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선풍기 돌리고 비타민 먹이고…더위에 축산농가 가축 관리 비상

AI에 폭염 겹친 양계농가 이중고…축사 전기요금 급증
"가축 먹일 물까지 부족"…가축 체온 낮추기 비법 총동원
양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양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가뭄에 폭염에 축산농민은 하늘만 쳐다봅니다."

앞당겨 찾아온 더위와 긴 가뭄에 경북 도내 축산농가가 가축 건강관리를 위해 비상이 걸렸다.

더위로 가축이 성장이 늦거나 죽기 때문이다. 게다가 축사에 전력 소모가 늘어나면 화재나 정전으로 이어져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안동시 일직면에서 육계용 닭 4만5천여마리를 계약 사육하는 김도한(45)씨는 여름이면 2천640여㎡ 규모 우리에 대형 선풍기 30대를 가동한다.

닭은 기온이 34도를 넘어서면 개체에 따라 폐사할 수가 있다. 출하가 임박한 덩치가 큰 닭이 폐사가 빨라 기온 상승은 양계농가 출하량을 좌우한다.

따라서 폭염주의보 등이 내리면 2분마다 안개분무시설을 함께 가동해 계사 내부 온도를 낮춘다.

이런 식으로 전기시설을 가동해 온도를 낮추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매월 70만원 가량 전기료가 더 나온다.

대부분 양계농가가 이런 방식으로 닭을 키우지만 최근 무더위 때 안동 한 양계농가에서 1천여마리가 더위로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비타민C를 사료에 섞여 먹이기도 한다. 기온이 오르면 닭이 사료를 먹지 않아 식욕을 돋우는 차원이다. 닭 출하가 늦어지면 비용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위가 이어지면 육계용 닭이 성장이 더뎌지는 것처럼 산란닭은 알을 낳지 않는다. 이에 산란계를 키우는 농장에서도 김씨와 같거나 비슷한 방법으로 계사 온도를 낮추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올해는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발생한 탓에 양계농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평년 여름에 크게 신경 쓰지 않던 소독과 방역에도 집중해야 한다. 김씨 농장을 비롯해 모든 농장은 차나 외부인이 출입할 때마다 소독시설을 가동해 그만큼 일이 늘었다.

AI 여파에 따른 수급 불안정으로 닭값이 오르락내리락해 입식 규모를 정하는데도 신경을 쏟아야 한다.

김씨는 "가뭄에다 폭염, AI까지 겹쳐 양계농가는 하늘만 쳐다보며 최악의 순간을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돈사 온도 낮추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돈사 온도 낮추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방층이 두꺼워 땀샘이 거의 퇴화한 돼지도 더위에 취약하다.

안동시 풍산읍에서 돼지 4천500여마리를 사육하는 진용안(52)씨는 20여개 축사마다 1∼3대씩 대형 송풍기를 설치해 돌린다.

이를 가동하면 평상시보다 1달에 50만원 정도 전기요금을 더 내야 한다.

전기요금이 부담이나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다.

예전에는 지하수를 개발해 축사 지붕과 벽에 뿌려 온도를 낮추기도 했으나 올해는 그마저 포기했다.

유례가 드문 가뭄으로 돼지에게 먹일 물도 부족한 데 축사 지붕에 뿌릴 엄두를 내지 못해서다.

더위도 빨리 찾아와 예년에는 7월 하순부터 송풍기를 가동했으나 올해는 이달부터 돌리는 일이 많다. 기온이 26도를 넘어가면 송풍기가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설정해 놓았다.

송풍기가 돌기 시작하면 돈사 온도 상승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지만 최근 불볕더위 때는 36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사람과 체온이 비슷한 돼지는 기온이 체온보다 높으면 약한 개체부터 죽는다. 진씨 농장에도 이달 중순 무더위 때 몇 마리가 폐사했다.

기온이 오르면 돼지는 사료 섭취를 줄여 성장 속도가 느려진다. 일정 무게에 이르지 못하면 출하를 미뤄야 하고 추가 입식도 늦어 또 다른 부담으로 이어진다.

신형 돈사가 아니어서 에어컨 등 첨단 냉방시설을 설치할 수는 없다. 그래서 그는 7월 본격 더위가 시작하면 송풍기 외에 동원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을 고민하고 있다.

플라스틱병에 물을 넣고 얼려 구멍을 뚫어 돼지 주변에 두는 방법 등을 고려한다. 병 속 얼음이 녹으면서 생긴 찬물이 한 방울씩 돼지 머리 부분에 떨어지면 체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돼지를 키우는 대부분 농가가 올여름 더위가 유난히 길 것이라는 예보에 진씨와 같은 고민을 한다.

비교적 최근에 돈사를 지은 곳에는 일정 면적마다 에어컨을 설치해 돈사 온도를 낮춘다. 사료에 정기적으로 얼음을 넣어 돼지 식욕을 돋우기도 한다.

축사 지붕에 물뿌리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축사 지붕에 물뿌리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른 폭염으로 자치단체마다 가축 관리대책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

안동시, 영주시, 의성군 등 도내 기초단체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축사 관리요령, 폭염 대응요령 등을 알리고 있다.

축산농가가 희망하면 닭 열사병 예방약을 지원한다. 환풍기, 송풍기 등 설치를 원하는 농가에도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안동시는 가뭄이 길어져 가축이 마실 물이 없어지면 안동소방서 등 관계기관 지원을 받아 급수도 할 예정이다.

폭염에 따른 폐사에 대비해 가축 재해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권유한다.

안동에서는 돼지 63%가량 재해보험에 들었으나 닭은 27%, 소는 1.6%만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군마다 가축 재해보험 가입률은 안동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안동시 관계자는 "더위가 이어지면 그늘막 설치, 적정 사육밀도 유지 등 방법으로 축사 온도와 가축 체온을 낮추고 신선한 사료와 물을 공급하는 등 가축 관리에 계속 관심을 기울여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leek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7/06/29 06:31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AD(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AD(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