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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월드컵 개최지 비리 폭로에 부랴부랴 보고서 공개(종합)

송고시간2017-06-28 09:19

3년전 작성된 '가르시아 보고서' 원본, 獨언론 폭로 이후 공개

정몽준 '글로벌 축구기금' 조성 서한 의혹도 자세히 기술

지난 2010년 2022 월드컵 개최지로 카타르를 선정해 발표하는 블라터 전 FIFA 회장
지난 2010년 2022 월드컵 개최지로 카타르를 선정해 발표하는 블라터 전 FIFA 회장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이 2018·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관련 비리 의혹을 조사한 윤리위원회의 보고서 원본을 공개했다.

3년 전 조사가 완료된 이후 지금까지 원문 공개 요구를 묵살해오다 독일 일간 빌트가 원본을 입수해 일부 내용을 폭로한 지 하루 만에 부랴부랴 내놓은 것이다.

FIFA가 27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는 2018년·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당시 FIFA 윤리위원장이던 미국 변호사 마이클 가르시아가 2014년 작성한 것이다.

당시 가르시는 비리 연루자 75명을 인터뷰하고, 20만 건에 달하는 서면 증거를 반영해 9월 430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FIFA에 제출했다.

FIFA는 이를 40쪽으로 축약해 공개하며 '비리는 없었다'고 발표했고, 가르시아는 이에 항의하며 사퇴했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는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한 카타르가 2010년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투표권이 있는 FIFA 집행위원들을 상대로 벌인 부적절한 행동들의 정황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개최지 투표 전 당시 카타르 국왕이 브라질에서 FIFA 집행위원 3명을 만났는데, 가르시아는 이 만남이 "우려를 자아낸다"고 표현했다.

이들 3명은 나중에 미국 사법당국으로부터 중계권 계약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가르시아
보고서를 작성한 가르시아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또 카타르 정부가 집행위원들이나 그들의 국가와 관련한 여러 투자사업에 자금을 댔다는 의혹이 있다며, 실제로 제롬 발케 당시 FIFA 사무총장은 한 집행위원에 보낸 이메일에서 카타르가 월드컵을 "샀다"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월드컵 시기를 11∼12월로 미뤄야 할 정도의 뜨거운 카타르 날씨에 대해 별다른 문제 제기가 없었던 것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당시 FIFA 의료위원장이자 개최지 투표권이 있던 미셸 두게조차 폭염을 문제 삼지 않았는데, 두게의 아들이 이후 카타르 도하의 병원에 취직한 것을 보면 두게가 이미 카타르에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가르시아는 주장했다.

보고서는 또 집행위원들이 조사단과의 만남을 피하고, 러시아나 스페인 같은 유치 신청국들이 특히 조사에 협조적이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이 때문에 개최지 선정 비리의 결정적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한편 이 보고서에는 한국과 일본, 잉글랜드, 미국 등 2018·2022년 월드컵 유치에 도전했던 다른 국가들과 관련된 내용도 포함됐다.

한국의 경우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2010년 7억7천700만 달러(약 8천850억원)의 '글로벌 축구기금'을 조성해 축구발전을 위해 쓰겠다는 서한을 일부 FIFA 집행위원들에게 보낸 것에 대한 내용이 15쪽에 걸쳐 기술됐다.

보고서는 "글로벌 축구기금 서한은 적어도 갈등을 유발했거나, 투표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집행위원들에게 이익을 제공하려는 것처럼 보이며, 사무총장과 조사기구의 질의에 대한 정 회장의 답변이 기록상의 다른 증거와 충돌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추가 조사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후 2015년 정 회장은 이 문제로 FIFA로부터 자격정지 6년 처분을 받았고, 지난 4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 FIFA를 제소했다.

아울러 2018년 월드컵 유치에 나섰던 잉글랜드는 투표권이 있는 태국 집행위원을 설득하기 위해 태국과의 친선경기를 계획하기도 했으며, 일본은 삼나무로 만든 10만5천엔(약 107만원) 상당의 공 등 고가의 선물을 집행위원들에게 나눠줬다는 내용 등도 보고서에 담겼다.

이날 FIFA는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이미 원본 공개를 검토하고 있었다"며 "보고서가 독일 신문에 불법 유출되면서 잘못된 정보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전문을 즉시 공개한 것"이라고 밝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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