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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천막 철거' 종로구 직원 "우리도 안타깝지만 원칙 지켜야"

"인간적인 절박함 왜 못 느끼겠나…하지만 도로 소통과 시민 안전 위한 것"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24시간 노숙하면서 농성하는 분들의 절박함을 인간적으로 어떻게 못 느끼겠습니까. 하지만 저희로선 법에 따라 공무를 집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인근과 광화문 일대에 천막 농성 등이 늘어나면서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종로구와 노조 등 농성 참가자들이 연일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종로구는 농성장 천막이 도로법상 불법으로 도로를 점용한 설치물인 데다 시민 통행에 방해를 줘 철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등 농성 참가자들은 경찰에 집회 신고를 내고 하는 농성이므로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맞선다.

29일 서울 종로구청 청사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종로구의 철거업무 담당 직원 A씨는 "우리도 농성하는 분들의 절박함을 느끼지만, 원칙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는 "우리가 노조를 탄압하거나 집회를 방해하려는 것이 전혀 아니다. 같은 공무원인 공무원노조도 농성하고 있는데 그럴 리가 있겠나"라며 "도로의 소통과 안전이 방해받지 않도록 지자체의 주 업무를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최근 그늘막 등의 설치와 철거, 재설치를 반복하면서 논란이 됐던 청와대 사랑채 앞 농성과 관련해서도 그는 좁은 도로에서 통행에 방해돼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와대 앞 그 농성장은 길이 좁아서 사람들이 10여명만 앉아 있어도 시민들은 차도로 다녀야 하는 불편이 생겼다"며 "그러다 만약 교통사고라도 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청와대 인근과 광화문 일대 농성장은 모두 15곳이다. 이 가운데 5곳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새로 생겼다.

그는 "천막 농성이 한두 건이라면 그 정도는 우리 사회가 불편을 감수하고 용인하는 품격을 갖췄다고 본다"며 "그러나 지금은 그런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천막이 늘어나면서 통행 불편 민원도 늘었고 언론의 비판 기사도 늘었다"며 "왜 지자체가 방치하고 있느냐는 항의 전화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서울시가 친박(친박근혜)단체의 서울광장 '태극기 천막'을 철거했을 때도 '종로구도 도로의 불법 천막을 철거해야 한다'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는 농성장 중 일부 지역은 학생들의 통학로이므로 서로 양보가 필요하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으니 질서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는 "집회 신고를 낸 천막은 철거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대로라면 노숙인이 이를 악용해 장기 집회 신고를 내고 도심에 천막을 치고 지내는 것도 막을 도리가 없다"며 "지자체는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없으니 원칙대로 철거하는 방법뿐"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또 천막 설치 단속을 지자체뿐 아니라 경찰도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늘막 철거를 두고 농성 참가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종로구 직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늘막 철거를 두고 농성 참가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종로구 직원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comm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29 06:4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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