 동료 선수들과 포옹하고 있다. 2017.7.9 [LG트윈스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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