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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의회 '여왕연설' 가결…보수당 소수정부 첫관문 통과(종합)

하지만 메이 정부 불안정성 드러내…낙태수술비 황급히 양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영국 보수당 소수정부가 중요한 의회 표결을 넘기면서 출범 이후 첫 시험대를 통과했다.

하지만 이날 표결은 조기 총선으로 과반을 상실한 메이 정부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영국 하원은 29일(현지시간) 정부의 주요 입법계획들을 담은 '여왕 연설'에 대한 표결을 벌여 찬성 323표, 반대 309표로 가결했다.

앞서 야당인 노동당이 제출한 수정안은 반대 323표, 찬성 297표로 부결됐다.

이 수정안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과 관련해 EU 단일시장 및 관세동맹 잔류와 "정확히 똑같은 혜택"을 얻는 합의를 요구하는 동시에 대학등록금 폐지와 재정긴축 중단 등 노동당 핵심 공약들을 이행하는 입법 요구도 담았다.

이런 표결 결과는 민주연합당이 과반(326석)에 8석 부족한 보수당 소수정부를 지지키로 한 합의를 이행한 결과였다.

민주연합당은 예산안과 '여왕 연설' 등 정부 제출 핵심법안들을 지지하고 총리 불신임안이 상정되면 반대표를 던지기로 하는 합의안에 서명했다.

그 대가로 보수당 정부는 2년 동안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에 10억파운드(약 1조4천500억원)의 예산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자치정부를 이끄는 두 정당 중 하나다.

BBC 방송은 노동당의 수정안 제출은 브렉시트 협상에서 경제 우선 입장을 놓고 이견을 보이는 보수당 내분을 부각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이날 노동당 스텔라 크리시 의원이 발의한 또 다른 수정안은 메이 정부의 불안정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수정안은 북아일랜드 출신 여성이 잉글랜드 등의 국민보건서비스(NHS) 병원에서 낙태 수술을 무료로 받도록 하는 요구를 담았다.

낙태가 금지된 북아일랜드에선 여성들이 잉글랜드 등으로 가서 낙태 수술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수술비를 요구한다. 반면 낙태가 허용된 잉글랜드 등의 여성은 무료다.

일부 여당 의원이 수정안을 지지할 움직임을 보이자 메이 정부는 수정안의 요구를 수용한다고 서둘러 발표했다. 이에 크리시 의원이 수정안을 철회했다.

가톨릭계 정당인 민주연합당은 낙태에 반대하지만 북아일랜 이외 지역에서 무료수술은 영국 중앙정부 소관 사항이라는 입장을 보여 메이 정부의 부담을 덜었다.

앞서 메이 정부는 내년까지 추진할 주요 입법 계획으로 브렉시트 관련 법안 등 모두 27개 법안을 선택한 '여왕 연설'을 제출했다.

브렉시트 관련 법안으론 '대폐기법안'(Great Repeal Bill)·관세법안·무역법안·이민법안·어업법안·핵안전법안·국제제재법안 등이 8개 법안이 제시됐다.

정부는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이탈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jungwo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30 01:5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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