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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제보 부실검증 겨냥한 검찰, 국민의당 현실 직시해야

송고시간2017-07-09 18:02

(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에 대한 '취업특혜 의혹 제보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의원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적용된 혐의는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다. 이 전 최고위원은 앞서 구속된 당원 이유미 씨로부터 조작된 제보 음성파일 등을 받아 당에 넘긴 장본인이다. 그는 이 제보가 조작됐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검증을 소홀히 해 '미필적 고의'에 해당한다는 게 검찰 판단한 듯하다. 실제로 이유미 씨는 대선 나흘 전인 5월 5일 조작된 제보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자 불안한 심정을 토로하는 문자메시지를 이 전 최고위원에게 수차례 보냈고 휴대전화 통화도 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검찰은 이 전 최고위원을 세 차례 소환 조사한 뒤 이 씨와 대질신문까지 벌였다. 검찰은 그러나 제보 조작에 대해서는 이 씨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사건의 초점이 국민의당의 제보 조작 개입 여부에서, 제보 내용에 대한 부실검증으로 옮겨가는 것 같다.

그런 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검찰은 김성호 전 의원, 김인원 변호사 등 대선 당시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관계자들의 부실검증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하다. 검찰은 공명선거추진단 단장을 맡았던 이용주 의원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검찰은 이 의원의 보좌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최고위원 영장과 관련 "제보 내용의 사실관계를 살펴봤어야 할 상황이었다면 그에게도 검증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의 혐의 사실은 제보 조작에 관여한 것이 아니라 제보 내용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당에 제보 내용을 전달했다면 보고선 상에 있는 고위 관계자들도 책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일단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에 관여한 인사들이 검찰에 줄줄이 소환당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검찰 수사가 어느 선까지 치고 올라갈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당황해하면서도 검찰 수사의 가이드라인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언론 통화에서 "영장 내용을 다 보지 못했지만 이 전 최고위원이 검증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은 것 같다"면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정해 국민의당 죽이기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지난 7일 천안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의 미필적 고의에 따른 형사책임은 반드시 수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가 일반인한테 생소한 '미필적 고의'를 언급하고 이틀 뒤 검찰이 같은 혐의로 영장을 청구한 셈이다. 그래도 오비이락일지는 모르나 사건의 본질은 아닌듯싶다. 국민의당은 엉뚱한 문제로 초점을 흐리려 하지 말고 사건의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국민의당은 지난 4일 자체조사 결과라며, 이유미 씨 혼자 제보 내용을 조작했다고 발표했다. 안철수 전 대선후보 등 선거 지휘부는 전혀 모르는 일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제보 조작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를 간과했다. 공당으로서 제보 검증을 형편없이 한 책임이다. 대선을 나흘 앞두고 당선이 유력시되던 후보에 결정타를 가할 만큼 민감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국민의당의 선거조직 책임자들조차 제보 음성파일 제작 경위, 파일의 목소리 주인공 신원 등을 확인하지 않았다. 이 전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 영장은 그동안 국민의당 대응이 한참 잘못됨 것임을 방증한다. 국민의당은 이미 많이 실기했다. 인제 와서 뭐라 해도 공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그게 냉엄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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