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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3년여 만에 살려낸 세월호 기간제교사의 '명예'

송고시간2017-06-27 17:07

(서울=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때 제자들을 구조하다 숨진 경기 안산 단원고 기간제 교사들을 순직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주재한 국무회의를 통해서다. 취임 직후 순직을 인정하라는 대통령 지시가 떨어진 지 43일 만에 이뤄진 일이다. 국무회의 의결로 법률적인 근거가 마련됐으니, 공무원연금공단의 순직심사를 통과해 인사혁신처의 위험직무 순직 보상심사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거치면 2명의 기간제 교사는 '위험직무 순직'을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 이후 3년을 넘게 끌었던 숙제 중 하나가 해결되는 셈이다. 너무 늦어진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제라도 조금이나마 마음의 빚을 덜게 돼서 다행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들과 함께 배에 타고 있다가 숨진 단원고 교원은 모두 12명이었다. 이 중 '위험직무 순직'을 인정받은 정규 교사는 7명이다. 기간제 신분이던 김초원, 이지혜 교사 2명은 이들 정규직 교사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탈출이 용이한 5층 교사 객실에서 머물다 학생 객실이 있는 4층으로 내려가 대피를 돕다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후 이들 기간제 교사 2명은 정규직 교사가 아니어서 순직심사조차 받지 못했다. 두 교사의 유족과 세월호 희생자 가족, 기간제 교사와 시민단체 등은 순직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으나 인사혁신처는 요지부동이었다. 법 규정에 어긋난다는 것이었다. 여론도 압도적으로 순직 인정을 지지했고, 국회입법조사처가 기간제 교사를 공무원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해석을 내고 인권위원회가 법원 판례 등을 고려할 때 순직으로 인정할 여지가 크다는 의견도 냈으나 인사혁신처 의견은 바뀌지 않았다. 행정의 안정성과 일관성을 견지해야 할 인사혁신처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국민감정과는 너무 괴리가 컸다. 순직 인정은 경제적인 보상에 그치지 않고 '존엄한 명예'라는 가치가 있다는 인권위의 지적이 무색했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은 법 적용대상에 포함되는 '정규 공무원 외 직원'에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가하는 내용이다. 김초원, 이지혜 교사 2명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순직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전체 초ㆍ중ㆍ고교 교사의 10%에 육박하는 4만6천여 기간제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해결방식은 아닌데, 이는 좀 더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이해한다. 다만 이번처럼 특례가 만들어지면 추후 예외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는 나름대로 일리가 있으니 깊이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결국, 근원적인 해결방식은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포함한 전체 비정규직 문제와 연동해서 만들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 사회적 논의의 불이 붙은 현재 상황이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으니 늦지 않게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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