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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기즈칸이 제국을 유지한 비결은 '종교적 관용'

신간 '칭기스 칸, 신 앞에 평등한 제국을 꿈꾸다'
몽골에 있는 칭기즈칸 동상[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몽골에 있는 칭기즈칸 동상[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영국 역사학자 에드워드 기번은 '로마제국 쇠망사'에서 '칭기즈칸의 종교 관련 법률과 로크(종교적 관용을 옹호한 정치사상가 존 로크) 사이에 독특한 유사성이 발견된다'고 적었다.

칭기즈칸 연구자인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잭 웨더포드는 이 구절에 흥미를 느끼고 기번의 주장을 검증하기 시작했다.

신간 '칭기스 칸, 신 앞에 평등한 세상을 세우다'(책과함께 펴냄)는 웨더포드가 칭기즈칸이 오늘날 종교의 자유 개념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초점을 맞춰 칭기즈칸의 생애를 살핀 책이다.

칭기즈칸의 종교적 관용 태도는 거대한 제국을 평화적으로 다스리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었다.

지금의 중앙아시아 지역에 있던 카라키타이 제국은 무슬림 집단을 억압했다. 이에 무슬림 집단들은 현재의 통치자로부터 해방해 줄 것을 칭기즈칸에게 요청했다.

1218년 카라키타이를 정복한 칭기즈칸은 '각자 자신의 신앙을 지키며 그 신조를 따라야 한다'는 원칙을 선포했다. 그는 각 종교의 성직자들이 저마다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고 개인이 자신에게 가장 호소하는 종교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이 원칙은 몽골 제국 전역에 적용되는 법적, 도덕적 원칙을 천명한 최초의 일반법으로 평가받는다.

종교들이 서로 적개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칭기즈칸은 분파들을 싸움 붙여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동시에 종교적 자유가 정치적, 군사적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깨닫게 된다. 관용적 종교 정책이 제국의 파벌주의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임을 알게 된 것이다.

종교적 관용은 종교에 대한 그의 깨달음과도 관련이 있다. 그는 정복 사업을 하는 동안 기독교와 불교, 도교, 이슬람교 등 각 종교를 세심하게 검토했고 그 결과 종교적 믿음이 보편적인 정신적 갈망을 채워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칭기즈칸이 제국을 유지한 비결은 '종교적 관용' - 2

그러나 칭기즈칸은 모든 신앙은 올바른 길로 들어서도록 하는 길잡이가 될 수는 있지만, 그 길로 들어서도록 하는 유일한 신앙 같은 것은 없다고 생각해 몽골 제국이 하나의 종교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결정을 내렸다. 특정 장소와 언어, 문화에 기반을 두는 종교는 모든 땅과 사람, 신을 아우르는 보편적 제국을 세우고자 했던 칭기즈칸의 이상과도 맞지 않았다.

칭기즈칸의 이런 태도는 18세기 유럽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1710년 프랑스 번역가이자 학자인 프랑수아 페티스 드 라 크루아는 '고대 모굴과 타타르의 초대 황제인 젱기즈 칸 대제의 역사'라는 칭기즈칸 전기를 썼다.

그는 책에서 칭기즈칸이 "자신의 종파가 아닌 사람들에게 처벌이나 박해를 가하는 일을 절대로 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어떤 이를 방해하거나 괴롭히는 행위를 명확히 금지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자기 마음에 드는 신앙을 자유롭게 고백할 수 있기를 바랐다"고 적었다.

이 글은 바다 건너 미국의 토머스 제퍼슨에게 큰 영향을 줬다. 칭기즈칸을 알기 전부터 종교의 자유와 관용적 사상을 지지했지만 이를 어떻게 명문화할지를 알지 못했던 그는 버지니아주 법에 "그 누구도 종교적 의견이나 신앙으로 고통을 겪어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은 종교에 관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넣었고 이 내용은 이후 미국 헌법에 영향을 끼쳤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오늘날에도 칭기즈칸의 종교적 관용 정신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오늘날 점점 글로벌해지는 세계에서 종교다원주의와 종교 근본주의가 크게 부상해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시민들이 칭기즈칸의 법률에서 드러나는 관용의 정신을 유지, 존중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우리 역사의 다음 장에 해당하는 문제이며 우리 모드는 앞으로 그 장을 계속 써나가야 한다."

이종인 옮김. 552쪽. 2만8천원.

zitron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29 12:5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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