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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드는 난민에 두 손 든 伊 "나 홀로 수용 한계"

EU에 공식 항의 절차 개시…"난민구조 외국 선박 伊항만 입항 금지 고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중동 난민의 최대 관문이 된 이탈리아가 더는 난민 수용을 하지 못하겠다며 두 손을 들 태세다.

이탈리아 정부는 난민 분산 수용에 손을 놓고 있는 유럽연합(EU)에 공식 항의 절차를 개시하는 한편 난민구조 비정부기구(NGO)를 포함한 외국 국적 선박의 이탈리아 항만 입항을 막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정부는 마우리치오 마사리 주EU 이탈리아 대사에게 디미트리스 아브라모풀로스 EU 난민담당 집행위원을 만나 난민 위기 대처에 미온적인 EU에 정식 항의를 전달하도록 했다.

이 같은 소식은 지난 주말부터 27일까지 지중해 리비아 연안에서 무려 1만 명 이상의 난민이 구조된 뒤 이들이 이탈리아 항구에 속속 들어오는 가운데 나왔다.

이번 조치는 또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2∼2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다른 회원국에 난민 분산 수용을 설득하는 데 실패하자 이탈리아가 처한 어려움을 다시 한 번 명확히 알리고, EU에 대한 불만을 공식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U 정상들은 당시 회의에서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EU 국경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EU와 터키 간 체결한 난민협정을 완전하고 차별 없이 이행하는 한편, 난민 유입과정에서 발생하는 인도주의적 위기 타개를 위해 회원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나 난민 분산 수용 이행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伊서부 벤티밀리아 난민캠프에서 프랑스 국경으로 향하는 난민들[EPA=연합뉴스]
伊서부 벤티밀리아 난민캠프에서 프랑스 국경으로 향하는 난민들[EPA=연합뉴스]

뉴스통신 ANSA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 마사리 대사가 아브라모풀로스 집행위원을 만나 "난민 관련 현 상황은 한계에 도달했다"며 "난민 위기는 이탈리아에 정치적·사회적 부담이 되고 있고, 이탈리아는 더는 난민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또 "구조된 난민을 태운 모든 선박이 이탈리아로 들어오는 것은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상황이 변하지 않으면 이탈리아는 외국 선박 입항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탈리아에 집중된 난민 부담을 EU가 나눠서 지지 않을 경우 난민구조 외국 선박의 이탈리아 입항을 거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난민구조 NGO뿐 아니라 유럽의 국경 통제기구인 프론텍스의 지휘를 받는 EU 회원국 선박, EU 해군 선박 등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이탈리아는 과거 몇 년 동안 해왔듯이 지중해에서 난민들의 목숨을 계속 구조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난민 수용이라는 부담 전부를 이탈리아만 짊어지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은 28일 기준으로 7만6천873명에 달해 역대 최대 난민이 유입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14% 늘었다.

이탈리아에는 작년 18만1천 명을 비롯해 지난 3년간 총 50만 명의 난민이 밀려들었다. 이탈리아 당국은 기상 조건이 좋은 여름철에 난민 대부분이 몰리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총 유입 난민은 2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중해 리비아 연안에서 고무보트에 탄 채 구조를 기다리는 난민들 [AFP=연합뉴스]
지중해 리비아 연안에서 고무보트에 탄 채 구조를 기다리는 난민들 [AFP=연합뉴스]

이처럼 난민 행렬이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난민에 대한 이탈리아인들의 피로도와 반감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이탈리아 주요 정당들도 점차 난민 정책에서 강경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반(反)난민 정책을 일찌감치 내세운 북부동맹에 이어 최근에는 포퓰리즘 성향의 제1야당 오성운동도 수도 로마에 더는 난민을 받으면 안 된다고 촉구하는 등 난민과 집시 등 이주민에 대한 배척 기류를 보이고 있다.

집권 민주당도 내년 상반기에 치러질 가능성이 큰 총선을 앞두고 현재와 같은 난민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경우 유권자들의 이탈이 불 보듯 뻔해 난민 정책의 전환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ykhyun1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29 00:4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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